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정보
박영숙
밤새 돌고 돌던 난기류 정보들
방문 열기 무섭게 밀려든다
인사도 없치도 없이
문 열린 기색만 보이면
앞다투어 들이닥친다
쉴 새 없이 셈을 꼽는 손가락
가르고 헤치며 나아가 보지만
윗글과 아랫글 사이 소음만 깃을 친다
무엇이 옳은지 묻기도 전에
문 먼저 닫혀
좁은 귀를 넓힌다
밀물처럼 왔던 것들 썰물로 빠져나가고
남는 것 하나 없는 하루
소리 없이 물결 위를 떠돈다
귀는 듣고 눈은 보고 코는 냄새를 맡고 사람의 신체는 신비하기 짝이 없다. 오감, "시각 촉각 청각 미각 후각"은 사람이 창조되었을 때 함께 만들어졌지만 발달 과정은 실로 방대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환경에 의하여 어느 한쪽이 더 발전한 인종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오감은 사용하기에 따라 더 우수하게 발전해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침팬지와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시기는 600 -700만 년 전이며 현생 인류는 30만 년 전으로 아주 오랜 시간을 거듭 진화해 왔다. 그러나 현시대의 인류는 온갖 것을 알려 하고 만들어내다 보니 자가당착에 빠져 혼란스럽다. 정신병동에 입원할 정도의 혼란이다. 박영숙 시인은 현대인의 디지털 피로와 정보 과부화를 날카롭게 포착한다.밀물과 썰물의 리듬을 타면서 정보의 유입과 소실을 바다처럼 형상화한 탁월한 은유를 보인다. 끝없이 순환하는 뉴스, 아침에 눈을 떠 핸드폰을 켜는 순간 동시에 쏟아지는 정보의 폭력성, 문만 열면 닥치는 예의도 먁락도 없는 침입, 스크롤 하는 손가락 끝없이 헤매는 시선, 내용은 없고 소음만 가득한 지각에 판단할 틈도 없이 밀려왔다 사라지는 정보들, 시인은 정보 과잉 시대의 공허를 강렬하게 그려낸다. [이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