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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詩올리기

이오장 시마당 김인덕

작성자벽오동 이오장|작성시간26.06.06|조회수27 목록 댓글 0

떨어진 오늘
 
김인덕
 
냉동실 문을 여는 건 하루의 시작
얼어 있던 하나가
비켜서지 못한 발등 위로 떨어져
시작이 요란하다
 
아픔은 늦게 왔고
몸이 먼저 접혔다
소리가 아닌 자세로 도착한 울음
 
이것도 피하지 못하느냐며
아무도 말하지 않았는데
내가 먼저 발을 향해 쏟아냈다
 
넘어진 일보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멈춰 서 있었다는 사실이 깊에 남는다
 
차가웠던 것은 발등이 아니라
오래 버텨 온 날들
그 위로 떨어진 것은 오늘이었다
 
실수는 사소한 것에서 온다. 일상의 모든 것이 계획대로 또는 같은 속도와 부피로 오는 것이 아니라 그와 다른 방향으로 온다면 그것이 실수다. 갑자기 찾아오므로 대처할 틈이 없다. 특히 주부들이 매일 마주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여닫는 냉장고는 비밀의 공간이지만 착각의 물체이기도 하여 주부들을 당황하게 한다. 김인덕 시인은 강력하고도 섬세한 언어로 하루의 무게와 오랜 시간 쌓여온 피로, 갑작스럽게 찾아온 충격을 끌어올린다. 얼어 있던 하나가 발등을 내리치는 장면은 단순한 물리적 사고가 아니라 오랜동안 얼어 있던 물체가 떨어지는 일상의 상징이다. 육체적인 아픔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자조적인 독백이 읽는 사람의 공감을 부른다. 실수한 일 자체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멈춰선 사실이 더 깊이 남는다는 고백, 시의 정점을 강력하게 표시한다. 오랜 동안 버텨온 무게가 한꺼번에 드러나는 지점, 그 위로 떨어진 것은 오늘이었다는 표현은 오늘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오늘이 오랜 날들 위로 떨어진 것이며 그동안 버텨온 삶 자체가 차가웠다는 역설적인 이미지로 시의 완성도를 높였다.[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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