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회요(遣懷謠)
-윤 선 도
견회요(遣懷謠)-마음을 달래는 노래라는 뜻.
조선 광해군 10년(1618) 32세 때 귀양간 함경도 경원(慶源)에서 지은 작품으로 모두 5수. 자연과 더불어 수양하는 은둔생활, 억울한 심정의 고백, 임금에의 그리움, 사친(思親) 및 충효(忠孝) 등이 각 수의 주제인데, 《고산유고(孤山遺稿)》에 전한다.
슬프나 즐거오나 옳다 하나 외다 하나
내 몸의 해올 일만 닦고 닦을 뿐이언정
그 밧긔 여남은 일이야 分別(분별)할 줄 이시랴
슬프나, 즐거우나 (남들이) 옳다고 하거나, 그르다고 하거나
내가 할 일만 닦고 닦을 뿐이지
그밖에 다른 일이야 근심할 필요가 있겠는가.
☞ 신념에 충실한 강직한 삶
∙ 내가 할 일만 하면 그뿐, 뒤에 귀양을 가건 죽음을 당하건 알 바 없다는 고산의 도도하고 강직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 외다-그르다
∙ 그 밧긔 여남은 일이야 分別(분별)할 줄 이시랴 - 그 밖의 세상사에 대해 생각하거나 근심 할 필요가 있겠는가?
내 일 망녕된 줄 내라 하여 모랄손가
이 마음 어리기도 님 위한 탓이로세
아뫼 아무리 일러도 임이 혜여 보소서
내 일이 잘못된 줄을 나라고 해서 모르겠는가
이 마음이 어리석은 것도 모두 임금을 위하기 때문일세
아무개가 아무리 헐뜯어도 임금께서 헤아려 주십시오.
☞ 결백한 마음의 하소연
∙ 내 일 망녕된 줄 내라 하여 모랄손가 - 이이첨의 횡포에 대해 상소한 일을 가리킴. 이 일로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되었다.
· 내라 하여 : 나라고 해서
· 어리기도 : 어리석은 것도
∙ 아뫼 아무리 일러도 임이 혜여 보소서 - 아무가(누가) 아무리 헐뜯더라도 임금께서 헤아려 주십시오.
秋城(추성) 鎭胡樓(진호루) 밧긔 울어 예는 저 시내야
무음 호리라 晝夜(주야)에 흐르는다
님 향한 내 뜻을 조차 그칠 뉘를 모르나다
추성의 진호루 밖에 울며 흐르는 저 시냇물아!
무엇을 하려고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흐르느냐?
(너도) 임을 향한 내 마음처럼 그칠 줄을 모르는구나.
☞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마음(시냇물에 감정 이입)
· 추성(秋城) : 함경북도 경원(慶源)의 별칭
· 예는 : 흘러가는
· 무음 호리라 : 무엇을 하려고
뫼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 많고 하고 하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산은 길기도 하고 물은 멀기도 하고
부모님을 그리는 내 마음은 많기도 한데,
어디서 짝 잃은 기러기는 슬피 울며 가는가.
☞ 유배지에서 어버이를 그리워함
어버이 그릴 줄은 처엄부터 알아마는
님군 향한 뜻은 하날이 삼겨시니
진실로 님군을 잊으면 긔 不孝(불효)인가 여기노라.
어버이가 그리울 줄을 처음부터 알았지마는,
임금을 향한 마음은 하늘이 내신 것이니
정말로 임금을 잊는다면 그것이 곧 불효가 아닌가 생각하노라.
☞ 임금을 그리워함
∙ 하날이 삼겨시니 - 하늘이 만들었으니
◈ 핵심 정리
▸갈래 - 연시조
▸성격 - 우국가, (견회 - 마음을 달램)
▸표현 - 반복법
▸배경 - 작자가 30세 때 권신 이이첨(李爾瞻)의 횡포를 상서하였다가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되었을 때 지은 것
▸제재 - 유배지에서의 정회(情懷)
▸주제 - 연군(戀君)
◈ 이해와 감상
고산(孤山)은 치열한 당쟁으로 평생을 거의 유배지에서 보냈다. 그의 시조 작품은 정철의 가사와 함께 조선 시가 문학의 쌍벽을 이루고 있다. 문집으로 ‘고산 유고(孤山遺稿)‘가 있다.
‘견회요’ 5수 중 첫째 연은 특히 고산의 가치관을 여실히 보여 주는 부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남이야 어떻게 말하든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강직한 성격,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정의감, 이것은 올바르고 굳센 가치관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내가 할 일만 하면 그뿐, 뒤에 귀양을 가건 죽음을 당하건 알 바 없다는 고산의 도도하고 강직한 태도는 혼탁(混濁)한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하겠다.
한편, 넷째 연에서는 고산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는데, 유배지에서 고향에 두고 온 어버이를 그리는 정이 애절하게 나타나 있다.
