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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산일기(반농선생)

114-이태백의 슬픔을 담은 시를 뽑은 <<이백 시선>>

작성자반농|작성시간13.11.08|조회수145 목록 댓글 2

117일 목요일 입동 맑음. 진관사의 새벽 예불.

 

몇일 째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서 이른 새벽에 일어나 마을 주변을 산책하였는데, 오늘은 더 일찍 잠이 깨어, 옷을 많이 입고 진관사 새벽예불에 가보았다. 별 기력이 없어 최저 속도로 가다가 보니 1시간이 넘게 걸리어 4시가 거의 되었는데도 예불은 계속되고 있었는데, 참석자는 비구니 스님 5,6명과 보살들 10여명뿐으로 남자는 하나도 없었다. 아마 보살들도 대개가 이 절 안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인 듯하였다. 30분 쯤 있다가 보니 끝나는 것 같아서 나왔는데, 역시 차를 몰고 나가는 사람은 하나도 못 보았다.

앞서 해인사나, 운문사 같은 절에서 거행하던 새벽법회가 가서는 구경꾼 같이 한쪽 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였으나, 오늘은 조금 따라서 해보려니 너무 자주 절을 하여 그대로 할 수가 없었고, 앉아서 책을 보면서 법문만 좀 따라서 읽다가 마지막에 일어나려니 현혼증이 났으나 조심스럽게 기둥을 붙잡고 서서 덧옷을 다 생겨 입고 나왔다. 집까지 돌아오는 데도 역시 1시간 이상 걸리었다. 들어가면서 해탈문解脫門이라는 대문을 지났는데, 나 같은 속인도 과연 해탈을 할 수가 있겠는지?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 제자인 임도현 군이 낸 이백 시선이라는 아담한 책 1권이 우편으로 왔다. “지식을 만드는 지식이라는 처음으로 듣는 출판사에 나왔는데, 문고판 377쪽에 값은 21,500원이다. 지금까지 전하는 이태백의 시 1,064 수중에서, 1)정치적 공명을 지향한 시, 2)그것을 이루지 못한 애달픔, 3)비참한 신세에 대한 토로, 4)떠돌며 홀로 지내는 외로움 등등을 담은 시 95수를 골라서 번역 주석 해설한 책이다.

당나라나 송나라 때 지식인들이 정치적인 공명을 추구하기 위하여서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과거 시험을 보고, 이름 있는 지도자들에게 자기를 소개하는 글을 부지런히 쓴다. 자기를 소개하여 벼슬을 얻고자 적는 글을 간알문干謁文이라고 하고, 그러한 목적으로 쓴 시를 간알시라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태백의 간알시를 중심으로 뽑은 것이다. 높은 사람에게 잘 보이려면 어떻게 하여야만 하는가? 상대방을 한 없이 추켜올리고, 자기 자신의 처지를 한없이 비참한 것으로 비하하면서도 은근히 자신의 능력은 높이 선전하여야 한다.

이태백은 항상 자기 자신을 남다른 존재로 여기면서, 역사적인 영웅이 되기 위하여, 때로는 정치적인 공명을 추구하거나, 또 어떤 때는 영원한 생명을 위한 신선술과 연단술을 추구하거나, 또 어떤 때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연 속의 은일을 추구하였다. 이 책에서는 주로 정치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시를 뽑은 것이다.

지금까지 이태백에 대한 평가가 주로 그에 대한 신선같은 호방한 모습만을 강조하는데 대한 부분적인 반론으로서 이태백이 인간으로서 감출 수 없는 비애를 자세히 짚어 보자는 것이 이 선집의 목표이다.

임군은 서울공대 금속공학과에서 학부, 석사를 한 사람인데, 영대로 와서 중문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다시 한 뒤에 서울대 중문과에서 박사를 하고서 지금 거기서 강의도 하면서 이영주 교수와 함께 이태백문집완역본을 만들고 있다. 내가 영대에서 퇴직하고 대학원 강의만 몇 년 동안 하는 사이에 수강한 나의 영대 마지막 제자 중의 한 사람이다. 계속하여 역작을 낼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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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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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흰구름/이상용 | 작성시간 13.11.08 선생님 불심도 대단하십니다. 절마다 조석으로 하는 오분향예불문은 기본으로 하지만 부가적으로 천수경, 금강경, 108배 참회, 수십분간의 참선등등 각기 다르니 끝까지 따라 하기 힘듭디다. 저도 어떻게 참예하다가 중간에 슬며시 나오곤 합니다.
  • 작성자가은(佳隱) | 작성시간 13.11.08 선생님 마지막 제자가 열심히 활동해 뿌듯하시겠습니다. 이백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한 책이라 흠미롭습니다.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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