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밥국*
춥고 긴 겨울에
구 남매 행여 굶길세라
배고픔을 면하려고
겨우내 점심때마다
김치 한두 포기
멸치새끼 몇 마리
콩나물 한줌
찬 꽁보리밥 넣고
김치밥국 넉넉하게 끓여서
두리반에 한 그릇씩
개구쟁이들 꿀꿀이죽라고
안 먹겠다
울고불고 생떼 쓰고
하도 자주 먹어서
진절머리가 나는데
겨우내 아내가 가끔
추억의 김치밥국 끓이면
숟가락 한 번 가지 않다가
머리가 회끗희끗해서야
뜨거운 김치밥국
후후 불며 먹어보니
그 맛이 일품이고
예전에 특식인줄 모르고
엄마한테 미안해
울컥 눈물이 돈다
*김치밥국 : 경상도식 음식으로 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끊인 죽으로 갱시기죽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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