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에 맞닥뜨린 메멘토 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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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일본 문화는 겉으로 보기에는 고요하게 보여도
그 밑바탕에는 은근한 긴장감이 흐른다.
다도를 떠올려 보자. 다도는 그냥 차를 즐기는 시간과 다르다.
지금 이 순간이 일생에 오직 한 번밖에 오지 않을 만남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사람들을 더욱 온화하게 배려하고 환대한다.
그것을 의식하는 사람들과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모임에는 절도가 있고 좋은 긴장감이 흐른다.
그런 일본 문화의 전통적인 정신은 하이데거가 『존재와 시간』에서 말한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한다.
하이데거는 “죽음을 외면하고 있는 동안에는 자신의 존재에
마음을 쓸 수 없다.
죽음이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자신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고
죽음이 언제 다가올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라틴어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처럼
나도 언젠가 죽을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면
우리가 제한된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며,
삶은 한정된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진검승부의 장이라는 것을 이식할 수 있다.
자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이고
지금을 충실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
(나중에 하이데거는 이 생각을 바꾸지만 나는 이때의 주장에 큰 용기를 얻었다.)
인간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 하고
좋은 것을 갖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인간만이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과
존재하는 의의를 깨달을 수 있다.
이러한 인간만의 특성은 큰 쾌락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동물에게는 없는 쾌락. 즉 평안함을 추구하게 되고
이것이 나중에 선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실제로 뇌파를 살펴봐도
선이 뇌의 상태를 평온하게 만든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잡념이나 욕망은 없어지고,
세로토닌 신경을 활성화하여 기분을 안정시킨다.
또한, 천연 마약이라 불리는 도파민 생성하여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선과 하이데거의 메시지에도 다른 점은 있다.
먼저 선은 죽음을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의 세계에서는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으면서
‘어차피 죽을 인생, 마음대로 살자’며 삶을 내팽개치지도 않는다.
선에서 죽음은 언제 어느 때 일어나도 괜찮은,
삶의 연장선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선의 깊이는 삶과 죽음을 함께 인식하는 것에서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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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도 선 수행의 일종으로, 자신의 동작 하나하나에 의식을 집중하여
호흡하는 것까지 놓치지 않는 초각성 상태를 만든다.
명상을 멍하니 조는 시간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다도도 다른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한지 잘 살피면서
상황에 맡겨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배려하려면 진장의 끈도 놓을 수 없다.
깨달음을 얻으면 욕심을 버릴 수 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도 있다.
료칸 스님은 “죽을 때에는 죽는 것이 좋소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즉 죽음도 자연의 법칙에 맡기겠다는 의미로 최상의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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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67~
출처> 도서>[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 장은주 옮김
주제『한계를 알아야 가능성도 알 수 있다』에서
≪후기≫유성 박한곤
누군가가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고 말했다.
인생을 알맞게 보면 자연과의 조화에 알맞게 주어진 것이라 여겨지지만.
인위적인 것으로 각색을 하게 됨으로
각양각색의 기로岐路가 형성되는 것이다.
요점을 찾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의 힘 프롤로그를 반추해 본다
<……>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편안히 보내자'
'자신을 치유하자'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혹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키우는
시간을 좀 더 갖자고 말하고 싶다
뇌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지적인 생활이야말로
누구나 경험해야 하는 '혼자 있는 시간의 본질이다. <……>
삶을 실은 배가 날이 갈수록 복잡 미묘한 바다로 진입하다 보니
고요히 평화롭게 살다 죽는 것을 선호하게 됩니다.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편안하듯
사상도 종교도 과욕 없이 자기의 이해력(消化力) 안에서
이루어지면 큰 탈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 뇌를 뜨겁게 다라오르게 하는 지적인 생활로 황혼을 즐기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