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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詩올리기

이오장 시마당 오영숙

작성자벽오동 이오장|작성시간26.06.12|조회수15 목록 댓글 0
공허한 하루


오영숙


스스로 갇혀 사는 틀 속에서
헛바퀴만 돌아가다
하루해가 저문다


참깨 깍지 속에 참깨가 숨어서 크듯
소중한 씨앗 하나 품고서
나만의 꽃 한 송이 피우려고
스스로 미쳐볼 뿐


가슴 속에 품어온 언어의 발아는
갈수록 안갯속이다


마음 한구석이 수시로 허허로워지고
일상은 늘 길 잃는 사슴이다


텅 빈 상태를 유지하기는 차오르는 것을 간직하기 보다 어렵다. 텅텅 비워내기란 생의 끝에서 가능한 일로 사람의 정신은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바쁘다. 욕망을 생각하고 그리움을 떠올리고 배고픔을 면해야 하고 산다는 것은 그야말로 무엇인가의 채움이다. 채움이 없다면 하루도 살지 못하는 사람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빈 채로 사는 순간은 없다. 오영숙 시인은 공허의 본질을 뚜렷이 파악하고 공허의 몸부림에서 외부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틀을 만들어낸다. 작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자라는 생명의 힘, 자신만의 꽃을 피우기 위한 절박한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낸다. 고독하고 처연한 상태를 유지하며 언어의 길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가슴에 품은 말이 점점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느낌을 쫓아간다. 내적인 공허와 언어의 창작 욕구의 긴장감을 일관되게 흘려 보낸다. 일상 속에 숨겨진 작은 희망의 씨앗을 참깨에 비유하며 언어 생성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그려간다. 간결하면서도 이미지들이 차곡하게 쌓여 시를 쓰는 시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공허 속에서 찾아낸 것이다.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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