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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산일기(반농선생)

정지상(鄭知常)의 〈송인(送人)〉

작성자반농|작성시간20.03.19|조회수1,300 목록 댓글 0

정지상(鄭知常)송인(送人)

 

비 갠 긴 언덕엔 풀 빛이 푸르른데 / 雨歇長堤草色多

남포로 임 보내며 슬픈 노래 울먹이네 / 送君南浦動悲歌

대동강 물이야 어느 때 마를거나 / 大同江水何時盡

해마다 이별 눈물 강물을 더하는 것을 / 別淚年年添綠

-동문선 제19/ 칠언절구(七言絶句)

한국고전번역원 | 신호열 () | 1968

 

雨歇長提草色多

긴 제방에 비 그치니

풀빛이 더욱 푸른데,

送君南浦動悲歌

그대를 남포 땅에서 떠나보내며

슬픈 노래 울먹이네.

大同江水何時盡

! 저 대동강 물은

어느 때나 흐름이 끝날 것인가?

別淚年年添綠波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해마다

파란 물결만 보태는 구나.

- 필자의 졸역

*송인(送人): 출전 동문선19. 어떤 책에는 대동강이라고제목을 적은 데도 있음. 7언 절구. 각운: ,,하평성 가() . 저자는 물론 남성이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이별하는 것 같이 쓴 시임.

*정지상(鄭知常; ?1135): 고려의 문인, 서경 출신. 호는 남호(南湖). 김부식과는 반대로 묘청과 일당이 되어 서경 천도설을 주장하며 난을 일으켰다가 죽음을 당함. 시와 문장에 모두 뛰어남. 한백20-53 참조.

*우헐雨歇: 장마 사이에 비가 잠시 거친 것을 이름. 육조 말기 유신庾信조왕께서 병력을 이끌고 나가시면서 길에서 주신 시에 삼가 답하여奉報趙王出師在道賜詩: “비 그치니 희미한 무지개도 끊어지고, 구름 돌아가는데 기러기 한 마리 멀리 날아감니다雨歇殘虹斷, 雲歸一雁征

*초색다草色多: 당 이영李郢일찍 떠나다早發: “풀 빛은 차가운 길에 많고, 벌레 소리는 고향을 생각하게 하네草色多漢路 蟲聲思故鄕

*남포(南浦): 여기서는 우선 평양에 있는 포구 이름을 지칭할 것이다. 그러나, 한시에서 이 말은 원래 남쪽을 향한 물가란 뜻이나, 초나라의 노래구가하백(九歌(河伯)에서 그대는 악수하고서 동쪽으로 향하여 가려고 작별을 함에, 나는 그대를 배웅하여 남쪽 물가까지 갔네.”(子交手兮東行, 送美人兮南浦)라는 구절에서부터, 남포라는 말은 누구를 송별하는 곳의 대명사 같이 사용되었음.

남조 양나라 강엄(江淹)이별의 부(別賦)봄 풀은 짙푸른 색, 봄물은 푸른 물결인데, 그대를 남포에서 이별하니, 내 마음 아픔 그 얼마나 큰가?”(春草碧色 , 春草淥波, 送君南浦, 傷如之何)

*동비가動悲歌: 당나라 말기의 장교張喬하중 관작루를 노래한다河中鸛雀歌: “옛날 일 회고하여 보니 슬픈 노래 솟아 나오는데, 큰 황새는 지금 없어지고, 들 재비들만 날아다니는 구나高樓懷古動悲歌, 鸛雀今無野燕飛여기서 자는 어떤 감동이나 감정이 격하게 되어 거기에 따르는 어떤 반응을 저절로 일으키는 것을 말함.

*첨록파添綠波: 첨록파(添綠波): 두보의 고상시님께 삼가 올림(奉寄高常侍)하늘 끝까지 무르익은 봄빛은 하루해가 늦게 저물어 감을 안타깝게 여겨 빨리 지도록 제촉하는 것 같으니, 이별의 눈물 멀리서나마 비단 물결을 덧보태네.”(天涯春色催遲暮, 別淚遙添錦水波)

참고이 작품은 작가가 젊은 시절에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왕유의 그대를 남포에서 떠나보내니 눈물이 비단 실 같이 흘러내리네”(送君南浦淚如絲), 노륜(盧綸)산길 오르고 또 오르니 어느 때나 끝날 것인가?”(登登山路何時盡)이나, 박인범(朴仁範)사람들 흐르는 물결 따라 떠나가 버림 어느 때나 끝날 것인가?”(人隨流水何時盡)이나, 두보의 이별의 눈물 멀리서나마 비단 물결 덧보태네”(別淚遙添錦水波), 이백의 원하노니 여러 강의 물결을 엮어, 만 줄기의 눈물에 보태게 하였으면”(願結九江波, 添成萬行漏) 등 많은 전인들의 시작이 이 한 편에 녹아 있음이 확인된다. 그러나 훌륭한 이별의 노래로 재 구성한 그의 솜씨는 일품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승구(承句)에서 결구(結句)로 연결하는 반전의 수법은 이 시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결구의 添綠波는 원시의 添作波를 이제현[역옹패설]의 견해에 따라 후일 고친 것이다. 이 작품은 이 색의 부벽루와 함께 만고의 절창으로 칭예를 받아 왔으며 후인의 차운시(次韻詩)도 가장 많다.-민병수 한국한시강해p.73(인용시구는 필자가 번역함)

 

앞에서 인용한 신호열 선생님의 번역 제 2구의 남포로는 남포에서로 바꾸어야만 한다. 그 이유는 위의 주석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한시에서 남포라는 말은 곧 이별하는 곳의 대명사와 같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주 뒤에 소개한 고 민병수 (서울대) 교수의 해설도 훌륭하므로 필자가 이 시에 대하여 따로 더 설명을 붙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 분의 제자들이 만든 한국한시감상(보고사, 2017년 개정판)의 이 시 해설과 감상도 정말 훌륭하다.

다만 이 시를 한 번 더 풀어 적어 본다.

 

긴 제방에 내리던 비

어느 듯 그치고 보니

파란 풀빛 벌써 더욱 많아졌는데,

 

그대를 남포에서 이별하자니

슬픈 노래가 저절로

온 몸을 움직이며

겉잡을 수 없이

마구 터져 나오네.

 

이 긴 대동강 물은 어느 때나

끝날 것인가?

 

! 정말

이별의 눈물

해마다 해마다

이 푸른 물결을

보태어 가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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