■ 참고 - 견회요의 비장미(悲壯美)
셋째 수에서 ‘현실적인 것’이 밤낮으로 울면서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는 것이라면. ‘이상적인 것’은 임금님을 향한 충성심이 강렬하다는 것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전자와 후자 사이에 대립적인 요소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전자는 근원적으로 현실 부정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왜냐 하면, 현실에서의 부조화를 그대로 반영한 ‘울어 예는’ 시냇물은 임 향한 내 뜻과 합일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수에서 ‘현실적인 것’이 어버이에 대한 효심을 발휘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라면, ‘이상적인 것’은 어버이에 대한 지극한 효성을 다해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은 추구될 수 없고 슬픔과 고독감만 가중될 뿐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느끼는 이런 양면성을 이 부분은 잘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이 작품에서는 ‘현실적인 것’과 ‘이상적인 것’이 영원히 상충되고 모순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하나의 비장미를 형성시켰다고 하겠다.
견회요, 도중, 사미인곡 -2004학년도 <고2 경기도 학업성취도평가>
[1~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무음 호리라 주야(晝夜)에 흐르는다.
님 향한 내 뜻을 조차 그칠 뉘를 모르나다.
뫼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 많고 하고 하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어버이 그릴 줄을 처엄부터 알아마는
님군 향한 뜻도 하날이 삼겨시니
진실로 님군을 잊으면 긔 不孝(불효)인가 여기노라.
* 추성 : 함경북도 경원군
- 윤선도, 견회요(遣懷謠) -
(나) 맥의 나라* 이 땅에 첫눈이 날리니, 貊國初飛雪
춘성*에 나뭇잎이 듬성해지네. 春城木葉疏
가을 깊어 마을에 술이 있는데, 秋深村有酒
객창에 오랫동안 고기 맛을 못보겠네. 客久食無魚
산이 멀어 하늘은 들에 드리웠고, 山遠天垂野
강물 아득해 대지는 허공에 붙었네. 江遙地接虛
외로운 기러기 지는 해 밖으로 날아가니, 孤鴻落日外
나그네 발걸음 가는 길 머뭇거리네. 征馬政躊躇
* 맥의 나라 : 조선
* 춘성 : 지명
- 김시습, 도중(途中) -
(다) 東風(동풍)이 건듯 부러 積雪(젹셜)을 헤텨내니, 窓(창) 밧긔 심근 梅花(화) 두세 가지 픠여셰라. 뎌 梅花(화) 것거 내여 님 겨신 보내오져. 디고 새 닙 나니 綠陰(녹음)이 렷, 羅幃(나위) 寂寞(젹막)고, 繡幕(슈막)이 뷔여 잇다. 득 시 한 날은 엇디 기돗던고. 鴛鴦錦(원앙금) 버혀 노코, 五色線(오션) 플텨 내여, 금자 견화 이셔 님의 옷 지여 내니, 手品(슈품)은니와 制度(졔도)도 시고, 珊瑚樹(산호슈) 지게 우 白玉函(옥함)의 다마 두고, 님의게 보내오려 님 겨신 라보니, 山(산)인가 구롬인가, 머흐도 머흘시고. 밤 서리김의 기러기 우러 녤 제, 危樓(위루)에 혼자 올나 水晶簾(슈졍념) 거든말이, 東山(동산)의 이 나고, 北極(븍극)의 별이 뵈니, 님이신가 반기니, 눈믈이 절로 난다. 靑光(쳥광)을 쥐여내여 鳳凰樓(봉황루)의 븟티고져. <중 략>
乾坤(건곤)이 閉塞(폐)야 白雪(셜)이 빗친 제, 사은니와 새도 그쳐 잇다. 蕭湘南畔(쇼샹남반)도 치오미 이러커든 玉樓高處(옥누고쳐)야 더옥 닐러 므리. 陽春(양츈)을 부쳐 내여 님 겨신 쏘이고져. 茅詹(모쳠) 비쵠 玉樓(옥누)의 올리고져. 紅裳(홍샹)을 니믜 고, 翠袖(슈) 半(반)만 거더, 日暮脩竹(일모슈듁)의 혬가림도 하도 할샤. 댜 수이 디여 긴 밤을 고초 안자, 靑燈(쳥등) 거른 겻 鈿空篌(뎐공후) 노하 두고, 의나 님을 보려 밧고 비겨시니, 鴦錦(앙금)도 도 샤 이 밤은 언제 샐고. 도 열 두 도 셜흔 , 져근덧 각마라, 이 시 닛쟈 니, 의 쳐 이셔 骨髓(골슈)의 텨시니, 扁鵲(편작)이 열히 오나 이 병을 엇디 리. 어와 내 병이야 이 님의 타시로다. 하리 싀어디여 ㉠범나븨 되오리라. 곳나모 가지마다 간 죡죡 안니다가, 향므든 애로 님의 오 올므리라. 님이야 날인 줄 모셔도 내 님 조려 노라.
- 정철, 사미인곡 중에서 -
1. (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대상에 대한 변함 없는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② 자연물에 의탁하여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③ 대상의 부재에 대해 한탄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④ 이룰 수 없는 소망에 대한 절망감을 노래하고 있다.
⑤ 과거에 대한 회상을 통해 삶의 무상감을 나타내고 있다.
2. 시적 발상이 [A]와 가장 유사한 것은?
