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바닥에 돋는 풀
-이성복
강변 바닥에 돋는 풀, 달리는 풀
미끄러지는 풀
사나운 꿈자리가 되고
능선 비탈을 타고 오르는 이름 모를 꽃들
고개 떨구고 힘겨워 조는 날,▶자연물을 통한 암울한 현실 표현
길가에 채이는 코흘리개 아이들
시름없이 놀이에 겨워 먼 데를 쳐다볼 때▶부정적 현실 속에서도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
온다, 저기 온다
낡은 가구를 고물상에 넘기고
헐값으로 돌아온 네 엄마
빈 방티에 머리 베고 툇마루에 누우면,▶가난으로 인해 고단한 삶을 사는 어머니의 모습
부스럼처럼 피어나는 온 동네 꽃들
가난의 냄새는 코를 찔렀다▶비극적 삶의 현실
<남해 금산>(문학과지성사, 1986)
* 방티 : '대야'의 경상도 사투리
* 부스럼 : 피부에 나는 종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
◈ 해제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진술한 작품이다. 화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능선 비탈에 힘들게 핀 꽃에 비유하고 있다. 그리고 시름없이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과 가구를 팔아 푼돈을 받고 돌아오는 어머니의 모습을 대조하여 가난한 사람들이 처한 비극적 상황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주제: 가난한 사람들의 힘겨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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