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가 있어도.." 요즘 7080 사이에 번지는 소름 돋는 현상
평생을 함께한 아내가 곁에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마음에 지독한 가뭄이 들어 괴로워하는 7080 고령층 남편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집에 살며 삼시 세끼 밥은 같이 먹지만 정서적으로는 완벽하게 고립되어 남보다 못한 사이로 살아가는 이른바 한지붕 독거노인의 실상이다.
아내의 온기조차 위로가 되지 못하는, 요즘 노년기 부부들 사이에 소름 돋게 번지는 서글픈 소외 현상들을 알아본다. 아내가 거실에 있고 남편이 안방에 있어도 온종일 집안에는 숨소리 외에 그 어떤 대화도 오가지 않는 가정이 허다하다.
필요한 용건이 있으면 말 대신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자식들을 거쳐서 전할 만큼 부부간의 벽이 사막처럼 단단해진 상태다.
마누라가 곁에 있어 외롭지 않을 거라는 주변의 부러움과 달리, 집 안에서 당하는 은근한 무시와 투명인간 취급이 남편들을 더 피말리게 만든다.
나이가 들수록 아내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상이 그리운 법이지만 요즘 7080 부부 사이에서는 식사마저 각자 해결하는 문화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아내는 아내대로 내 인생 찾겠다며 밖으로 돌고, 남편은 빈 주방에서 홀로 찬밥을 물에 말아 먹으며 서글픈 감정을 삼킨다.
마누라가 있으니 굶진 않겠지 했던 기대는 깨지고, 늙어서 겪는 밥상의 고독은 남편들을 심리적으로 빠르게 무너뜨린다.
젊은 시절과 달리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서로의 잠버릇이나 새벽잠이 없는 노년기 생활 리듬을 존중하기 위해 방을 나누는 부부가 많다.
서로에게 방해를 주지 않으려는 현실적인 배려에서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부부간의 교류를 줄어들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밤이 되어 각자의 방으로 문을 닫고 들어갈 때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적막함은 곁에 아내가 있어도 쓸쓸함을 느끼게 만드는 이유다.
7080 나이에 접어들어 부부가 함께 늙어가다 보니 아내 역시 여기저기 몸이 아파 골골대는 처지가 되기 일쑤다.
내가 아플 때 곁에 있는 아내도 기력이 다해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면 미안함과 서글픈 마음이 동시에 밀려온다.
마누라가 있어도 서로를 온전히 챙겨줄 수 없는 노년의 신체적 한계를 마주하며 세월의 무상함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은퇴 후 고정적인 수입이 줄어들면 아내에게 넉넉하게 생활비를 대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에 남편 스스로 마음이 위축되곤 한다.
젊은 시절처럼 당당하게 가정을 이끌지 못한다는 생각에 아내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혼자 쉽게 상처를 받기 마련이다.
마누라가 눈치를 주지 않아도 경제력 상실에서 오는 스스로의 상실감 때문에 집 안보다 밖을 전전하며 시간을 때우는 노인들이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