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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사람

작성자호량이|작성시간26.06.06|조회수17 목록 댓글 0

꽃과 사람

꽃의 삶은 길어야 한 철이다.
짧은 생을 알면서도 꽃은 주저하지 않는다.
온 힘을 다해 빛을 받아들이고, 향기를 품어내며,
세상에 온 기쁨을 마음껏 누린다.

비바람에 흔들리고 꽃잎이 찢겨도 원망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발길에 밟히고 버려질지라도 슬퍼하기보다
환하게 꽃을 피워 자신의 몫을 다한다.
그리고 다음 계절을 위해 꽃씨를 남긴다.
그 작은 씨앗은 곧 자손이며 번영의 약속이다.
꽃은 그렇게 생명의 뜻을 이어 놓고
세상에 온 보람을 남긴 채 조용히 떠나간다.

그런데 사람은 어떠한가.
꽃보다 수십 곱절 긴 세월을 살면서도
마음의 여유를 잃은 채 바쁘게 살아가는 날이 많다.
늘 무언가에 쫓기듯 허둥대고,
웃음보다 근심이 먼저 앞서는 때도 적지 않다.

그러다가 문득 길가에 핀 꽃 앞에 서면
마음 한구석에서 작은 물음이 들려온다.

"너는 무엇을 남기며 살고 있는가."

꽃은 짧은 생을 살면서도 아름다움을 나누고,
향기를 남기며, 자손의 번영을 위한 씨앗을 남긴다.
그에 비해 우리는 긴 세월을 살면서도
정작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잊고 지낼 때가 많다.

삶의 가치는 길이에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하루를 살더라도 꽃처럼 밝게 피어나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사랑과 희망,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씨앗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잘 사는 삶이 아닐까.

꽃은 말없이 피었다가 지지만,
그 짧은 생으로 삶의 의미를 가르쳐 준다.
그래서 꽃 앞에 서면 나는 다짐하게 된다.

"언젠가 떠나는 날, 나 또한 꽃처럼 향기와 흔적을 남기고 가야겠다." 2026.6.6.제주시 아라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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