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룡 설시, 박창순 해설에 일두의 첨언(‘15. 11. 7)
설시는 평범한 질문이었는데, 해설은 무척 까다로운 괘입니다. 마구 결단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어디 사람 사는 일이 그와 같이 수월하게 넘어가는 게 있나요? 이 경우에서 보듯이 결단하려는 상육효를 설시하여 얻은 결과의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괘와 효의 관점으로 보면 상육효는 전형적인 ‘小人’입니다. 그렇다먼 아래의 다섯 양효는 여러 군자로 볼 수 있겠지요.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손선생 며느리가 기간제 교사에서 정식 교사가 되려고 할 때 상육을 무엇이라고 해석해야 할까요? 점사인 상육효사가 ‘无號終有凶’이라고 하여 그냥 ‘흉하다. 정식교사는 안 될 것이다’고 해석한다면 너무 피상적으로 보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박선생께서는 이 난관을 잘 넘어간 것 같습니다. 상육의 소인을 설시를 한 손선생의 며느리가 넘어야 할 기간제 교사로 해석하여 막혀 있을 것 같은 길이 열린 느낌입니다. 아주 좋은 思考의 전환으로 보입니다. 사고가 유연(flexible)하지 않으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夬卦는 여러 군자가 한 소인을 決去하여 없애는 뜻을 가진 괘라서 아주 수월할 것 같은데, 괘사와 효사에는 조심하고 勤愼하라는 경계사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됩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군자는 소인을 자기와 같은 군자로 성숙 시키려고 하고, 소인 또한 군자를 자기와 같은 소인으로 끌어내리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가 소인을 다스릴 때는 정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군자를 물 먹이려고 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 설시하여 물은 질문과 박선생의 해설에 대한 나의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손선생 며느리가 정식교사에 임용될 가능성을 물은 설시에 夬卦를 얻었다는 것부터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 됩니다. 그라나 어렵게 여겨 조심하고 근신하는 태도를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한 성공의 요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夬卦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곁들이고 글을 맺겠습니다.
夬는 괘상에 나타난 것 같이 맨 위(上爻)에 남아 있는 한 陰(곧 小人)을 여러 陽(뭇 君子)가 決斷하여 제거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괘사의 뜻을 잘 해석하는 것이 이 괘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관건이 되는데, 쉽지 않습니다. 박선생이 나눈 것처럼 나누어 해석해 보겠습니다.
1) 揚于王庭 : 하나만 남은 임금의 측근에 있는 소인(上六爻)을 결단하여 제거하려고 할 때는 王庭, 곧 조정에서 공개적으로 소인의 죄상을 드러내어 밝혀서, 임금이나 동료들에게 소인의 진면목이 어떻다는 것을 알려야 된다.
2) 孚號有厲 : 지극한 정성을 갖고 뭇 사람들에게 호소하여 소인의 위태로움을 알려야 한다.
3) 告自邑 不利卽戎 : 그러나 자기 문제부터 해결하여야 하고,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4) 利有攸往 : 위와 같이 한 뒤, 곧 ‘揚于王庭, 孚號有厲, 告自邑不利卽戎’을 하고 난 뒤에 나아가면(실행에 옮기면) 이롭다.
이를 전체적으로 풀어보면 ; 왕이 측근에 있으면서 왕의 총애를 받는 소인을 제거하려면 어려움이 많이 따릅니다. 그러니 항상 근신하고 조심해야 된다는 것이 夬卦 卦辭나 爻辭의 뜻입니다. 다섯 군자가 홀로 남은 한 소인을 제거하여 없애는 것은 아주 쉬울 것 같은데, 그렇지 않고 괘사나 효사 모두 조심하고 근신해야 함을 강조하는 까닭음 바로 소인이 가진 특징 때문입니다.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 사는 게 모두 이와 같지 않을까요? 계사전 하 11 장의 말을 빌려 <주역>의 그것을 정리해 보면 ; ‘그 도가 아주 커서 온갖 사물을 다 포괄하고 있지만,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시종일관하면 결과적으로는 허물이 없어질 것이니, 이것이 <역>에서 추구하는 도이다.’ 참고하십시요. 일두('15.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