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고전소설

김학공전-작자미상

작성자공자맘|작성시간09.06.16|조회수1,489 목록 댓글 0

 

첨부파일 김학공전.hwp

김학공전 -작자미상

앞부분의 줄거리 | 학공이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 집의 노속(奴屬)들이 자신들의 신분 해방을 위해 모반한다. 이 과정에서 어린 학공은 어머니와 헤어져 유랑하다가 어느 부잣집에 의탁하여 성장한다. 청년이 된 학공은 어느 섬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부자인 김동지의 딸 별선과 혼인하여 살게 된다. 그 섬에는 학공의 집에서 모반하고 도망했던 노속들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학공의 신분을 알고 죽이려 한다.

 

학공이 울며 하는 말이,

“명명(明明)하신 하느님은 굽어 살피소서. 가련하온 학공이 오늘 밤에 종의 손에 죽삽나이다. 이같이 죽사온들 뉘라서 불쌍타 하오리이까.”

하며 애통하니, 별선이 학공의 손을 잡고 왈,

“낭군은 너무 서러워 마옵소서. 어머님도 야속하고 야속하지. 그 말을 못 참아서 이 지경이 되었는가. 전생 차생 무슨 죄로 우리 둘이 만났는고. 임 없으면 나 못 살고 나 없으면 임 못 살지. 임 죽사오면 내가 어찌 살까.”

하며 서로 붙들고 슬피 우니, 눈물이 비 오듯 하는지라. 별선이 자탄(自歎)하는 말이,

“무슨 일로 우리 양인(兩人)이 연분을 맺어 나만 믿고 있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오늘 밤에 죽는 것이 모두 내 탓이라. 오직 내 몸으로 바꾸어 죽을 것이오니 낭군은 조금도 염려 마옵소서.”

하거늘, 학공이 하는 말이,

“죽음도 몫몫이라. 바꾼단 말이 무슨 말인고.”

별선이 하는 말이,

“내 말을 자세히 들으시옵소서. 만일 낭군이 죽사오면 부모의 원수를 뉘라서 갚사오리까. 이 몸으로 대신하여도 어두운 밤에 어찌 알리이까. 알 리가 없을 것이니 낭군은 의복을 바꾸어 입고, 낭군이 누웠던 자리에는 첩이 눕고, 첩이 누웠던 자리에는 낭군이 누워 있사오면, 침침하온 야삼경(夜三更)에 뉘라서 분별하리오. 낭군은 상투를 풀어 댕기를 드리고, 첩은 머리를 풀어 상투를 하오면, 저놈들이 어두운 밤에 상투를 잡아낼 것이니, 낭군은 봇짐을 끼고 머리를 산발하고, 먼 발치로 따라오며 여성(女聲)으로 울면서 물가에 섰으면, 그놈들이 첩의 신체를 물에 넣고 갈 것이니, 물가에 앉아 슬피 울면, 물 지키는 강원(江員)이 배를 타고 올 것이니, 외쳐 이르되 ‘나는 육지에서 이 섬 중으로 시집온 지 삼 년 만에 부친의 부음을 만나 가다가 배가 없어 못 가오니, 강원님 덕택으로 물을 건네 주시면 죽은 부친의 얼굴을 다시 뵙겠삽나이다.’ 하며 애걸하면 물을 건네 줄 것이니, 육지에 나가거든 공부를 힘써 하여 아무쪼록 입신양명(立身揚名)하여 부모의 원수를 갚사옵고, 첩의 원수도 갚아 주시옵소서.”

하고 슬피 울거늘,

“아무리 그러한들 내 몸을 위하여 그대를 죽이고 내 혼자 살아 무엇에 쓰리오. 하늘이 망하게 하옵시니 내가 죽는 것이 마땅하다.”

