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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모음

주여, 헛되지 않게 하소서 3

작성자돌삐|작성시간26.06.09|조회수42 목록 댓글 0

제목 : 주여,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저는 울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작고 연약한 울음 하나로

세상에 왔습니다.

저는 어디서 왔는지 몰랐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습니다.

다만 살아냈습니다.

 

주님.

저의 첫걸음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넘어지고 또 넘어지며

배운 걸음이었습니다.

무릎의 상처로

걷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 눈물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저는 자라면서

많은 꿈을 꾸었습니다.

높이 오르고 싶었습니다.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칭찬받고 싶었습니다.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 철없던 날들도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젊은 날의 열정도

헛되지 않게 하소서.

밤을 새워 공부한 날도.

땀 흘리며 일한 날도.

사랑 때문에 웃던 날도.

사랑 때문에 울던 날도.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살아보니

인생은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봄은 빨리 지나갔습니다.

여름도 금세 갔습니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니

세월이 먼저 와 있었습니다.

주님.

흘러간 시간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저는 성공도 해 보았습니다.

실패도 해 보았습니다.

박수도 받아 보았습니다.

외면도 받아 보았습니다.

높은 자리도 보았습니다.

낮은 자리도 앉아 보았습니다.

그 모든 자리에서

주님을 배우게 하소서.

 

주님.

저는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상처도 받았습니다.

믿었습니다.

그러나 배신도 당했습니다.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오지 않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주님.

사람 때문에 흘린 눈물도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저는 부모가 되었습니다.

자식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아플 때 대신 아파하고 싶었습니다.

힘들 때 대신 울고 싶었습니다.

자식은 제 심장 밖으로 나온

또 다른 심장이었습니다.

주님.

그 기도가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저는 누군가의 남편이었고.

누군가의 아내였고.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누군가의 어머니였습니다.

누군가의 친구였습니다.

누군가의 이웃이었습니다.

그 이름들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저는 때로

기도보다 걱정을 더 많이 했습니다.

감사보다 불평을 더 많이 했습니다.

믿는다 하면서도

두려워했습니다.

맡긴다 하면서도

붙들고 있었습니다.

용서한다 하면서도

미워했습니다.

주님.

이 부족함마저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아픈 날이 있었습니다.

병원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 쉬던 날이 있었습니다.

잠 못 이루는 밤도 있었습니다.

눈물로 베개를 적신 밤도 있었습니다.

그 밤에도

주님은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그 밤도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인생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사는 것임을.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잘 나누는 것임을.

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주님 가까이 가는 것임을.

 

주님.

제가 읽은 말씀도

헛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드린 예배도

헛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흘린 눈물도

헛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무릎 꿇은 시간도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제가 누군가를 위로한 말도.

제가 건넨 작은 사랑도.

제가 품었던 한 사람도.

제가 드린 작은 헌신도.

헛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이제 저의 머리에도

눈처럼 흰 세월이 내립니다.

걸음은 조금 느려졌습니다.

기억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제 믿음만은

늙지 않게 하소서.

제 소망만은

식지 않게 하소서.

제 사랑만은

마르지 않게 하소서.

 

주님.

마지막 날.

제가 눈을 감는 날.

후회보다 감사가 많게 하소서.

탄식보다 찬송이 많게 하소서.

아쉬움보다 평안이 많게 하소서.

그리고 마침내

주님 앞에 서는 날.

제가 살아온 모든 날을 돌아보며

이렇게 고백하게 하소서.

 

주님.

울었던 날도 감사합니다.

아팠던 날도 감사합니다.

기다렸던 날도 감사합니다.

실패했던 날도 감사합니다.

그 모든 날이

저를 여기까지 데려왔습니다.

 

주님.

제 인생이

주 안에서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하소서.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그 고백이

저의 고백이 되게 하소서.

 

주여.

저의 인생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저의 눈물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저의 사랑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저의 기도가

헛되지 않게 하소서.

저의 믿음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그리고 마지막까지

주님만 붙들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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