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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산도화

작성자kongja|작성시간08.05.14|조회수342 목록 댓글 0

첨부파일 산도화.hwp

산도화(山桃花) -박목월(朴木月)

산은

구강산(九江山)

보랏빛 석산(石山).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 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 보랏빛 석산(石山): 세속과 떨어진 이상향의 산

* 산도화: 산에 핀 복숭아꽃. 동양적 이상향인 도화원이 떠오름

* 송이 버는데: 꽃이 피어 벌어지는 모습. 정적(靜的)인 배경

* 발을 씻는다: 동적(動的)인 생명감과 평화로운 분위기 암시.

 

[핵심 정리]

지은이 : 박목월(朴木月, 1916-1978) 본명은 박영종(朴泳鍾). 경북 경주 출생. 흔히 ‘청록파’라 불린다. 한국적인 자연과 전통 정서를 노래하여 민요조 율격이 주를 이루며, 향토성 짙은 시를 주로 쓰다가 가족적 유대로 체온을 나누는 시를 썼다. 만년에는 신앙에 깊이 침잠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집으로는 <산도화>, <난(蘭), 기타> 등이 있다.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4음보-민요적 리듬)

▸성격 : 도교적. 서경적

▸어조 : 안락과 평화. 휴식의 자세

▸심상 : 서술적. 비유적 심상

▸표현 : 감정의 서술이나 어떠한 가치 판단도 없이 회화적인 기법으로 장면 묘사만 하였음

▸구성 : 평화와 안식의 표상

1연 보랏빛 석산

2연 두어 송이 피는 산도화

3연 옥 같은 물

4연 발을 씻는 암사슴

▸제재 : 산도화의 배경과 심상

▸주제 : 한국인의 마음의 고향인 도화원(桃花源)에의 향수. 이상향에의 향수

▸출전 : <청록집>(1946)

 

작품 해설

이 시는 이상화된 세계의 아름다운 자연과 평화를 한 폭의 상상화로 그린 것으로, 박목월 초기시의 전형적인 주제와 분위기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시의 공간적 배경인 구강산은 실제의 산이 아니라 가공적 상상 세계의 산이며, 보랏빛 돌산에 산도화가 두어 송이쯤 피어나는 이른 봄이 시간적 배경이다.

동양의 미학은 충만에 있지 않고 여백에 있다고 한다. 보랏빛 돌산에 백색, 홍색의 산도화가 흐드러지게 지천으로 피는 것이 아니라 두어 송이만 벙긋이 피어난다. 여기에 등장하는 암사슴 역시 실재하는 동물로서의 의미보다는 ‘인간 세계의 고통스런 삶으로부터 멀리 떠난 자연적 존재’의 상징이라는 시적 기능을 지닌다.

회화적인 기법으로 한국인의 정신적 고향을 그리고 있는 이 시는 제 1~2연은 정적인 배경을, 제3~4연은 동적인 생명감을 표현했다. 구강산이라는 상상 속의 보라빛 돌산에 산도화 두어 송이가 벌어진 광경은 흰 화폭에 몇 개의 붉은 점이 찍힌 듯 고요하고 아름답다. 그 고요를 가르고 옥 같은 물이 흘러내리는 속에 한 마리 사슴이 발을 씻는다는 것은 정중동(靜中動)의 동양적 사유관(思惟觀)을 연상시킨다. 한 마디 사상이나 감정의 서술을 덧붙이지 않았음에도 현실적, 사회적 관심을 떠나 자연 속에 합일(合一)되고자 하는 시인의 염원이 잘 드러나 있다. 단순 간결한 어휘 구사와 4음보의 민요적 율격에 담아낸 향토적 서정은 이 시의 자연 회귀(自然回歸) 사상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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