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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70년 6월 21일 6월 셋째주 정기법회 (법회소식 1585호)

작성자본심|작성시간26.06.19|조회수29 목록 댓글 0

 불기 2570년 6월 21일  6월 셋째주 정기법회 (법회소식 1585호)

 

피할 수 없으면 받아들이자

 

법문 : 학륜 스님

 

불교에서는 불행하고 고달픈 일이 닥쳐올 때. '내가 지은 바이니 기꺼이 받겠다.'는 자세로 살 것을 가르칩니다. 내가 지은 바를 기꺼이 받겠다고 할 때, 그 업을 녹일 수 있는 힘이 안에서 샘솟아 불행을 능히 극복하게 한다고 가르칩니다.

반대로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하면서 현실의 고난을 피하려 하거나 짜증을 부리게 되면 더 깊은 업의 결박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곧 다가선 업의 과보를 피하려 하고 받지 않으려 하면 더 큰 불행과 고난이 다가서게 되는 것입니다.

'어차피 받을 것! 기꺼이 받겠다.'는 자세로 삶에 임하면 미래가 차츰 밝아 지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 '싫어! 저리가!'라는 자세로 살아가면 미래가 참으로 암담해 집니다.

 

옛날 한순간에 집안이 몰락하여 거지가 된 이가 있었습니다. 보통 거지는 문전걸식하며 하루의 끼니를 얻게 마련인데, 이 거지는 어떻게나 복이 없었던지 동냥을 다니면 밥을 얻기는커녕 몽둥이찜질을 당하거나 개에게 물리기 일쑤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 남의 집 쓰레기더미를 뒤져 먹을 것을 찾았습니다. 그 음식들은 더럽기 짝이 없었고 상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살기 위해서는 하는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기막히고 비참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차라리 죽는 것이 낫.'고 생각한 그는 마을 뒷산으로 갔습니다. 밧줄로 올가미를 만들어 나뭇가지에 묶고 목을 매려는 순간, 갑자기 허공에서 호통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쓰레기 열 포대 먹을 업을 지은 놈이 어찌 세 포대밖에 먹지 않고 죽으려 하느냐!" 아직 일곱 포대의 쓰레기를 더 먹어야 하니 죽을 수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환청과도 같은 허공의 소리에 거지는 문득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렇다! 어차피 열 포대를 먹어야 할 운명이라면 싫다 말고 빨리 찾아 먹자," 그날부터 거지는 조금도 운명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남의집 쓰레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한 포대 분을 채 찾아 먹기도 전에 거지는 우연히 만난 귀인의 도움을 받아 전처럼 잘살게 되었습니다.

기막히게 비참했던 자기의 팔자를 비관하여 목숨까지 포기하고자 했던 거지는 '기꺼이 받겠다.'는 자세로 살기 시작하여, 한 포대의 쓰레기를 찾아 먹기도 전에 나머지 일곱 포대의 업을 녹여 버린 것입니다.

현재 내가 처한 현실이 힘들고 괴롭더라도 '기꺼이 받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참고 나아가면 나쁜 업이 더 빨리 소멸 됩니다. 그야말로 '기꺼이 받겠다.'는 자세가 ''의 몸가짐과 말과 생각을 바꾸어 놓고 업장을 녹이는 것입니다.

삶이나, 일이나, 업만이 아닙니다.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껄끄러운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좋지 않은 남편과 아내, 참으로 잘 통하지 않는 자식과 부모로 있을 때에도, '밉다싫다헤어지자벗어나자'는 생각을 돌려 '지금의 이 인연을 받아들이고 기꺼이 받겠다.'고 작정하면, 서로의 관계가 예상외로 빨리 좋아집니다.

결코 잊지 마십시오. 내가 행복하거나 불행한 '지금 이 자리'자리입니다. 곧 과보를 받고 있는 지금 이 자리요, 과보를 받고 있기 때문에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이 과보의 자리만은 아닙니다. 과보를 받음과 동시에 새로운 을 심는 자리입니다. 새로운 씨를 심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과보를 받고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떠한 씨를 심느냐에 따라 미래에 거둘 결실이 달라집니다.

, 를 받으면서 새로운 을 심는 지금은 동시에 의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이미 심어놓은 과거의 여러 들이 발아를 하고 성장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되기도 하고, 앞으로 지을 업이나 앞으로 받게 될 과보들의 강도를 조절하는 이 되기도 합니다.

곧 과거에 마음의 먹구름을 일으켜 아주 나쁜 인을 심고 업을 지었을지라도, 지금 바른 마음으로 바르게 실천하며 살고 있으면 과거의 업이 해를 끼치지를 못합니다. 오히려 밝고 바른 지금의 삶 때문에 마음의 하늘이 밝아져 과거에 형성된 먹구름이 ''를 해칠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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