하니, 별선이 하는 말이,

“이 몸은 여자라 쓸데없사온즉 죽사온들 관계할 바 없사오나, 낭군은 천금귀체(千金貴體)를 아무쪼록 보존하와 원수를 갚으시옵소서. 첩의 죽은 고혼(孤魂)이라도 부디 잊지 마옵소서.”

하며 눈물을 흘리거늘, 학공이 별선의 우는 양을 보고 목이 메어 말을 못 하다가, 이윽고 진정하여 왈,

“천행으로 살아난들 그대를 죽이고 내 어찌 살리오. 차라리 한가지로 죽는 것이 마땅하다.”

하고 서로 붙들고 애통하니, 그 경상(景狀)은 차마 보지 못할러라.

별선이 대왈, / “낭군은 너무 서러워 마옵시고 바삐 길을 행하옵소서.”

할 즈음에 원촌(遠村)에 계명성(鷄鳴聲)이 들리거늘, 의복을 바꿔 입고 앉으락 누으락 좌불안석(坐不安席)하니, 그 경상(景狀)을 어찌 다 기록하리오.

별선이 왈, /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진가(眞假)를 알 수 없도다. 낭군은 천행으로 살아나시거든 미천한 첩을 생각하여 주시옵소서.” / 하며,

“이 설움을 뉘게 다 말할꼬.” / 하며 울기를 마지아니하다가 문을 열고 내다보니, 야색(夜色)이 창망(蒼茫)하여 원처(遠處)가 희미하고, 월색은 명랑하여 서산에 가까웠고, 은하수 구비는 중천에 비꼈는데, 창천(蒼天)에 외기러기 짝을 불러 슬피 울고, 남산에 소나무는 창경(鶬鶊) 없이 빛이 날까.

화촉동방(華燭洞房)에 마주 앉아 때를 기다리더니, 어느 덧 축시(丑時)가 되니, 학공은 여복을 입고 남두성(南斗星)을 향하여 누웠고, 별선은 남복을 입고 북두성을 향하여 누웠더니, 이놈들이 일시에 창검을 들고 들어와 살펴보니 각각 누웠거늘, 어루만져 상투를 잡아 끌어내니, 별선이 잡혀 나가는지라. 한 놈이 달려들어 칼로 찌르거늘, 별선이 여성(女聲)이 날까 하여 함구불언(緘口不言)하고 죽는지라.

그놈들이 죽은 신체를 폭포수 흐르는 물에 던지고 가거늘, 학공이 산발(散髮)을 하고 멀리 따라 여성으로 울고 가니, 그놈들이 하는 말이,

“너는 양반 서방을 좋아하여 그리 슬피 우느냐?”

하며 마저 죽이자 하거늘, 그 중에 한 놈이 왈,

“별선이야 살린들 어떠하랴. 저의 금슬이 중하여 우는 것이니 도리어 불쌍하다. 저야 죽든지 살든지 저 가는 대로 버려 두라.”

하거늘, 학공이 별선을 생각하여 무수히 통곡하고 강변을 바라고 행하더니, 일엽소선(一葉小船)이 떠오거늘 더욱 슬피우니 사공이 외쳐 왈,

“저 강변에 앉아 우는 여인은 무슨 연고(緣故)로 저다지 슬피 우느뇨.”

학공이 대왈,

“나는 육지에서 이 섬 중으로 시집을 왔더니, 부친 죽은 부음(訃音)이 온 지 삼 일이 되도록 배가 없어 건너가지 못 하옵더니, 마침 강원님을 만났사온즉 강원님은 배로 건네 주옵시면 죽은 부친 얼굴을 다시 보겠나이다.”

하며 애걸하니 강원 왈,

“그대는 육지에서 시집 왔으면 남편도 없느뇨?”

학공이 답왈,

“낭군은 흥리(興利)차로 강선(江船)간 지 오래 되어 오지 아니하매 저와 같이 오지 못하였나이다.”

