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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정의 글

[스크랩] 주변머리.

작성자드보라|작성시간26.06.21|조회수3 목록 댓글 0

1949년 이상춘의 '조선 옛글 사전'217p에는 '주변하다'란 말이 나온다.

'주선하다'라는 뜻이다.

 

'주변하다'는 '일을 주선하거나 변통하다' 또는 '독단으로 하거나 자유로이 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이며,

15세기 문헌인 《월인석보》에서 '쥬변하다' 형태로 처음 등장했다. 

사물이나 건물의 둘레를 뜻하는 한자어 '주변(周邊)'과는 형태가 같지만,

어원과 쓰임새에서 깊은 연관을 지닌 우리말 표현이다.

 

1. 어원적 유래와 역사.

최초 기록: 1459년에 간행된 조선 초기의 불경 언해본인 《월인석보에 '쥬변ᄒᆞ다'라는 형태로 처음 등장한다.

의미의 변화: 중세 국어 시대부터 '어떤 일을 융통성 있게 처리하거나 해결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2. 단어의 구조와 의미

'주변하다'는 명사 '주변'에 접사 '-하다'가 붙어 만들어진 단어이다.

여기서 '주변'은 우리가 흔히 쓰는 두 가지 맥락의 의미를 모두 함의한다.

 

일을 주선하거나 변통함 (돈이나 물건을 융통함).

예문: "그는 너무 가난하여 겨울옷 한 벌을 주변할 길이 없다."

설명: 사방(周)을 둘러보며 필요한 것을 구하거나(邊) 마련한다는 맥락에서 '융통하다', '주선하다'라는 동사로 쓰인다.

흔히 "주변이 좋다", "주변머리가 없다"라고 할 때의 '주변'이 바로 이 능력을 뜻한다.

 

독단으로 하거나 자유로이 행동함.

설명: 주변의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여 유연하게 대처하거나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3. 현대어에서의 위상

현대 한국어에서 '주변하다'라는 동사 자체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고어(옛말)에 가까운 표현이다.

대신 이 단어의 명사형인 '주변'이

"그 사람은 주변이 좋아서 인맥이 넓다",

"주변머리가 없어서 일을 그르쳤다"처럼

'일을 주선하거나 변통하는 솜씨나 재주'라는 뜻의 명사구 형태로 활발하게 살아남아 쓰이고 있다.

 

우리가 우스게 소리로

'주변머리 없다'는 머리 주변에 머리칼이 없다고 하고

'속알머리가 없다"는 머리 가운데에 머리칼이 없다는 말로 쓰이고 있다.

 

나는 주변머리가 없는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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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산을 바라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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