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참꽃갤러리
남학호작가 초대
'작은그림 큰행복'展
기간/2023년4월3일(월)~27일(목)
장소/참꽃갤러리(달성군청內)
인터뷰) 조약돌과 나비가 만나다
남학호 화백의 ‘돌’과 ‘나비’를 맞이하며
오랜 세월 일편단심 ‘돌’과 ‘나비’를 그려온 작가가 있다. 맑은 물속에 잠긴 조약돌을 진짜 돌보다 더 돌같이 그린 화폭에는 작가의 고향인 동해안 바닷가의 깊은 숨결이 배어 있다. 그런데 돌이 품고 있는 세월의 결마저 만져질 듯 세밀하게 드러내는 작가의 붓질과 색조의 궁극은 무엇일까. 이른바 '석심'(石心)이란 명제의 그 가없는 조약돌 연작 속에 숨어 있는 화가의 내면 풍경은 어떤 것일까.
그 해답은 그림 속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나비의 자태에서 찾을 수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있어 돌은 바야흐로 생명력을 얻는다. 나비를 맞고서야 돌은 작가의 만월(滿月)을 품고 이상향으로 비상한다. 나비가 그리움이라면 돌은 기다림이다. 차안(此岸)을 떠난 나비는 피안(彼岸)의 화폭에서라도 그렇게 날개를 편다. 그래서 '조약돌 화가' 남학호의 작품 '돌과 나비'는 불이(不二)의 세계관을 상징한다.
나비가 없는 돌은 그리움을 잃어버린 기다림이다. 그래서 남학호의 돌에는 나비가가 있고 사람들은 돌과 나비를 보며 또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오늘도 내일도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바다와 강가에 놓인 조약돌을 쌓으면 소원의 탑이 되고, 큰 바윗돌을 깎으면 영겁의 십자가와 불상이 된다. 그 위에 나비는 소원 성취를 발원하는 몸짓이요, 유토피아를 꿈꾸는 우리들의 합장이고 기도인 것이다.
오랜 풍화에도 의연한 돌과 세월을 초월하며 내려앉은 나비의 모습에는 자연과 사물에 대한 작가의 통찰과 영감이 스며있다. 그것은 건강과 행복을 희구하는 사람들의 주술적 사유의 대상으로 형상화되기도 한다. 또 한해의 서막을 열면서 붉은해가 떠오르는 동해안의 돌과 그 위의 나비를 그린 남학호의 ‘석심접의’(石心蝶意)를 들여다보면서 변함없는 그리움과 아름다운 기다림을 되새겨본다.
조향래(전 매일신문 논설위원달성문화재단 대표)
카나다북미아트페어 주최측에서 제작된 영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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