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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전우치전(田禹治傳)

작성자공자|작성시간09.04.12|조회수7,518 목록 댓글 0

 

첨부파일 전우치전.hwp

전우치전(田禹治傳)

● 줄거리

[발단]

조선 초 송경(개성)의 숭인문 안에 전우치라는 신묘한 재주를 가진 선비가 있었는데, 신기한 재주를 지니고 있었으나 자신을 잘 감추어 남들이 알지 못했다. 이때 남방에는 해적들이 횡행하는 데다 흉년이 계속되어 비참했다.

[전개]

전우치는 백성들의 형편에 무관심한 문무백관들에게 분노하여 선관(仙官)으로 가장하여 조정에 나타나, 옥황상제가 지을 태화궁을 위해 황금 들보를 바치게 하여 이를 가지고 가 빈민을 구제한다.

[위기]

뒷날 전우치에게 속은 것을 안 국왕은 대로(大怒)하여 그를 엄벌하려고 전국에다 체포령을 내렸다. 전우치는 자기를 잡으러 온 포도청 병사들을 도술로써 물리친다. 그러나 국왕의 명을 어길 수 없어 병 속에 들어가 국왕 앞에 나타나니 전우치를 죽이려고 여러 방법을 썼으나 실패했다. 그리하여 정중히 나타나면 죄를 사하고 벼슬을 주겠다고 했으나 전우치는 나타나지 않았다.

[절정]

뒤늦게 조정에 들어가 선전관이 된 전우치는 자기를 얕보는 사람은 도술로써 곯려 주었다. 함경도 가달산 도적의 괴수 엄준을 잡아오니 왕이 크게 기뻐하기도 하였다. 이때 서호지방의 역모들을 잡아다가 문초하니 전우치를 시기하는 간신들이 그들을 매수하여 거짓으로 전우치의 음모라고 하게 하였다. 왕이 격노하여 전우치를 극형에 처하라고 했다. 전우치는 소원을 말해 왕 앞에서 그린 그림의 말을 타고 도망해 버렸다.

[결말]

도망쳐 나온 전우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족자 속의 미인을 불러 술과 안주를 가지고 오게 해서 재생들을 대접하기도 했다. 그 중에 족자를 사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 고가로 팔았는데, 그는 그 족자를 가지고 재미를 보려다가 도리어 봉변을 당하였다.

전우치는 서화담이 도학이 높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다. 그는 화담의 도술에 걸려 곤욕을 당하고는 화담의 제자가 되었다. 이후 그는 태백산으로 들어가 계속 선도를 닦았다.

 

● 핵심정리

▶시대 : 조선 후기

▶갈래 : 군담 소설. 영웅 소설. 사회 소설. 도술 소설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전우치의 의로운 행동(지방 관료의 부패 척결과 백성의 곤궁한 생활 구제)

▶특징 : 전우치라는 실제 인물을 소재로 함. 문헌 설화를 토대로 함. 사회 현실의 모순된 상황을 반영함. 이본(異本)에 따라 주제 의식에 많은 차이를 보임

▶등장인물 : 전우치 : 백성의 고통을 안타까워하고 관리들의 행태에 울분을 갖는 정의로운 인물의 성격(평면적 인물)

* 고전 소설의 등장인물은 일반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성격이 변하지 않는 평면적 인물임. 따라서 이 작품도 인물의 심리 변화의 양상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취하는 행동, 즉 사건의 전개가 중심을 이룸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군담 소설(軍談小說)로서 전우치(田愚治)의 의로움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전우치전'은 조선시대에 실재(實在)하였던 전우치라는 인물의 생애를 소재로 하여 쓴 소설인데 작자는 미상이다. 전우치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담양 사람으로 낙중(落中)에서 선비로 행세하다가 나중에는 송도에 숨어 버렸다는 설(說)이 있을 뿐이다.

이 작품은 실재하였던 전우치를 주인공으로 하여 쓴 소설이지만 그 도술행각을 그린 내용이 대단히 비현실적이며 초인적이고 황당무계하다. 그러나 작자는 당시의 부패한 정치와 당쟁을 풍자하고 그것을 흥미 본위의 표현 형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작품의 내용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전우치가 의협심을 발휘하여 지방 정치의 부패성을 시정하고, 백성의 곤궁한 생활을 구제하고자 자기의 도술을 사용하다가 나중에 서화담을 따라 태백산에 도를 닦고자 들어갔다는 이야기이다.

