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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연탄 한 장

작성자kongja|작성시간08.09.30|조회수580 목록 댓글 0

첨부파일 연탄한장-안도현.hwp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들선들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을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자성적(自省的)

▶제재 : 연탄

▶화자의 태도 : 남을 위한 희생적 삶을 살겠다는 의지와 반성

▶주제 :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인간애

▶출전 : <외롭고 높고 쓸쓸한>(1994)

 

● 구성

1연 : 삶의 의미

2연 : 연탄의 의미와 사랑의 실천에 소극적인 ‘나’의 태도에 대한 자책

3연 : 자신의 헌신적인 삶을 통해 다른 사랑을 줄 수도 있음을 깨달음

 

●이해와 감상

이 시는 매우 섬세하면서도 예리한 안목으로 따뜻한 인간애를 노래한 작품이다. 시인은 연탄 한 장에서 뜨겁게 몸을 태우며 살아야 하는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현실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반성하게 한다. 자신의 역할이 끝난 뒤에는 어느 이른 아침에 한 명이 재로 변하여 미끄러운 길을 편안하게 열기까지 한다. 시적 화자는 이와 같은 연탄의 효율성을 상기하며, 자신도 연탄과 같은 이타적(利他的)인 삶을 살 것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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