"어디꺼정 왔니?
아직 아직 멀었다.
어디꺼정 왔니?
돌다리를 건넜다.
어디꺼정 왔니?
동구 밖에 왔다.
어디꺼정 왔니?
마을길에 왔다.
아직 아직 멀었니?
갈림길에 들었다.
어디꺼정 왔니?
아직아직 멀었다.
어디꺼정 왔니?
홰나무 밑에 왔다.
어디꺼정 왔니?
감나무 밑에 왔다.
어디꺼정 왔니?
골목꺼정 왔다.
아직 아직 멀었니?
대문꺼정 다 왔다."
위의 전래동요는
'뒤에 아이가 앞에 아이 두 어깨를 잡고, 땅을 보고 따라가면서 묻고 대답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내가 어릴 때 그 노래를 부르며 자랐다.
밖에서 한참 놀다가 집으로 돌아갈 때면,
동생이나 친구 뒤에 붙어서 눈을 감고 따라가다가
세 걸음 정도 걸으면서 계속 물었다.
"어디까지 왔니?"
언니와 동생은 대답했다.
"개울까지 왔다."
"안경 할아버지네 집까지 왔다."
"우리 집 골목이다."
왜 이 노래가 갑자기 생각이 났을까?
우리의 삶은 딱 4자이다.
생....로... 병.... 사.
그 어떤 사람도 이것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없다.
손녀에게 물었다.
" 어디꺼정 왔니?"
"초등학교 1학년까지 왔다.
장가 못간 아들에게 물었다.
" 어디꺼정 왔니?"
"50까지 왔다"
후두암과 심장병으로 아픈 친구,신부전증으로 십여년을 투석하며 고생하며 사는 친구,
폐암과 관절이 아픈 친구에게 물었다.
"어디꺼정 왔니?"
"아픈데 까지 왔다."
87세인 형에게 물었다.
" 어디 꺼정 왔니"
"거의 다 왔다."
매제에게 물었다.
"어디꺼정 갔니?"
"천당까지 갔다"
그들이 한꺼번에 나에게 묻는다.
"어디꺼정 왔니"
死(사)가 -4이니
"3.999..까지 왔다."
도리켜 보니 참 감사하다.
이형기시인은 '洛花'에서 말했지.
"가야할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