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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

사진으로 배우는 한자: 손과 관련된 한자

작성자沙月|작성시간15.02.18|조회수972 목록 댓글 4

손은 아마 감각기관을 빼면 동물과 사람을 구별 짓는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사람이 직립하면서 앞발이 손으로 독립을 하고, 도구를 다루게 되면서 비로소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지금 이 순간 제가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이렇게 정리하는 도구가 바로 손입니다.


이 사진은 손입니다. 그러나 이 손은 갑골편에 따라 좌우가 바뀌어있는 형태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갑골문이 거북 등의 중간을 기준으로 좌우 대칭으로 쓴 이유도 있겠지만 좌우의 구분이 없는 손을 대표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손 수」(手)자의 금문-금문대전-소서


손가락 다섯 개가 문자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습니다. 이렇게 「대표손」은 나중에 」의 모양을로 간략화하여 손과 관련있는 한자의 형체소를 나타내게 됩니다.


   

왼손(左)과 오른손(右)을 나타내는 자형


예로부터 한자에는 왼손과 오른손을 구분하여 쓴 자형이 보입니다. 손 수(手)자가 손가락 다섯을 다 표현한데 비하여, 위의 자형은 손가락이 포크 형태로 바뀌어 세 개씩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사진처럼 왼손과 오른손을 구분하여 표시하였던 것이죠. 이는 대체로 두 손을 다 표현하거나, 한 손으로 무슨 일을 할 때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지금의 「왼 좌」(左)자에는 이미 위처럼 왼손을 나타내는 글자만 남은 것은 없습니다. 공구로 추정되는 물건인 工자 모양을 쥔 손으로 대체된 지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반면에 오른손을 나타내는 「또 우」(又)자는 지금까지도 남아 있습니다. 어느 순간 단독으로는 쓰이지 않게 되면서 취(取)와 제(祭) 등 글자의 일부로만 쓰이게 되었습니다.


「왼 좌」(左)자의 금문-금문대전-소전


「오른손[또] 우」(右)자의 갑골문-금문-금문대전-소전(위에 있음)


「오른 우」(右)자의 금문-금문대전-소전


어느 순간 오른손을 나타내는 글자는 또 우(又)자를 사용하지 않고 지금 현재 쓰는 우(右)자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이 글자는 우(又)자를 대체하기 위해 나타난 듯 우(右)자가 갑골문부터 보이는데 비해 금문부터 보이기 시작하고, 그나마 금문은 좌(左)자의 자형과 口의 모양만 다를 뿐임을 알게 됩니다. 손을 나타내는 부위가 슬슬 하나로 통일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위의 설명대로 보자면 유(有)자는 원래 왼 손으로 고기를 든 형태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한 손만 나타내는 것은 왼손 오른손의 구분이 없이 그냥 글자의 한 부분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유(有)자도 원래 꼭 고기를 든 왼손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뜻이 확장되어 고기를 든 손이 되었다가, 최종적으로 고기를 가지다의 뜻이 되었으며 마침내 지금처럼 그냥 가지다의 뜻으로 정착되게 된 것이지요.


「있을 유」(有)자의 금문-금문대전-소전


유(有)자의 각종 자형을 보면 손을 나타내는 요소가 모두 오른손을 나타내는 우(又)자의 형태를 띠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벌써부터 오른손 왼손을 구분하지 않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지요.

아래 사진처럼 오른손으로 고기를 들고 제단에 올려놓는 것을 표현한 글자는 위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제사 제」(祭)자입니다. 제단을 나타내는 「보일 시」(示)자를 빼면 바로 그 모습입니다. 실제 제(祭)자의 갑골문에는 「보일 시」(示)자가 없습니다.



「제사 제」(祭)자의 갑골문


고기를 나타내는 나중에는 月의 형태로 바뀌는 자형 및 오른손인 우(又)자의 중간에 있는 점 세 개는 생고기에서 떨어지는 핏방울입니다. 문자에서는 점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양손을 그냥 표현한 것 외에 손은 또 무언가를 움켜쥐려고 하는 동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 글자가 바로 「손톱 조」(爪)자입니다. 움켜쥐려는 손의 끝에 손톱이 있기 때문에 아마 그런 훈을 붙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爪)자는 뭔가 채집 등 활동적인 모양을 하는 손을 나타내는 글자에 많이 쓰입니다. 대표적인 글자가 채(采)자입니다. 나무에서 열매를 따는 모양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러나 조(爪)자는 사실 위쪽에 있는 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톱 조」(爪)자의 금문-금문대전-소전


두 사람이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입니다. 아래의 간단한 그림처럼 서로 「내 것!」「내 것!」하면서 다투는 모양입니다. 이런 모양을 나타낸 것이 바로 「다툴 쟁」(爭)자입니다.



「다툴 쟁」(爭)자의 갑골문-소전


원래는 쇠뿔로 보이는 물건을 가지고 두 사람이 (한 손으로) 다투는 것이었는데 나중에는 모양이 간략화하여 그냥 막대 모양으로 바뀐 것이죠.


두 사람이 곱게 포장한 선물을 주고 받는 흐뭇한 광경입니다. 설 추석 등 명절 때, 그리고 입학 졸업, 생일 등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행사 때면 사람들에게 선물을 받기도 하고 또 기대를 가지고 은근히 기다리던 설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진을 보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미 선물을 건넨 것인지 아니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막 선물을 주려는 것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렇게 둘이서 물건을 주고받는 한자는 바로 「받을 수」(受)자입니다.


