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우리 집에 승용차를 타고 오시는 손님에게 물어본다.
“고속도로를 달려올 때 어떤 기분이 드십니까?”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빨리 올 수 있어서 좋다는 말을 한다. 그분들은 고속도로가 뚫리는 과정을 잘 몰라서 그렇게 대답하는 것일 게다. 산이 잘려나가고 논밭이 쓸려나가고, 심지어 옛 무덤들이 파헤쳐지고 조상님들의 혼이 불도저에, 포크레인에 무자비하게 짓이겨진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고속도로로 씽씽 달리는 자동차들이 바그다드를 향해 폭격을 하는 전투기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나치게 민감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수많은 생명이 죽었고 또 죽어가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골프장 건설 반대 깃발이 내려지던 날〉《우리들의 하느님》녹색평론사, 1996년 초판 / 2008년 개정증보판
※ 이 글은 《녹색평론》2004년 7~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1996년에 펴낸 《우리들의 하느님》초판에는 실려 있지 않고 2008년에 새로 펴낸 개정증보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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