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一身)이 사쟈 이
一身(일신)이 사쟈 이 물 계워 못 견딀쐬.
『皮(피)ㅅ겨 튼 갈랑니 보리알 튼 슈통니 줄인니 니 벼록 굴근 벼록 강벼록 倭(왜)벼록 긔는 놈 는 놈에 琵琶(비파) 튼 빈대 삭기 使令(사령) 튼 등에아비 갈귀 샴의약이 셴 박희 눌은 박희 바금이 거절이 불이 죡한 목의 달리 기다 목의 야왼 목의 진 목의 글임애 록이 晝夜(주야)로 뷘 업시 물건이 쏘건이 건이 건이 甚(심)한 唐(당)빌리 예셔 얼여왜라.』
그 中(중)에 참아 못 견딜손 六月(유월) 伏(복) 더위예 쉬린가 노라. <해동가요>
[시어, 시구 풀이]
* 물 : 무는 것* 피(皮)ㅅ겨 : 돌피의 껍질* 갈랑니 : 작은 이
* 슈통니 : 살찐 이* 줄인니 : 굶주린 이
* 니 : 막 알에서 깨어난 이* 비파(琵琶)튼 : 비파같이 넙적한
* 사령(使令) : 관아에서 심부름하던 사람* 등에아비 : 등에
* 갈귀 : 각다귀(모기의 일종)* 샴의약이 : 사마귀. 미얀마재비
* 셴 박희 : 하얀 바퀴벌레* 놀은 박희 : 누런 바퀴벌레
* 글임에 : 그리마(절족 동물)* 물건이 : 물기도 하고
* 쏘건이 : 쏘기도 하고* 건이 : 빨기도 하고
* 건이 : 뜯기도 하고* 당(唐)빌리 : 당비루(피부병의 일종)
[전문 풀이]
이내 몸이 살아가고자 하니 무는 것이 많아 견디지 못하겠구나.
피의 껍질 같은 작은 이, 보리알같이 크고 살찐 이, 굶주린 이, 막 알에서 깨어난 이, 작은 벼룩, 굵은 벼룩, 강벼룩, 왜벼룩, 기어다니는 놈, 뛰는 놈에 비파같이 넙적한 빈대 새끼, 사령 같은 등에 각다귀, 사마귀, 하얀 바퀴벌레, 누런 바퀴벌레, 바구미, 고자리, 부리가 뾰족한 모기, 다리가 기다란 모기, 야윈 모기, 살찐 모기, 그리마, 뾰록이, 밤낮으로 쉴새없이 물기도 하고 쏘기도 하고 빨기도 하고 뜯기도 하고 심한 당비루 여기서 어렵도다.
그 중에서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은 오뉴월 복더위에 쉬파리인가 하노라.
[핵심 정리]
▶ 갈래 - 사설시조
▶ 성격 - 풍자적
▶ 표현 - 열거법
▶ 제재 - 물것
▶ 주제 - 세상살이의 어려움
▶ 짜임
초장 : ‘물’으로 인한 세상살이의 어려움
중장 : ‘물’의 종류 열거
종장 : 폐해가 가장 심한 ‘물’ 제시
▣ 작품 해설
사람을 괴롭히는 ‘물것’이 많아서 살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노래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물것’은 단순히 ‘사람이나 동물의 살을 물어 피를 빨아 먹는 벌레의 총칭’이라는 사전적 의미보다는 백성을 착취하는 온갖 부류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이 노래의 핵심은 백성들을 착취하는 무리들이 너무 많아서 고통을 견딜 수 없는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노래의 표현상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중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열거를 통한 다양한 예시를 들 수 있다. 사람을 괴롭히는 ‘물것’의 종류를 그렇게 많이 열거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것을 숨가쁘게 엮어 나가는 익살스런 말투가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사설시조가 아니고는 보여 줄 수 없는 묘미를 흠뻑 담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