하며 애걸하니, 강원이 그리 알고 배에 오르라 하더라. 학공이 반기며 봇짐을 가지고 배에 오르니, 난데없는 동풍이 대작(大作)하여 배의 빠르기가 살 같더라.

이 때 별선 어미가 딸 또한 한가지로 죽을까 하여 급히 좇아 나와 본즉 간 곳이 없는지라, 물에 빠져 죽었나 하여 물가에 나가 별선을 찾은들, 죽여 물에 넣은 별선이가 종적(蹤迹)이 있으리오. 한미가 강변에 앉아 땅을 두드려 일성(一聲) 통곡하며 이르는 말이,

“잔잉(殘仍)한 인생이야. 무남독녀 내 딸이 내외(內外)가 한가지로 죽었도다. 슬프다, 몹쓸 인생. 구차(苟且)히 살았다가 이런 말을 누설(漏泄)하여 아까운 인생 죽였으니 이내 몸이 살아 무엇할꼬. 슬프다, 내 팔자야. 누구를 한탄하리오.”

하고 울다가, 마지못하여 집으로 들어가니 동지 또한 한미를 원망하며 실성(失性) 체읍(涕泣)으로 세월을 허송(虛送)하더라.

이때 학공은 순풍을 만나 육지에 다다르니, 강원이 일러 왈,

“그대는 어서 망부(亡父)의 얼굴을 다시 보라.”

하니, 학공이 배에서 내려 강원에게 치사(致謝)하여 왈,

“강원님 덕택으로 망부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되오니 너무 감축(感祝)하외다.”

하고,

‘이제 육지에 나왔으니 의복을 갈아입고 가리라.’

하고, 봇짐을 펼쳐 놓고 보니, 의복과 팔진미(八珍味)를 많이 싸고, 또한 일봉서(一封書)를 넣었거늘, 즉시 뜯어보니 하였으되,

“슬프다. 부생모육(父生母育)한 은혜가 여산여해(如山如海)지음이요, 부창부수(夫唱婦隨)하여 삼종지도(三從之道)를 이뤘더니 조물이 시기하고 귀신이 작희(作戱)하여, 어제에 핀 꽃이 우연히 풍우(風雨)를 만나도다. 오복(五福)에 으뜸은 수(壽)라 하였거늘, 못 되어도 이 생밖에 또 있는고. 홍안(紅顔) 청춘에 무슨 죄로 이 세상을 이별하여 단불에 나비 몸이 되었는고. 우리 둘이 인연 맺어 금슬지락(琴瑟之樂)으로 지내다가, 원앙(鴛鴦)이 완전치 못하여 신정(新情)이 미흡(未洽)하며 꿈결같이 영별(永別)하니, 죽은 넋이라도 눈물겨워 어이할지. 이별이 많다한들 우리 이별같이 슬플소냐. 꿈일런가 생시일런가. 삼춘(三春)에 놀던 봉접(蜂蝶) 광풍(狂風)에 흩어졌도다. 어여쁜 나비가 꽃을 잃고 갈 곳이 전혀 없다. 고서에 일렀으되 고진감래(苦盡甘來)와 흥진비래(興盡悲來)라 하였으니 천지도 순환(循環)이요, 일월도 영측(盈仄)이라. 천금일신(千金一身)이 아무쪼록 귀히 되어 원수를 갚은 후에 첩의 고혼(孤魂)을 잊지 마옵소서. 첩은 죽은 고혼일지라도 낭군을 위하여 후세에 다시 만남을 바라나이다. 슬프다, 낭군은 혈혈단신(孑孑單身)이 어디 가 의탁(依託)하오며, 첩의 미미(微微)한 고혼은 뉘게 가 의지하오리까. 복중(腹中)의 슬픈 소원을 어찌 다 측량하오리까. 하올 말씀은 여산약해(如山若海)오나 지필(紙筆)을 대하오매 정신이 아득하고 눈물이 앞을 가려 이만 대강 기록하여 아뢰오니 부디 평안히 가옵소서. 첩은 이 길로 망종(亡終) 하직하나이다.” 하였더라.

