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호선생의 해설에 대한 부연 설명
점사만 보고 해설을 하였으면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 같았는데, 손선생께서 욕심을 내어 건괘를 다 설명하려다가 복잡한 수렁에 빠진 듯 합니다. 건곤괘는 누구나 어렵게 여깁니다. 伊川先生께서도 ‘건곤괘는 쉬운데 다른 괘는 어려운 것 같다’는 제자의 질문을 받고, 건곤을 알면 거기에서 파생되어 나온 다른 괘들은 이해하는 게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고 하는 대답이 건곤의 어려움을 잘 일러주는 본보기일 것입니다.
건괘의 괘사는 비록 ‘元亨利貞’의 네 자 밖에 안 되는 짧은 글이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고, 손선생 처럼 접근할 수 있는 사람도 잘 없을 겁니다. 건괘 괘사에 대해서는 다음에 시간을 내어 설명하도록 하고, 우선 점사인 乾卦 九四爻부터 보고 설명을 하겠습니다.
九四 或躍在淵无咎
해석 : 혹 뛰어 오르거나 연못에 그대로 머물러 있어도 허물이 없다.
해설 : 乾卦의 爻辭에서 말하는 龍은 덕을 모두 갖춘 成德한 군자나 聖人를 뜻합니다. 초효의 潛龍에서 상구의 亢龍까지 뜻이 다른 것은 주어진 상황의 차이를 나타내는 시간상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고, 덕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말은 아닙니다. 곧 어느 효의 용이나 모두 成德한 군자를 뜻한다는 것입니다.
九四는 내괘가 막 끝나고 방금 외괘로 올라온 상태를 나타내는 효입니다. 효사의 ‘或’이라는 말은 未必之辭로 꼭 그렇게 해야 된다는 말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혹 뛰어서 하늘로 날아올라 昇天을 하든지, 여건이 안 맞으면 그대로 연못에 머물러 있어도 허물이 없다는 뜻입니다.
설시를 하여 물은 내용이 ‘등산의 초보인데 산행의 leader가 되어도 괜찮을지?’였습니다. 점사로 보면 그래도 괜찮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봅시다.
먼저 乾卦 九四爻 爻辭를 보면 ;
‘或躍在淵无咎 ; ‘혹 뛰어 오르거나 연못에 그대로 있어도 허물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의 뜻은 스스로 행동할 수도, 가만히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상황을 보고 판단하라는 말이지요. 그 말을 뒷받침하는 글이 몇 가지가 있는데, 우선
1) 이른바 <小象傳>의 ‘或躍在淵, 進无咎也 ; 혹 뛰어 오르거나 연못에 그대로 있어도 허물이 없다’고 하는 말은 ‘나아가면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2) 그리고 또 <文言傳>의 ‘或躍在淵, 自試也 ; ‘혹 뛰어 오르거나 연못에 그대로 있어도 허물이 없다’고 하는 말은 ‘스스로를 시험해 보는 것이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 두 글에서 或躍在淵의 뜻을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설시하여 ‘초심자인데 산행의 leader가 될 수 있느냐?’고 하는 질문은 ‘할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손대호선생께서 어려운 과제를 맡아서 고생하였습니다. 원래 <주역>은 乾坤卦를 설명한 글이라고 보면 옳을 겁니다. 그러니 건, 곤 두 괘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 가운데에도 건괘가 더 어렵습니다. 많은 선유들이 건괘에서 주저앉아 더 못 나간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손선생은 열심히 시도를 하여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습니다. 다만 건괘의 숲에 들어가 나오는 길을 못 찾아 헤멘 데 지나지 않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건곤괘를 반복해서 읽어 보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서로 질문토론을 통해 극복하도록 해 보십시오. 많은 성과가 있을 겁니다. 에코 안미숙선생의 건곤괘 정리 file을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참고하십시오.
‘15. 10. 31. 일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