다분히 사회 혁명 사상을 고취하려고 기도(企圖)한 점 등에서 그 내용이 ‘홍길동전’의 그것과 매우 비슷한 데가 있다. 그래서 ‘홍길동전’과 ‘전우치전’의 작자는 같은 사람인 허균이 아닌가 하는 견해도 있다.

그 내용에 있어서 연대와 인물의 등장에 약간 통일성을 잃고 있는 경향이 있음은 이미 알아 둘 것이나, 전우치의 그 신묘한 도술과 가슴이 탁 트이도록 통쾌한 거사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손뼉을 치고 쾌재를 부르게 하며, 그 저변을 흐르는 작자의 의도에 어느덧 머리를 끄덕이게 해 준다.

한국 고대소설 중에서 ‘홍길동전’과 함께 도술을 소재로 삼은 작품 중의 대표작이라고 불러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다.

'전우치전'은 이본(異本)에 따라 주제 의식에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그런데 앞에 제시된 '신문관본'이 사회적인 성격을 가장 강하게 드러낸다. 주인공 전우치는 부정한 관리나 약한 자를 괴롭히는 무리들을 징벌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도와주는 의로운 행동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회 현실의 모순된 상황이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전우치가 비록 약한 자의 편에 서서 의로운 행동을 하고 지배 질서를 반역하는 영웅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지만, 이것이 사회 개조를 위한 적극적인 의지로 보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다. 도술이 장난이나 자기만족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이 곳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 전우치는 실제 인물

‘전우치전’은 작자를 모르는 작품으로 전우치의 도술 행각을 그린 소설이다. 우치의 도술 설화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는데, 역사적 인물 전우치를 전운치로 바꾸고 시대적 배경도 조선이 아닌 고려 말로 바꾸어 소설로 꾸며 내었다. 또 문헌 설화에서는 생략되거나 한두 편에 불과했던 도술 설화가 한글본으로 소설화되면서 온갖 도술을 행하는 짜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도 비현실적이고 초인간적이며 황당무계하여 현실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숙의 부인 최씨는 슬하에 자식이 없어 날마다 한숨으로 지내다가 태몽을 꾸고서 천상계에서 죄를 얻어 인간계로 떨어진 우치를 낳게 된다. 우치는 맹씨녀로 둔갑한 여우를 만나 구슬을 빼앗아 삼키고, 절에서 과부로 둔갑한 구미호에게 천서 3권을 빼앗은 후 도술을 부릴 수 있게 되었다.

궁궐에 간 우치는 고려왕을 속여 황금 들보를 바치게 하여 만민을 구제하다가 왕의 노여움을 산다. 우치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살인죄를 뒤집어 쓴 백발노인의 아들을 구해 주고, 남의 돼지 머리를 빼앗아 가는 관리를 혼내 주고, 잔치에서 교만한 자들과 창기들을 혼내 준다. 또 상을 당한 가난한 한자경에게 돈이 나오는 신비한 족자를 주어 구제하기도 한다. 우치의 도술로 골머리를 앓던 조정에서 우치를 달래기 위해 벼슬을 내린다는 방을 붙이자, 우치는 궁궐에 나타나 선전관을 제수받는다.

선전관들이 우치를 괴롭히자, 술자리를 열어 그들을 불러다 놓고 요술로 선전관의 부인들이 수청을 들게 함으로써 앙갚음한다. 그때 함경도 가달산에 도적 엄준의 무리가 날뛰었다. 관군들이 잡으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하자 우치가 나서서 엄준을 물리치고 그 무리들을 양민을 만들어 공을 세운다.

호서 지방에서 역모가 발각되었는데, 그 괴수가 우치라는 모함이 있었다. 임금이 친히 심문하는데 그림을 그려 그림 속의 나귀를 타고 달아난다. 그리고 나서 왕한테 자신을 참소하여 죽이려 한 왕연희를 구미호가 되게 하여 혼내 준다. 또 수절 과부 때문에 상사병을 앓는 친구에게 모습이 같은 여자를 데려다 주어 병을 낫게 해 주기도 한다.

이처럼 온갖 도술을 행하다 서화담을 찾아가 화담의 아우 용담과 도술 시합을 한다. 화담에 우치에게 재주만 믿고 세상에 다니면 반드시 화를 입을 것이라 하므로 화담과 태백산에 들어가 도을 닦으며 평생을 보냈다.