학공이 편지를 다 보매 정신이 아득하여 눈물이 비 오듯 하는지라. 한 손은 편지를 들고 한 손은 땅을 치며 통곡하니, 산천초목이 다 슬퍼하는 듯하더라.

 

● 핵심 정리

▶ 작자 미상

▶ 갈래 : 고전소설. 영웅소설, 도덕소설.

▶ 배경 : 김동욱 본 제외하고는 대부분 조선을 배경으로 함

-시간적 배경 : 조선 숙종 대 / 중국 송나라(이본)

-공간 -강원도 홍천 부북면 서촌과 계도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서술자 개입이 드러남)

▶ 성격 : 권선징악적, 설화적

▶ 구성 : 순차적, 일대기적 구성. 복수형 플롯

▶ 문체 : ‘있으되, -이니, 이르되, -더라’ 등의 문어체 사용

▶ 표현 및 특징

① 신분제가 흔들리는 조선 후기의 시대적 배경을 잘 반영하고 있다.

② 운문체의 흔적이 나타나 있으며, 설화와 민요 등을 작품에 수용하고 있다.

③ 선인과 악인이 구분되어 있으며 영웅 소설의 기본 구조를 취하고 있다.

④ 중세문학에서 근대문학으로의 이행기의 시대적 현실과 당대인의 사고를 여실히 보여 주며 복수플롯을 창조하고 소설적으로 구현하였다.

⑤ 주노갈등을 통해서 노비들의 신분해방 욕구와 기존질서를 고수하려는 양반계층의 의 지가 잘 드러난다.

⑥ 주노갈등을 통해 효의 실천과 가문의 회복을 구현하고 있다.

⑦ 주노갈등을 통해 윤리적 규범 중의 하나인 열(烈)을 강조하고 있다. 별덕의 남편에 대한 무조건적인 자기희생은 그녀가 부활하도록 하는 입지를 마련해 주고 부활하여 신분적 제약을 넘어 정열왕후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조선 후기까지 여인들에게 요구되었던 열부(烈婦)의 모습이고, 작자가 독자들에게 준수하기를 요구 하는 윤리적 규범이다.

⑧ 주인과 노비사이에서 벌어지는 신분갈등을 소설에 수용하여 형상화함으로써 소설의 영 역을 확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전의 추노형 설화를 소설화하여 발전시켜 그 이후 에 창작된 <신계후전>,<탄금대>등에 영향을 주었다.

➈ 유교적 신분사회의 질서 회복, 유교적 가치관 및 윤리관으로의 복귀를 갈망하는 소설 이다. 작자는 학공의 복수를 통하여 노속들의 모반에 의한 신분의 해방은 용서할 수 없다는 태도를 드러내는 것을 볼 수 있다.

▶ 제재 : 노주(奴主) 간의 갈등과 악에 대한 징치(懲治)

▶ 주제 :

① 노주(奴主) 간의 갈등 대립과 주인을 배반한 노비에 대한 복수.

② 악(惡)의 징치와 도덕률의 회복.

③ 학공의 복수 및 별선과의 영원한 사랑 

▶ 구성

-출생 : 백일기도로 탄생. 고귀한 출생

-위기 : 노비의 모반과 도망

-구출 : 김동지를 만나 그의 딸과 결혼

-위기 : 신분이 탄로나 죽게 되나 별선의 도움으로 도망함.

-승리 : 입신양명하여 복수함. 어머니, 별선과의 재회

 

● 인물

* 김학공 : 주인공. 죽은 별선의 도움으로 장원급제를 하여 부임지로 가던 중 헤어졌던 어머니와 누이를 만나게 되며, 원수를 갚은 뒤 환생한 별선과 행복한 삶을 살다 신선이 되는 인물.

