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쉬어라
이른 봄부터
하얀 서리 내릴 때까지
벌레 파먹은 빈 쭉정이 육신
힘겹게 이끌고 도상골 밭에서
죽어라 일하는가
이게 내 낙이다
별난 낙도 다 있네
얼굴이 새까맣게 타도록
피골이 상접 하도록
한평생 일하는 엄마
피 탈아 원기소 사먹는 꼴이다
에미는 잘 노니까
걱정들 하지말거라
그래놓고
밭에서 노다지 나오나
왜 그러고 사는지
아이구 속 터지겠다
죽으면 썩어질 몸똥아리
놀면 뭐하노
밭 메고 가슴 뽑고
손가는 만큼 자라는 것
너그가 이 맛을 알아
그건!
힘있을 때 하는 거라
경노당에 노는 것이
자식들 도와주는 기라
아이구 속상해라
제발 좀 쉬어라
*지슴: '잡초'의 경상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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