① 靑山(청산)은 엇뎨야 萬古(만고)에 푸르르며
流水(유수) 엇뎨야 晝夜(주야)애 긋디 아니고
우리도 그치지 마라 萬古常靑(만고상청) 호리라.
②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냐.
이시라 더면 가랴마 제 구여
보내고 그리 정은 나도 몰라 노라.
③ 대쵸 볼 불근 골에 밤은 어이 드르며
벼 뷘 그르헤 게 어이 리고.
술 닉쟈 쳬 장 도라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④ 삼동(三冬)에 뵈옷 입고 巖穴(암혈)에 눈비 마자
구름 볏뉘도 적이 업건마
西山(서산)에 지다 니 눈물겨워 노라.
⑤ 首陽山(수양산) 바라보며 夷劑(이제) 恨(한)노라.
주려 주글진들 採薇(채미)도 것가.
비록애 푸새엣 거신들 긔 뉘 헤 낫니
3. (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을’은 화자의 쓸쓸한 모습을 두드러지게 하는군.
② ‘머뭇거리네’에서 삶의 방향감 상실을 읽을 수 있군
③ ‘술’을 통해 화자의 풍류적인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군.
④ 대구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황량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군.
⑤ 다양한 장면을 제시하여 화자의 외로운 처지를 강조하고 있군.
4. (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적 화자의 모습으로 적절한 것은?
① 늦은 밤에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
② 공후를 타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
③ 마당의 눈을 쓸쓸하게 쓸고 있는 모습
④ 병이 들어 의원의 진찰을 받고 있는 모습
⑤ 누각에 올라 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
5. 다음 <보기>의 밑줄 친 시어 가운데, ㉠과 기능이 가장 유사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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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 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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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머근 말 슬장 쟈 니, 눈믈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며, 情졍을 못다야 목이조차 몌여니 오뎐된 ⓐ鷄계聲셩의 은 엇디 돗던고. 어와, ⓑ虛허事로다. 이 님이 어 간고. 결의 니러 안자. ⓒ窓창을 열고 라보니 어엿븐 ⓓ그림재 날 조 이로다. 하리 싀여디여 ⓔ落낙月월이나 되야이셔 님 겨신 窓창 안 번드시 비최리라. 각시님 이야니와 구 비나 되쇼셔. - 정철, 속미인곡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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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 ② ⓑ ③ ⓒ ④ ⓓ ⑤ ⓔ
[정답]1.② 2.① 3.③ 4⑤ 5.⑤
1. [작품의 공통점 찾기]
[출제의도] 작품의 공통점을 찾는 문제이다.
[해설] (가)에는 ‘울어 예는 저 시내’, (나)에는 ‘외로운 기러기’, (다)에는 ‘밤 서리김의 기러기 우러 녤 제’에서 자연물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①은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있을 뿐 대상에 대한 정서를 표출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답은 ②.
2. [유사한 발상 찾기]
[출제의도] 발상의 유사성 파악하기
[해설] [A]는 자연물의 속성을 통해 화자의 태도를 드러내는 창작 방식이 나타나 있다. 이와 통할 수 있는 작품은 ①이다. ①은 <도산십이곡>으로서 청산과 유수의 ‘불변의 속성’을 통해 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정진’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②는 황진이의 시조로서 임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며, ③은 황희의 시조로서 전원 생활의 한가로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고, ④는 임금의 죽음을 애도하는 작품이며, ⑤는 성삼문의 시조로서 일편단심의 절개를 노래한 작품이다. 따라서 답은 ①이다.
3. [작품에 대한 적절한 감상 찾기]
[출제의도] 작품에 대한 적절한 감상을 찾는 문제이다.
[해설] ①은 잎이 떨어지는 ‘가을’이라는 계절과 화자의 쓸쓸한 모습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② 결구의 ‘머뭇거리네’는 저녁 무렵의 화자가 삶의 방향을 잃고 서 있는 화자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구절이다. ④는 ‘산’과 ‘강물’, ‘하늘’과 ‘대지’가 대구를 이루고 있다. ⑤는 ‘눈이 오는 상황’, ‘나그네의 처지’, 등의 장면 제시가 화자의 외로운 처지를 강조하고 있다. ③ (나)에는 ‘풍류적인 삶의 자세’를 드러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답은 ③.
4. [세부 장면의 적절성 파악하기]
[출제의도] 설정된 장면의 적절성을 파악할 수 잇는가를 묻는 문제이다.
[해설] ⑤의 장면은 ‘危樓(위루)에 혼자 올나 水晶簾(슈졍념) 거든말이, 東山(동산)의 이 나고, 北極(븍극)의 별이 뵈니, 님이신가 반기니, 눈믈이 절로 난다.’에서 구체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장면은 나타나 있지 않다. 답은 ⑤.
5. [시어의 기능 파악하기]
[출제의도] 다른 작품에서 동일한 시어의 기능을 찾는 문제이다.
[해설] ㉠‘범나븨’는 화자의 정서를 임에게 전달하는 매개 기능을 한다. 이와 같은 기능을 하는 시어는 <보기>에서 ‘낙월’이다. 따라서, 답은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