* 별선 : 김동지의 딸로 학공의 아내가 됨. 남자 복장을 하여 학공으로 가장 학공대신 바다에 던져짐. 학공을 살릴 계획을 스스로 짜서 자기가 희생함로써 학공을 돕는 적극적이면서 여필종부형인 인물.

* 박명선 : 주인 김낭청의 죽음을 계기로 학공 가족을 살해할 계획을 하는 등 악(惡)의 중심축인 계도로 도주한 김학공네 노비 무리의 우두머리

* 김태일(김낭청) : 학공의 아버지.

* 김동지 : 별선의 아버지.

 

줄거리

강주홍천 부북면에 김낭청이란 한 제상이 있었는데 소년 등과하였으나 벼슬에 뜻이 없어 고향에 돌아와 농업에 힘써 부유하게 살았다. 부인 최씨 사이에 자식이 없던 중 꿈에 한 백발 노인이 나타나 영보산 운수암에 올라 백일을 기도하면 태기가 있을 것이라 한다. 과연 태기가 있어 십삭만에 아들 학공을 얻고 다시 삼년만에 딸 미덕을 얻는다.

김낭청은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고 어린 아이들과 부인만이 남자 종인 박명석이 이들을 헤치고 재산을 빼앗고 속량하기를 계획한다. 여러 종들과 회의를 하던 중에 학공의 유모가 이 사실을 알고 부인에게 일러준다. 그러나 연약한 부인은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갈 수 없음을 깨닫고 유모와 상의하던 중에 땅속에 구덩이를 파서 학공을 숨기고 노비전답문서와 먹을 것을 넣어준다. 두 모자간의 슬픈 이별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와 부인이 살기를 포기하고 잠시 잠이 드는데 꿈속에서 한 백발 노인이 나타나 빨리 남으로 삼십리만 가면 살수 있다고 일러주고 부인은 꿈에서 깬다. 여종 춘심에게 학공을 부탁하고 미덕과 유모와 종 옥향을 데리고 함께 도망하여 한 배를 만나 오르게 되는데 빠르기가 살 같았다. 뒤늦게 쫓아온 적들이 금은보화를 탈취하고 부인과 아이들을 찾으나 길이 없어 계획대로 섬으로 떠나려 한다. 춘섬이 동산에서 이를 보고 학공을 구하여 집으로 가보니 이미 집은 불에 타 사라지고 어머님의 행방을 알 수 없어 길을 떠난다. 산속이나 길을 가다가 계속되는 어려움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도움을 준다. 한 여인을 만나 춘섬과 함께 가 보니 그 집 어른이 학공을 사랑하여 수양아들로 삼는데 십오세가 되던 해에 부모와 미덕의 원수를 갚기로 다짐하고 길을 떠나고자 한다.

이후 이름을 숨기고 한 배를 타는데 외딴 섬으로 들어간다. 김동지라는 사람의 눈에 띄어 그 집으로 들어가나 부인 한미의 구박이 심하여 학공은 서당으로 보내져 공부하게 된다. 비범한 인물로 자란 학공을 김동지는 자신의 외동딸 별선과 혼인시킨다. 결혼한 후에 학공은 노비전답문서를 들여다 보다 김동지에게 들키고 김동지는 그옛날 자신들이 죽였던 강주 흥천 부북면에 살던 김낭청의 아들이 학공임을 알고 딸 별선에게 상의한다. 마을에서 알게되어 별선의 꾀로 대신 별선이 죽고 학공은 살아난다.

경성의 한 집앞에서 싯귀 한자를 적어놓고 밥을 얻어먹다가 우연히 그 글을 본 제상이 학공보기를 원하여 데려가니 그는 아비의 친구였던 자로 학공의 비범함을 알고 수양자로 삼는다. 별선이 꿈에서 과거가 있으니 꼭 보기를 원하니 과연 학공은 장원급제한다. 꿈속에서 백발도사가 나타나 학공과 모친과 여동생을 만나도록 해준다. 후에 원수를 갚고 별선의 환생으로 행복하게 살다가 학공은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되었다.

