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경전(尹知敬傳) -작자 미상
-원제(原題)는 국문(國文)인 《윤디경젼》으로 되어 있음-
● 작품 해제
이 작품은 중종조의 윤인경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주인공의 행적이 운인경의 행적과 일치하는 점이 많을 뿐 아니라 한문 필사본 ‘윤인경전’의 존재가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나라의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부당하게 부마로 간택하는 왕에게 완강히 저항하는 인물을 과감하게 표현하여 연애 소설의 소재 영역을 넓혔다는 점은 독창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기적인 서사 구조를 개연성 있는 허구로 바꾸는데 기여하였으며,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면서도 역사의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줄거리
중종 임금 시절에 윤현(尹鉉)이라는 재상(宰相)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셋째인 지경이 가장 뛰어났다. 그는 16세에 과거를 보아 진사가 되면서 그의 이름이 온 세상에 진동(振動)하고, 구혼하는 사람이 구름 모이듯 하였다.
그 해 여름에 전염병이 크게 돌자 윤공은 지경을 데리고 전염병을 피해 종매부 최참판의 집으로 옮겼다. 지경은 최참판의 재취(再娶)인 이부인의 소생 연화 소저(小姐)를 보고 반하게 된다. 지경이 부모를 통해 청혼을 하나, 최 참판은 이 부인으로부터 지경이 급제 후에 기생집에 출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혼을 거절한다. 그러나 지경과 연화의 극진한 사랑에 결국 부모가 혼인을 허락한다.
한편, 종실의 희안군(熹安君)이 윤공에게 청혼하였다가 거절당하자 앙갚음으로 왕을 움직여 중종의 총애를 받던 후궁 경빈 박씨의 소생인 연성옹주의 부마(駙馬)로 윤지경을 간택(揀擇)하도록 한다. 공교롭게도 지경과 연화가 혼인식을 거행하는 날 입궐하라는 교지가 내려진다.
이에 지경은 길석(吉席)에 나아가 연화와 합방을 한 후 즉시 궐내로 들어가 부마로 간택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 부당함을 강변한다. 왕은 윤공 부자를 하옥시키고 최공에게 파혼하라는 전지를 내린다.
지경은 왕의 뜻을 끝내 거절할 수 없어 옹주와 혼인을 했으나 첫날밤부터 옹주를 소박하고, 연화의 집에 밤낮으로 드나든다. 왕이 이 사실을 알고 노하자 최공은 윤공과 짜고 연화가 병으로 죽었다고 부고(訃告)를 최씨 집에 보낸다. 그러나 지경은 삼년상을 마칠 때까지 연화를 못 잊어 슬퍼한다. 이에 연화의 조카인 선중이 고모 연화의 생존 사실을 전해준다. 연화와 감격적인 상봉을 한 지경은 그 후 대궐 조회에도 참석하지 않고 연화의 거처에서 지낸다.
왕이 입궐하기를 재촉하자, 지경은 미친 척하면서 임금을 욕하고 권신(權臣)남곤과 심정 등이 조광조 일파를 모해한 기묘사화(己卯士禍)의 흉계를 폭로한다. 왕이 대로하여 지경을 충청도 대흥으로 귀양 보내고, 연화는 함경도 함흥으로 유배를 보낸다. 몇 년 뒤, 세자의 거처인 동궁에 죽은 쥐를 걸어두어 세자를 저주한 사건이 일어나, 왕은 주범으로 지목된 경빈을 처형하고 그 소생인 왕자와 연성옹주를 귀양 보낸다. 이어 왕은 윤직을 불러들여 부마 신분을 벗어나게 하고, 승지 벼슬을 제수하고, 연화의 귀양도 풀어준다. 윤지경은 임금께 사례한 후, 옹주가 흉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면 그 죄를 풀어 달라고 간청하나, 왕이 듣지를 않는다. 중종 임금이 승하(昇遐)하고, 세자인 인종(仁宗)이 즉위하게 되자, 동기간의 우애를 지키고자 옹주를 풀어준다. 지경은 옹주를 데려와 극진하게 대접하고, 연성옹주도 감격해 원한을 풀고, 연화도 옹주를 깍듯이 대접한다. 지경은 비로소 두 명의 부인과 화목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 핵심정리
▶작자 : 미상(未詳)
▶시대 배경 : 조선 중종조(中宗朝)
▶갈래 : 고전소설, 애정소설
▶성격 : 사실적, 비판적
▶시점 : 전지적 작가
▶배경 사건 : 기묘사화(己卯士禍), 중종 22년 작서지변(灼鼠之變) 사건, 가작인두지변(假作人頭之變) 사건 등 사실(史實) 제재(題材).
▶주제(主題) : 권세에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사랑의 힘. 불인(不仁)한 임금이자, 혼군(昏君)인 왕(王)에게 저항(抵抗)하는 선비의 대담한 사랑.
▶특징 : ① 우연성이나 전기성이 없이 사실적으로 서술됨. ②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허구화됨.
▶판본 : 국·한문 필사본.
● 등장인물
▶윤지경(尹知敬) : 재상(宰相) 윤현(尹鉉)의 3자(三子). 연성 옹주와 결혼하려는 임금의 말에 이미 혼인 약조가 되었음을 주장하며 당당하게 거절하다가 임금의 노여움을 사, 아버지와 함께 옥고를 치름. 결국 유배당하고 작서의 변으로 박씨 몰락 후 유배에서 풀려남. 후에 인종 즉위 후 개과천선한 연성 옹주와 사랑하는 연화 2처를 거느리고 좌의정까지 오르며 부귀공명을 누림.