 

● 수많은 도술 이야기에 담긴 뜻

‘전우치전’에는 다른 고전 소설에서는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많은 도술 이야기들이 나온다. 몇 개만 예를 들면, 도술로 선전관이 되어 궁궐에 들어가 황금 들보를 바치게 하거나, 백사정 허참연에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선전관들의 부인을 수청들게 함으로써 선전관들을 망신시키기도 한다. 또 호서땅 역모 사건에 연루되어 잡히자, 그림 속의 나귀를 타고 도주하기도 하고, 상사병을 앓는 친구를 위해 수절 과부를 데려오다가 강림도령을 만나 제지당하고 모습이 같은 여자를 데려다 주어 친구의 병을 구하기도 하는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이러한 도술 설화들을 눈여겨보면 전우치가 도술을 과시하고 싶어함을 엿볼 수 있다. 보통 사람의 눈을 속일 수 있는 초능력의 힘을 빌어 사소한 일에도 도술을 휘두른다. 일종의 장난거리로 다른 사람 앞에서 과시를 하고 있다. 의협심에서 가난한 자나 약한 자를 돕기 위해 도술을 부리기도 하지만, 자기에게 피해를 주는 자에 대한 복수의 수단으로 도술을 사용하기도 하여 도인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홍길동인가, 전우치인가

‘전우치전’과 마찬가지로 도술 삽화가 나오는 ‘홍길동전’을 비교해 보면, 가난한 백성들을 구제하는 점, 나라로부터 벼슬을 얻기도 하는 점, 길동이 율도국에 가서 이상 국가를 세우듯이 우치도 서화담을 따라 태백산에 들어가 도를 닦는다는 결말 등 겉보기에 비슷한 점이 있다.

하지만 전우치에게서는 홍길동처럼 부조리한 사회 제도나 현실을 고쳐 보겠다는 의지와 그것을 이루기 위한 집단적인 행동을 찾아볼 수 없다. 그냥 기분이 내키는 대로 도술 행각을 일삼는다. 이는 전우치가 여우를 만나 구슬을 삼키고 구미호의 술수를 빼앗은 후로 도술을 부릴 수 있게 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여우로부터 얻은 것이기 때문에 정당한 도술이 될 수 없고, 사람을 홀리는 사술(邪術)일 수밖에 없다. 즉,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자들을 혼내 주는 선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몇몇 의로 행위도 지극히 주관적이거나 감정적이어서 그 행위의 결과 또 다른 한 편의 미움을 사는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도인 서화담이 우치가 이런 데서 벗어나도록 입산 수도를 권유하는 것이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전우치전’은 정치적 목적으로 사회를 비판하기보다는 쾌락적인 흥미를 위해 창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좀더 사회 의식에 투철하고 현실을 개조해 보겠다는 의지가 강렬하였다면 전우치가 세상사를 버리고 신선의 길을 찾는 결말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우치전’은 사회 소설이라기보다는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도술 소설이 해야 마땅할 것이다.

 

󰁶 생각해 볼 문제

1. 전우치가 도술을 얻게 된 경위와 전우치의 도술 행각은 어떤 관련이 있는가?

☞ 산에서 만난 여우의 구슬을 삼킴으로써 도술을 얻게 되었다. 교활한 동물인 여우로부터 얻은 도술이었기 때문에 사회 현실을 개혁하는 데 도술이 사용되기보다는 기분이 내키는 대로 자신의 개인적 만족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2. 도술 삽화가 나오는 ‘홍길동전’과 ‘전우치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전우치에게서는 홍길동처럼 부조리한 사회 제도나 현실을 고쳐 보겠다는 의지와 집단적인 행동을 찾아볼 수 없다. ‘전우치전’은 사회를 비판하려는 의도보다도 쾌락적인 흥미를 위하여 창작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하지만 홍길동전은 사회 현실을 고치기 위해서 활빈당을 만들어 활동하고, 이상 국가인 율도국을 세우는 등 훨씬 적극적으로 현실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3. 전우치와 홍길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말해 보자.

☞전우치의 행동은 언제나 개인적임에 반해서, 홍길동의 행동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사회적인 차원으로, 다시 국가적인 차원으로 확대된다. 따라서, 전우치는 무계획적이고 그때 그때의 마음 상태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는 즉자적인 인물임에 반해, 홍길동은 언제나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전우치가 강림 도령에 의해 비판받는 이유도 오직 개인적인 인정에만 이끌려 모든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전우치의 삶이 단순한 것은 전우치의 행동이 당시 민중들이 가지고 있는 단순한 선악 논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홍길동의 삶이 복잡한 것은 홍길동의 욕망이 어떤 식으로든 당시 사회의 여러 가지 모순들과 잘못된 제도의 틈 사이로 던져진 하나의 문제제기로 위치하였기 때문이다.

▲출제목록 : 2007년 9월 3학년 모의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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