 

감상의 길잡이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국문활자본. 신분제가 동요하던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노비가 모반해 주인의 아들을 죽을 고비에 몰아넣은 사건을 다루었다.

중국 송나라 때 재상의 아들로 태어난 김학공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누이와 함께 살아가는데, 어느 날 집안의 노복들이 그들을 죽이고 재산을 빼앗으려 했다. 학공의 어머니가 굴을 파서 노비·전답 문서와 학공을 숨겨놓고 딸과 함께 피난을 가자, 노복들은 집에 불을 지르고 계도(桂島)에 가서 마을을 이루고 산다. 학공은 우연히 계도에 들어갔다가 김동지의 딸 별선과 혼인하게 되는데, 모반하고 도망간 노복들이 그의 정체를 알고 죽이려 한다. 이 사실을 미리 안 별선은 자신이 학공으로 가장하여 대신 바다에 던져진다. 한편 여자로 변장하고 섬에서 탈출한 학공은 임감사의 딸과 혼인하며, 꿈에서 별선의 암시를 받고 과거에서 장원급제하여 강주자사가 된다. 그는 부임지로 가는 도중 헤어졌던 어머니와 누이를 만난다. 계도에 들어가 원수를 갚은 후 자기 대신 죽은 별선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데 물속에서 별선이 되살아 나오므로 별선과 함께 육지로 나온다. 학공은 두 부인과의 사이에서 아들·딸을 낳고 벼슬도 승상에 이르는 등 세상의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선계로 돌아간다.

지은이는 김학공이 모반한 노복들을 찾아 징벌하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함으로써 노주간(奴主間)의 갈등을 권선징악의 차원에서 처리했지만, 작품 곳곳에는 노비해방에 대한 시대적 흐름이나 민중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구조면에서는 영웅소설의 기본골격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전의 고전소설과는 달리 주인공을 돕는 초월적인 존재가 없고, 인간의 집념과 계획에 따라 복수가 이루어진다. 또한 이전의 고전소설에서 주인공의 적대자는 곧 나라의 역적이기도 했는데,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적대자는 학공 일가에게만 해를 끼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해조의 신소설 〈탄금대〉는 이 작품을 개작한 것이다.

〈김학공전〉은 주인을 배반한 노비를 찾아 복수함으로써 사건을 이끌어 가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대체로 영웅소설의 구조를 따르고 있으나, 초월적 힘을 지닌 조력자가 등장하지 않고 단지 학공의 집념과 계획에 의해 사건을 해결하며 군담(軍談)의 내용도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복수의 차원이 국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이 작품은 신분제도가 흔들리던 조선 후기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학공의 복수를 통해 볼 수 있듯이 모반에 의한 신분해방은 용납하지 않는다. 반면 옥향과 춘섬의 속량에서 보이는 것처럼 정당한 절차에 따른 신분해방은 지지하고 있다. 이는 봉건적 신분의식에 대한 온건한 비판의식을 표출하는 것이다. 또 대다수의 고전소설에서는 다처혼에 대한 여성의 부정적인 반응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김학공이 임소저와 혼인하자 죽은 김별선이 꿈에 나타나 원망하는 부분에서 이러한 금기를 깨뜨리고 있다. 〈김학공전〉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본과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본으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에는 결말부에서 가문을 회복하여 가문 회복에 대한 의식이 비교적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후자의 경우는 가족의 재회 부분이 없고 결말부가 대폭 축소되어 가문회복보다는 복수에 대한 강한 집착이 엿보인다. 이 작품은 문체면에서도 구어체나 잡가투의 운문 등을 많이 수용하고 있어 문장체소설의 문체와 차별을 두고 있다. 영창서관본이 ≪ 활자본 고전소설전집 ≫ 에 수록되어 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