宅(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작자 미상
宅(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져 쟝야, 네 황화 긔 무서시라 웨다. 사쟈.
外骨內肉(외골내육), 兩目(양목)이 上天(상천), 前行後行(전행 후행), 小(소)아리 八足(팔족) 大(대)아리 二足(이족), 淸醬(청장) 스슥 동난지이 사오.
쟝야, 하 거복이 웨지 말고 게젓이라 렴은.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
[시어, 시구 풀이]
․ 황화 : 잡화(雜貨). 팔려고 내놓은 물건․ 무서시라 : 무엇이라․ 웨다 : 외치느냐?
․ 외골내육(外骨內肉) : ‘게’를 일컬음. 겉은 딱딱하고 속은 연한 살이 있음을 비유
․ 소(小)아리 : 작은 다리. ‘아리’는 ‘다리’의 옛말
․ 청장(淸醬) : 진하지 않은 맑은 간장. 뱃속에 들어 있는 푸른 빛깔의 장
․ 스슥 : 게를 입에 넣고 씹을 때 나는 의성어 표현
․ 하 거복이 : 너무 거북하게
․ 쟝야, 하 거복이 웨지 말고 게젓이라 렴은. : 장수야, 너무 거북하게(너무 어렵게) 말하지 말고, 쉽게 게젓 사라고 하려무나. 장수가 어렵게 이야기하고 있음을 빈정거리고 있다.
[전문 풀이]
사람들이여, 동난젓 사오. 저 장수야, 네 물건 그 무엇이라 외치느냐? 사자.
밖은 단단하고 안은 물렁하며 두 눈은 위로 솟아 하늘을 향하고 앞뒤로 기는 작은 발 여덟 개 큰 발 두 개 푸른 장이 아스슥하는 동난젓 사오.
장수야, 그렇게 장황하게(거북하게) 말하지 말고 게젓이라 하려무나.
[핵심 정리]
․ 지은이 - 미상
․ 갈래 - 사설시조
․ 성격 - 풍자적
․ 표현 - 대화체, 돈호법
․ 제재 - 동난지이(게젓)
․ 주제 - 한학자들의 허세 풍자, 서민들의 상거래(商去來) 장면
▶ 작품 해설
시정(市井)의 장사꾼과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상거래(商去來)를 하면서 주고받는 이야기가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서민들의 생활 용어가 그대로 시어로 쓰이고 있다.
서민적 감정이 여과 없이 표출되어 있는 이 노래는 게 장수와의 대화를 통한 상거래의 내용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중장에서 ‘게’를 묘사한 대목은 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표현으로 사설시조의 미의식인 해학미(諧謔美) 내지는 희극미(喜劇美)를 느끼게 하며, ‘스슥’과 같은 감각적 표현은 한결 현실감을 더해 준다. 또한 종장에서 ‘쟝야, 하 거복이 웨지 말고 게젓이라 렴은.’이란 표현을 통해, ‘게젓’이란 쉬운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한자를 쓰는 데 대한 빈정거림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