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봄마중
핵우산을 접고
임진강 성동 언덕에 섰다
풀죽어가는 확성기 소리에
기러기 목청 높이고
늘어진 철조망 아래
서로 기댄 갈대 머리 흔든다
작년 봄 피빛으로 울었던 진달래 숲에
바람이 전해주는 봄 소식
어젯밤 빗물에 찢어져
가지 끝에 휘날린다
어디에서 오는 봄인가
약속의 책상머리에 남긴 필체는
흑백으로 갈려 섞이지 않고
꽃봉오리그림자 구름 속에 숨었다
밀봉된 편지
태평양 건너 신대륙에 전해지는 날
굳세게 잡은 악수의 손바닥에
안개꽃 필까 장미꽃 필까
지팡이로 짚은 핵우산을
성동 뜰에 꼽아두고
차향 가득한 옷깃 털어내며 봄마중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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