「받을 수」(受)자의 갑골-금문-소전


위 손(爪)과 아래손(又)자 사이에 놓인 형태는 문자학자들 사이에 아직도 채반일 것이다, 배를 사이에 두고 물물교환을 하는 것이다는 등 이설이 많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무엇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주고받는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자 한 자로 옛날에는 주는 것과 받는 것을 모두 표현하였습니다. 말하자면 방향이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쓰다보니 후대로 가면서 자꾸만 뜻이 분화되고 새로운 개념이 생겨나자 준다는 뜻은 글자를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자의 앞에 손 수(手, )자를 하나 덧붙여서 뜻을 분화 시킨 것이지요. 그 글자가 바로 「줄 수」(授)자 입니다. 수(授)자에는 손을 나타내는 요소가 셋입니다. 이런 예는 다른데서도 얼마든지 더 찾아볼 수 있습니다.


황혼을 배경으로 멋진 록 클라이밍, 아니 우리말을 써야겠죠? 암벽 등반(登攀)을 하고 있습니다. 책상머리만 오가는 저로서는 참으로 욕심을 내지 못할 부러운 운동입니다. 요즘은 실내 암벽등반을 하는 곳도 많은데 그래도 저로서는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암벽등반을 하는 손은 위의 사진과 같습니다. 미끄러지지 않게 송진을 손에 잔뜩 바르고 바위의 돌출된 부분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잡고 기어오르는 것입니다. 위에서 등반은 한자로 登攀이라고 썼습니다. 이 攀자는 우리 훈으로 「더위잡고오르다」인데, 곧 무엇을 잡고 기어오른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 자의 본자는 「되돌릴 반」(反)자입니다. 두 글자 모두 우리 음이 같다는 데 주의를 기울이기 바랍니다.


「되돌릴 반」(反)자의 금문-금문대전-소전


금문을 보면 암벽등반 사진과 겹쳐집니다. 첫째 사진 같은 벼랑()을 둘째 사진처럼 오른손(又)으로 기어오르는 것이죠. 그러나 저렇게 기어오르다가 자칫하여 아차 실수라도 하게 되면 오르던 지점으로 원점회귀하게 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중력의 법칙을 거스른 대가지요. 그래서 되돌아오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것입니다.


두 손을 맞잡은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서양에서는 동성간에는 이렇게 대놓고 손을 잡고 다니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런 행위는 동성애를 하는 사람임을 나타낸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어른들은 이렇게 잘 하지 않지요. 그러나 여성들은 간혹 이런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친밀함과 우정을 과시하는 것입니다. 서양인들이 한국에 와서 처음에는 손을 잡자는 말에 (위의 이유로) 기겁을 하다가 나중에는 친밀감의 표시로 더 나은 것이 없다고 생각을 한다네요. 물론 여성들의 경우에 말입니다.


이렇게 서로 손을 맞잡은 형태의 글자가 바로 「벗 우」(友)자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손을 이렇게 맞잡음으로 인하여 더 없는 우정(友情)을 과시하는 것이지요.


「벗 우」(友)자의 갑골문-금문-소전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위의 사진처럼 두 손을 맞잡는 것보다 문자처럼 포개어서 잡는 것이 더 친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다니던 성당에서 성지순례를 간 적이 있는데 제 옆에 앉은 부부가 저렇게 손에 손을 포개어서 잡고 있었지요. 위 「벗 우」(友)자의 형태와 보다 더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부부만큼 가까운 평생의 지기가 또 있을까요?

위에서 손과 관련된 많은 한자를 알아보았는데 특이한 점 하나 발견하지 못하였는지요? 음가에서 말입니다. 음이 같은 계열의 것이 많아 우(又, you), 우(右, you), 유(有, you), 우(友, you)로 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상 모두 하나의 글자에서 파생된 글자들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 사람이 앞도 보이지 않게 물건을 많이 들고 가네요. 두 손으로... 이렇게 두 손으로 물건을 드는 모양을 나타낸 한자가 바로 「함께 공」(共)자입니다. 


「함께 공」(共)자의 금문-금문대전-소전


두 손으로 받쳐들고 있는 글자는 상당히 귀중한 물건이었을 것입니다. 일찍부터 문자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제례(祭禮) 같은 아주 중요한 의식에서 행하는 일일 것입니다. 어쨌건 저렇게 두 손을 맞잡고 물건을 들게 되면 껴안는 모습을 하겠죠. 껴안다보니 두 손이 자연스레 함께 합쳐지게 됩니다. 그래서 공(共)자는 그만 「함께」라는 뜻으로 자리를 내주고 원래처럼 껴안는다는 뜻의 글자는 다시 손 수(手, )자를 하나 더 붙여 「두손맞잡을 공」(拱)자가 되었습니다. 한편 위의 글자 풀이에서 나왔듯이 「함께 공」(共)는 중요한 제례에서 물건을 바친다는 뜻에서 「줄 공」(供)자의 뜻도 함께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서(隸書)부터는 손을 나타내는 부위가 「여덟 팔」(八)자 모양으로 바뀌었고 옥편에서 찾을 때로 실제 그 부수에서 찾아야 합니다. 문자의 발전과정에서 대단히 불합리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지요. 어찌보면 발전이 아니라 퇴보를 한 것이 아닌가 느껴질 정도로... 이런 경우는 가끔 보이는데 「군사 병」(兵)자와 「줄 (與) 같은 데서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병(兵)자는 두 손으로 도끼 같은 무기를 들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여(與)자는 두 손으로 어떤 물건을 주자 두 손으로 받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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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시지중닭 | 작성시간 15.02.18 감사합니다.
    사월선생님!
    설 잘 쇠시길 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작성자如圓 | 작성시간 15.02.18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 작성자에코 | 작성시간 15.02.28 쵝오전서 공부 이렇게 한다면 하룻밤에 천자문도 그냥 될것만 같습니다...그런데 출판은 언제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沙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2.28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대해주십시오. 잠재적 고객으로 알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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