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화를 준비하는 시간
김정현
구덩이에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온통 어둠뿐인 시간
꿈쟁이 요셉의 마음을 떠올렸다
빛 가운데로 나오기 위한 안간힘
다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푸른 멍을 걷어내고
반짝이는 별이 뜨길
한쪽 시야만
허락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몽글몽글 뭉쳐진다
그 소망이
거리를 가깝게
더 가깝게 끌어당긴다
어둠 속에서도
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둠에서 바라보이는 빛은 더 밝고 찬란하다. 없는 것을 바라는 허상이 아니라 있는 것의 적음을 크게 바라는 마음은 그만큼 절실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구덩이에서 위를 바라보며 속박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자신도 모르게 구원의 기도가 나온다. 이것은 믿음을 떠난 사람의 본능적인 행위다. 김정현 시인은 시력을 잃을 정도의 안질이 찾아와 흐릿한 시야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구원의 자세를 보인다. 절박하고도 간절한 시선이 강하다. 꿈쟁이 요셉을 떠올려 성경 속에서 형들에게 버림받아 구덩이에 던져졌던 상황과, 결국 빛 가운데로 나아가는 여정을 자연스럽게 끌어와 덮여오는 어둠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본능적인 희망을 그려냈다. 절망과 고립의 공간, 상처와 희망의 대비, 완전한 시야 온전한 빛을 갈망하는 마음으로 소망의 거리를 가깝게 끌어당긴다. 희망의 현실을 조금씩 당겨오는 역동성을 살려 언어의 구심점을 높였다.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시선을 떨어뜨리지 않고 위를 향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부화의 시작이자 빛을 향한 안간힘의 증거라는 것을 그렸으며 부화는 단순한 탄생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오랜 시간 준비하고 깨어나는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이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