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빙(結氷)의 아버지-이수익
어머님,
제 예닐곱 살 적 겨울은
목조 적산 가옥 이층 다다미방의
벌거숭이 유리창 깨질 듯 울어 대던 외풍 탓으로
한없이 추웠지요, 밤마다 나는 벌벌 떨면서
아버지 가랭이 사이로 시린 발을 밀어 넣고
그 가슴팍에 벌레처럼 파고들어 얼굴을 묻은 채
겨우 잠이 들곤 했었지요.
요즈음도 추운 밤이면
곁에서 잠든 아이들 이불깃을 덮어 주며
늘 그런 추억으로 마음이 아프고,
나를 품어 주던 그 가슴이 이제는 한 줌 뼛가루로 삭아
붉은 흙에 자취 없이 뒤섞여 있음을 생각하면
옛날처럼 나는 다시 아버지 곁에 눕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머님,
오늘은 영하(零下)의 한강교를 지나면서 문득
나를 품에 안고 추위를 막아 주던
예닐곱 살 적 그 겨울밤의 아버지가
이승의 물로 화신(化身)해 있음을 보았습니다.
품 안에 부드럽고 여린 물살은 무사히 흘러
바다로 가라고,
꽝 꽝 얼어붙은 잔등으로 혹한을 막으며
하얗게 얼음으로 엎드려 있던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 구성
1연 : 과거(유년시절 회상) 예닐곱 살 적 겨울 외풍을 막아주던 아버지
2연 : 현재(성년시절) 자식을 통하여 아버지를 그리워 함
3연 : 오늘(현재) 영하의 한강 얼음을 통하여 아버지를 연상함
● 핵심정리
▶성격 : 회상적, 애상적, 서정적, 감각적, 고백적
▶어조 및 태도 : 아버지의 사랑을 떠올리는 화자의 차분하면서도 애틋한 목소리
▶심상 : 촉각적, 시각적 심상을 통해 대상의 이미지를 구체화
▶특징 :
①대화체를 사용하여 독자를 시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②시간의 변화가 시상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③자연물의 상태 변화를 통해 대상의 이미지를 구체화하여 드러내고 있다.
④동일한 감각적 이미지(추위-유년의 고통과 시련, 차가운 얼음-아버지의 따뜻한 사랑)를 대조적으로 활용하여 대상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주제 : 아버지의 사랑과 애틋한 그리움
● 이해와 감상
결빙의아버지.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