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살이 아내
김송포
나는 아주 게으르다
추위를 아슬하게 견디었다
아침이면 일어나지 못해 밥을 거스리기 일쑤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보다가 12시를 넘기는 것 보통이다
러브라인을 보면서 남자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가 눈여겨본다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겨우겨우 꾸려가는 살림살이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한떨기 나무에 불과하다
중략
다만
아들 둘을 두었기 때문에 자랑스러운 반기생식물이라고 하자
멀리서 보면 머리에 하얗게 떨어진 새 둥지처럼 뿌리를 박고
겨우겨우 살아가는
늘 푸른 떨기나무이고자 몸부림쳤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주부들에게 선포한 가장 큰 외침이다. 남녀는 원래 하나다. 둘로 갈라설 수 없는 하나의 몸에 하나의 정신으로 오직 하나의 길을 가는 존재다. 진화의 과정을 거쳐 생을 영유하고 자손을 퍼트리는 식물과 똑같이 사람도 같은 과정을 거치며 진화했고 어느 때에 다다라 하나의 몸에 두개의 마음으로 갈라져 끝내는 두 개의 몸으로 분리되었다. 그러나 원래의 하나를 찾게 되어 두 개의 몸이 하나로 되어 부부의 인연을 맺는다. 원래의 하나가 다시 하나로 되는 과정을 우리는 사랑이라 부르고 그 사랑을 찾아 그리움이라는 짐을 지게 된다. 이때부터다. 하나가 또 하나를 보호하고 먹여 살린다. 분리된 남녀가 하나를 책임지는 것이다. 이는 당연하다. 원래 하나였으니까. 어느 때부터 하나가 된 남녀가 생각의 차이를 발견한다. 각자의 인격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기서 부터 주부의 고민이 시작된다. 의지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독립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김송포 시인은 그것을 겨우살이에서 보았다. 기생식물이되 광합성을 하며 살아가는 겨우살이, 참나무에 달러부터 영양분을 빨아먹고 새에 의지하여 번식하는 식물에서 얼핏 자신을 읽은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세상의 모든 주부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지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겨우살이는 반기생식물이지만 광합성을 하는 것뿐이지 본체가 영양이 빨려 죽어가도 자신의 영양분을 나눠주지 않는 못된 식물이다. 하지만 주부들은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을 낳아주고 남편을 보필하여 지위와 재산을 일구지 않는가. 그것은 남편의 일보다 더 힘든 일이다. 김송포 시인은 이점을 말한다. 남편에 의존하는 것 같아도 주부는 남편보다 훨씬 큰일을 한다고, 세상의 주부들이여 남편에게 신세 진다고 생각마라 주부는 위대하다. - [이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