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행확약서를 요구한 이유는 확약서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300억 원 공사비 절감과 6개월 공기 단축이라는 매우 큰 효과를 근거로 설계변경 승인을 요청하면서도, 정작 그 산출 근거와 협상 내용은 영업비밀과 협상력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무엇을 근거로 이러한 수치를 제시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먼저 승인부터 해달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300억 절감과 6개월 단축의 구체적 근거를 공개할 수 없다면, 조합원은 그 효과가 실제로 실현되지 않았을 경우 어떤 보호장치를 갖게 되는지라도 설명받아야 합니다.
제가 요구한 확약서는 바로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요청한 것입니다.
실제로는 확약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300억 절감과 6개월 단축이 어떤 논리와 검토를 통해 산출되었는지, 그리고 가결 이후 협상이 기대한 결과에 미치지 못할 경우 조합원은 어떤 방식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조합원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자신의 재산권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충분한 정보와 합리적인 보호장치입니다.
신뢰가 충분했다면 확약서 요구까지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확약서는 불신의 원인이 아니라, 설명되지 않은 위험에 대한 조합원들의 절박함이 표현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를 비롯해 이번 안건에 대해 질문하고 검증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을 '반대파'로 인식하거나 표현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저는 사업 자체를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공사비 절감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공기 단축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300억 원의 공사비 절감과 6개월의 공기 단축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 환영할 것입니다.
다만 그 효과가 어떤 근거로 산출되었는지, 그리고 기대한 결과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의 재산권은 어떤 방식으로 보호되는지를 묻고 있을 뿐입니다.
사업에 찬성하는 것과 충분한 검증을 요구하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수천억 원 규모의 사업에서 조합원이 질문하고 확인하는 것은 권리이자 의무에 가깝습니다.
질문을 하는 조합원을 사업 반대 세력으로 해석하는 순간, 조합은 조합원과의 신뢰를 쌓기보다 침묵을 요구하는 조직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저를 아는 많은 조합원들은 제가 사업 자체를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 역시 사업의 성공을 바라는 조합원 중 한 사람이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검토와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