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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

사진으로 배우는 한자: 만(萬)과 채(蠆)

작성자沙月|작성시간14.03.23|조회수598 목록 댓글 6

 이 사진은 전갈입니다. 우리나라에는 거의 서식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굉장히 치명적인 곤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007 영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같은 영화에서 사람을 죽이는 도구로 사용되거나 <스콜피온 킹> 같은 영화의 영향이 아닐까요?


이 전갈을 위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모습을 띱니다.


앞으로 쭉 뻗은 두 개의 집게발, 그리고 한쪽으로 휜 꼬리. 저 꼬리에 강한 독이 있는데 사실상 면역력이 아주 떨어지는 갓난 아기나 노인이 아니면 웬만한 전갈에 쏘여서 목숨을 잃는 경우까지는 거의 없다고 하네요. 영화 한 편의 위력이 그 정도입니다. 이런 집게발과 꼬리라는 전갈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을 잡아내어 만든 한자가 있습니다. 바로 「일만 만」(萬)자입니다.


「일만 만」(萬)자의 갑골문-금문-소전


이 전갈은 우리나라에서는 한자로는 이라고 하고 또 全蝎이라고도 표기를 합니다. 위 한자에서는 앞쪽으로 뻗은 두 집게발이 초두의 모양으로 바뀌었고 나머지는 몸통과 꼬리 부분을 나타내었습니다. 몸통의 모양은 만이 간략화하였지만 꼬리 부분의 선은 소전에싸지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갈은 번식력이 무척 강하였습니다. 이 글자의 훈이 「일만」인 것을 보면 한 번 알을 낳았다 하면 만 개는 낳았나 봅니다. 물론 그럴 리는 없었겠지만 하여튼 강한 번식력으로 많다는 뜻으로 차용되게 되었고 또 나아가 숫자 만(萬)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게 되었습니다.

한자는 원래 글자의 뜻이 바뀌면 해당 부수자를 붙여서 뜻을 보존합니다. 당연히 전갈은 곤충이니 충()자가 붙겠죠. 그래서 나온 자가 「蠆」자인데 특이하게도 음이 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 보통은 같은 계열의 음, 이를테면 순음은 같은 순음 계열로 또 모음은 같은 모음으로 나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 글자만은 어디에도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이 蠆」자도 금문에 보이는데 다음과 같이 생겼습니다.


「전갈 채」()자의 금문-소전


사실상 위에 나온 「일만 만」(萬)자의 자형과 거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꼬리가 긴 전갈을 채(蠆)라 하고, 꼬리가 짧은 전갈을 갈(蠍)이라 하였다고 합니다. 어쨌든 전갈을 나타내는 원래 글자는 만(萬)이었고 만이 많다는 뜻으로 차용되어 더이상 전갈이라는 뜻으로 쓰이지 않게 되자 새로 만든 글자가 채(蠆)입니다. 이상 전갈을 나타내는 한자인 만(萬), 채(蠆), 갈(蠍, 蝎)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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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솔바람 | 작성시간 14.03.24 쏙쏙 들어옵니다. ㅎㅎ
  • 작성자내먼사베 | 작성시간 14.03.25 잘 봤네요 재미있습니다
  • 작성자내먼사베 | 작성시간 14.03.25 근데 고문진보 전편에 나오나요? 후편에 나오나요?
  • 답댓글 작성자沙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3.25 전집과 후집에 다 나오겠죠?
  • 답댓글 작성자내먼사베 | 작성시간 14.03.25 沙月 예. 사실은 제가 전편만 가지고 있어요 후편은 산문이라 그래서 일단 보류해 두었죠. 고맙솝니다 사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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