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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베개 내어주고

작성자희빈|작성시간26.06.10|조회수1 목록 댓글 0

팔베개 내어주고

 

농번기에 아침 일찍 먹고

초등학생들 학교 보내고

어린애 업고 걸리고

전답 있는 무시듬에 올라가

바끈 일손 돕다가

땅거미가 내릴 때야

농산물 한 다라이* 머리에 이고

어린애 업고 걸리고 본동으로

산중턱 돌산 오리길

으스스한 예일곱 산모롱이

굽이굽이 돌아서

종종걸음으로 내려오니

집 앞 상보에

옹기종기 모여 않자

엄마 하고 쪼르르 따라와

밥 달라고 보채도

엄마가 밥해 줄게

정지에 가서 무쇠솥에

삶아 놓은 보리쌀 깔고

쌀 한 사발 씻어 넣고

부업아중이에 불 지펴 넣어

밥물 보글보글 넘으면

잔불에 뜸 들이는 사이

반찬은 배추 조리개 만들고

짭보름하게 달인 된장뚝배기

양푼에 밥 퍼서

두레상 갖다 놓으면

우르르 달려들어 먹는 모습

쌀밥 배부르게 먹이는 것이

평생소원인 엄만 목 메이고

남은 밥 먹고

그릇은 씻어 살강에 엎어놓고

세숫대야 물에 얼굴 대충 씻고

피곤이 한꺼번에 밀려와

어린자식에게 양팔베게 내주고

스르르 잠이 드는 엄마

 

*다라이: 튼 대야의 경상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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