▶연화(蓮花) 소저(小姐) : 참판 최흥일의 재취(再娶)인 이씨 부인의 소생녀. 용모 곱고 성정이 유순함. 윤지경이 청루(靑樓)에 다닌다는 소문 때문에 이부인이 윤지경의 모친의 청혼을 거절함. 후에 윤지경이 해명하고 연화 또한 그를 사모하여 부모님의 혼인 허락을 얻음.
▶연성 옹주(翁主) : 중종의 후궁 경빈(敬嬪) 박씨(朴氏)의 둘째딸. 포독(暴毒) 불인(不仁), 후에 작서의 변으로 귀빈 박씨(어머니) 몰락 후, 지난 날을 반성함. 연화가 자신에 대해 예의를 지키는 것에 감복하여 마음을 고쳐 먹음. 2남 2녀를 낳음.
▶희안군(熹安君) : 중종의 동생. 윤지경에게 구혼하였으나 거절당함. 그것에 노하여 주상에게 연성 옹주와 윤지경이 결친(結親)하도록 청함
● 윤디경젼의 가치(價値) 내지(乃至) 문학사적(文學史的) 의의(意義)
(1) 천편일률적이고 도식적(圖式的)인 기존 고전소설의 모습과는 차별성(差別性)이 있게, 제재(題材)를 역사적 배경에서 취(取)하는 등(等) 사실(史實)과 허구(虛構)를 적절히 절충(折衷)하고 배합(配合)하여, 작품의 사실적인 무게를 느끼게 하면서도 문학적 상상력을 효과적으로 구사(驅使)한 작품이다.
(2) 부마(駙馬) 지위(地位)의 영광(榮光)도 사양(辭讓)하고, 왕명(王命)의 부당(不當)함을 직간(直諫)하다가 투옥(投獄)과 유배(流配)를 거듭하는 주인공의 불굴(不屈)의 자세는 우리 나라고전소설사에서 초유(初有)의 일이다. 남원(南原) 고을 수령에게 저항하는 기생 춘향의 정절(貞節)을 주제(主題)로 다룬 《춘향전》과 궤(軌)를 같이 하면서도 강도(强度)가 한층 더 센 작품이다.
(3) 표독하고 불인(不仁)한 옹주(翁主)를 사랑할 수가 없고, 세자(世子)를 모해(謀害)하려는 경빈(敬嬪)을 장모(丈母)로 받들 수 없는 주인공 윤지경의 선견지명(先見之明)과, 장차 닥칠 궁중(宮中)의 권력쟁탈 암투에서 벗어나려고 고의로 미친 척하면서 왕을 비방(誹謗)하고 유배(流配)를 당하는 등(等) 주인공의 보신지계(保身之計) 역시 우리 고전소설에서 처음 보는 탁월한 복선(伏線) 장치(裝置)이다.
(4) 온갖 역경을 무릅쓰고 부모(父母)와 임금과 옹주(翁主)를 속여가며 연화 소저(蓮花小姐)와 은애(恩愛〓연애)하는 주인공의 대담(大膽)한 행동(行動), 그리고 유교적(儒敎的) · 가부장적(家父長的) 봉건사회(封建社會)에서 끝내 사랑을 쟁취(爭取)해 내는 모습도 분명히 다른 고전소설류(古典小說類)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차별성(差別性)이 뚜렷한 작품이다,
(5) 주인공 윤지경(尹知敬)이 월장(越牆)하여 연화(蓮花)와 동침(同寢)을 하고 새벽에 최씨(崔氏) 집을 나오다가 최공(崔公)의 아들에게 들켜 도적(盜賊)으로 몰려 묶이는 장면(場面)은 해학성(諧謔性)이 있는 플롯으로서, 독자(讀者)들의 흥미를 돋우고 있다.
(6) 연화의 거짓 죽음과 삼년상(三年喪)을 치르는 구성(構成)은 당시 소설치고는 아주 독창적(獨創的)이며, 죽었다는 연화(蓮花)를 못 잊어 삼년간(三年間) 방황하다가 최공(崔公) 손자의 기지(機智)로 다시 상봉(相逢)하기까지의 우여곡절(迂餘曲折)과 그 힘든 사랑의 역정(歷程) 서술(敍述) 또한 사실적(寫實的)으로 그렸으면서도 독자를 흥분하게 하는 참신성이 있어, 문학적으로 높이 평가(評價)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7) 당시 고전소설류(古典小說類)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우연성(偶然性)이나 전기적(傳奇的) 요소가 거의 없는 사실적(寫實的) 표현 또한 문학사적으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8) 중국 소설에 대한 모방성(模倣性)을 탈피하고, 중국을 배경(背景)으로 설정(設定)한 대부분의 고전소설들과 달리 우리 나라의 역사적 상황(狀況)을 작품 배경으로 빌렸으며, 춘향전(春香傳) 못지않게 독창적 구성(構成)과 문제성(問題性) 있는 주제(主題)를 제시한 참신성(斬新性)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출제목록
2006년 고2 6월 전국연합성취도 평가
윤지경전.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