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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쉬어라

작성자희빈|작성시간26.06.12|조회수1 목록 댓글 0

 

 

 

제발 좀 쉬어라

 

이른 봄부터

하얀 서리 내릴 때까지

벌레 파먹은 빈 쭉정이 육신

힘겹게 이끌고 도상골 밭에서

죽어라 일하는가

이게 내 낙이다

별난 낙도 다 있네

 

얼굴이 새까맣게 타도록

피골이 상접 하도록

한평생 일하는 엄마

피 탈아 원기소 사먹는 꼴이다

 

에미는 잘 노니까

걱정들 하지말거라

그래놓고

밭에서 노다지 나오나

왜 그러고 사는지

아이구 속 터지겠다

 

죽으면 썩어질 몸똥아리

놀면 뭐하노

밭 메고 가슴 뽑고

손가는 만큼 자라는 것

너그가 이 맛을 알아

그건!

힘있을 때 하는 거라

경노당에 노는 것이 

자식들 도와주는 기라

아이구 속상해라

제발 좀 쉬어라

 

*지슴: '잡초'의 경상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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