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자 하니 / 최우창
보행차를 밀고 공원에
산책 나오신 할머니들이
정자에 빙 둘러앉아
싸움하듯 큰소리로
말씀하시는데
듣자 하니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고
안 아픈 게 이상하고
어디에는 무슨 약이 어쩌고
그 병원은 의사가 어떻고
누구 다리는 수술했고
누구 허리는 수술해야 하고
누구는 요양원에 갔고
당신은 안 간다고 하시고
그 할매는 벌써 갔다 하시고
늙어 갈수록
사는 이야기가
아픈 이야기고
죽는 이야기구나
그런데, 할매요
목소리로 봐선
십 년은 족히 더
사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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