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고 있다.
겨울하면 역시 대표 이미지는 ‘눈’이 아닌가 한다.
눈하면 생각나는 문학이 나에겐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이고, 그 때문에 소설의 무대인 '에키코 유자와'도 다녀왔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설국'을 구상하고 쓴 '다카한 호텔'에서 본 '에치코 유자와' 시가
마침 인터넷에서 매일경제신문에서 문학기행의 하나로
‘설국’의 고장, '에치코 유자와'를 여행하며 쓴 연재 글을 보았다.
반가웠다.
그 중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연설
‘일본, 그 아름다움과 나’ 의 첫 머리를
일본 선승 도겐(1200~1253)의 와카(일본 고대 정형시) 혹은 선시라고 해도 좋을 시로
시작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나로서는 처음 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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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겐은 일본 선종 불교 조동종(화두를 드는 것이 아닌 묵조선을 강조함)의 개조로서
주저로는 ‘정법안장(쇼보겐조, 바르게 전해진 불법을 보는 눈)’이 있다.
일본 후쿠오카를 여행할 때면
버스터미널 건물에 있는 ‘키노쿠니야 서점’을 들러 책 구경을 하곤 하는데
그 곳에서 찍은 '정법안장'이다.
시는 다음과 같다.
"봄은 꽃, 여름엔 두견새, 가을은 달, 겨울엔 눈. 해맑고 차가워라."
‘春は花 夏ほととぎす 秋は月 冬雪さえて すずしかりけり’
‘본래면목’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본래면목’은 ‘본지풍광’이라고도 하는데,
법정스님은 ‘선가귀감’ 번역에서 ‘부모에서 낳기 전 면목, 법성, 열반, 보리’라고 주를 달고 있다.
육조 혜능이 오조의 법을 받고 황매산을 도망쳐 나올 때,
그를 뒤쫓아 온 진혜명이 가르침을 청하자
혜능은 이렇게 말한다.
‘선한 것도 착한 것도 생각하지 않은 바로 이 때, 어떤 것이 그대의 본래 모습인가?’
(不思善 不思惡 正與麽時 那個是明上座本來面目)
에치코 유자와, 눈 덮인 ‘설국’의 모습을 몇 장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