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 / 법정 스님
전날 산자락에서
노란 들국화를 한 가지 꺾어다가
조그만 오지 병에 꽂아 식탁에 놓아두었더니,
은은한 국화 향기가
내 영혼에까지 스며들어 마구 흔들어 댔다.
도대체 이 꽃향기가 어디서 온 것일까,
무엇이 이런 꽃향기를 낳게 하는가,
한참을 헤아리면서 그 꽃향기에 도취되였었다.
사람에게도 그 사람 나름의 향기가 있을 법하다.
체취가 아닌 인품의 향기 같은 것.
그럼 나는 어떤 향기를 지녔을까?
내 자신은 그걸 맡을 수 없다.
꽃이 자신의 향기를 맡을 수 없듯이,
나를 가까이하는 내 이웃들이
내 향기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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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