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전(金圓傳) / 작가미상
■ 줄거리
천상에서 남두성이란 별이 옥황상제에게 죄를 지어, 그 벌로 지상으로 적강(謫降)된다. 천상으로부터 적강된 남두성은 김규의 아들로 태어나게 되는데, 그 생김새가 수박과 같은 형상이었기에 이름을 원(圓)이라 짓지만 김규 내외는 근심 걱정에 쌓이게 된다. 그러나 원은 10년 동안 고난을 겪은 후 보를 씌운 것이 벗겨지면서, 멋진 장부로 변신한다. 원은 천서(天書) 세 권을 읽고 지혜와 총명이 열리어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비상하였고, 또한 풍운조화의 신통술을 부리기까지 하였으므로 신인의 경지에 이르렀었다.
원이 재주를 시험하기 위해 창검과 궁시를 가지고 천마산에서 무술 연습을 익히고 있을 때 머리가 아홉이고 몸집이 집채 만한 괴물이 미인 셋을 등에 업고 가는 것을 보고 쫓아가 싸웠지만 세 여인을 구하지 못하고 상처를 입기만 하였다. 괴물은 원을 잡아 죽이겠다는 말을 하고 암굴로 들어가 버리자 원도 그 입구를 봐두고 돌아왔다.
조정에서는 대낮에 황제의 세 공주가 괴물에게 납치된 사실을 알고서는 이들을 구할 사람을 물색하던 중에 원이 출정하게 되었다. 원은 부원수 강문추를 데리고 괴물이 사라진 천마산 동굴로 들어가 세 공주를 구하여 지상으로 올려 보내고, 마지막으로 원이 굴 밖으로 나갈 차례였으나 지상에 있던 강문추가 원의 공을 시기하여 칡덩굴을 내려 보내지 않고, 그 굴을 막아 버려 동굴 속에 갇혀 버리게 된다.
원은 탈출하기 위해 굴속을 헤매다가 괴물에게 잡힌 용자를 구해주게 되어 용왕의 환대를 받고 용녀와 결혼하여 용의 부마가 되고 다시 인간세계로 나오는 행운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원은 귀향 도중 점주를 만나 용왕이 준 연적을 빼앗기고 피살된다. 용녀는 용궁으로 도망가서 용왕에게 고하고, 왕은 즉시 점주를 찾아 처형한 후, 시체를 찾아 금강초를 얹고 병수를 입에 넣어 원을 소생시킨다. 죽었던 김원은 다시 회생하고 용녀를 데리고 고국으로 돌아온 김원은 천자께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자 천자는 김원을 배신한 부하를 베어 죽이고 김원을 부마로 삼는다. 황제의 부마가 된 후, 형주후로 봉해져 행복한 생활을 누리다가 신선이 되어 등선하게 된다.
■ 이해와 감상
이 소설은 작가 미상으로 다양한 설화가 집대성되어 완성된 전기소설이다.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를 근간으로 하여 탈각설화, 변신설화, 재생설화, 용궁설화 등의 요소가 합쳐져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 영웅소설의 면모도 지니고 있어 주인공 김원이라는 인물의 영웅상을 부각하고 있기도 하다. / 공간적 배경은 인간 세계와 함께 비현실적 세계인 지하 세계와 바다 밑 용궁 세계가 함께 설정되어 있어 주인공의 행보에 따라 공간이 다양하게 전개되는 특징을 지닌다.
<김원전>은 <금령전>과 함께 '전기소설'의 유형 속에서 논의되어 왔다. 중국의 '전기'가 비현실적이요 비인간적이며 괴기하고도 몽환적인 내용과 신선의 세계, 천상의 세계, 용궁 세계 등을 그리고 있는데 <김원전> 역시 이런 세계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김원전>은 또한 영웅의 일대기를 충실히 그리면서 '김원'이라는 인물의 영웅성을 부각시키는 영웅소설이기도 하다.
또한 이 작품은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와 매우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우리 나라의 전래 설화로부터 파생된 작품이 아닌가 추론되기도 한다. .
■ 핵심정리
▪ 갈래 : 고전소설, 영웅소설, 적강소설, 전기소설(傳奇小說)
▪ 성격 : 전기적(傳奇的), 비현실적,
▪ 관련 설화 : 지하국 대적(괴물) 퇴치 설화
▪ 특징
① 탈각(脫殼)설화, 용궁설화, 재생설화 등 다양한 설화를 인용했다.
②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인물의 신기한 이야기, 극적인 전개
▪ 주제 : 지하국 아귀를 퇴치하고 공주를 구한 김원의 활약상
■ 생각할 문제
1. <김원전>은 인간 세계와는 다른 지하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위 내용에서 인간 세계와는 다른 지하 세계의 특징들을 나타내는 요소들을 지적해 봅시다. 또 이 요소들을 통해 어떤 신비로운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는지 밝혀 봅시다.
=> 김원은 공주를 구하기 위해 구멍으로 들어간다. 구멍이란 지상과 지하를 연결해 주는 유일한 통로이다. 구멍은 어둡고 습하다. 김원이 처음 지하 세계에서 만나는 것은 어두움과 축축한 분위기이다. 김원이 또한 만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이다. 즉 지하는 동굴과도 같은 통로로 되어 있다. 김원은 끝없이 더욱더 지독한 어두움을 향해 내려가야만 한다. 그리고 그는 이 과정에서 지하 세계의 적대자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얻는다. 물론 김원은 지상에서 천하 무적 영웅이지만 지하에서는 새로운 싸움의 방식을 터득해야만 한다. 지하는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돌과 풀과 곤충과 짐승들뿐이다. 문명이 없는 세계에서의 삶은 오직 스스로 헤쳐 나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2. 김원은 머리가 아홉 달린 괴물을 죽입니다. 그런데 죽이는 과정에서 김원이 하는 역할은 다른 영웅 소설들에서처럼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이는 머리가 아홉 달린 괴물의 힘과 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괴물을 죽이는 유일한 방법은 인간의 지혜임을 일깨웁니다. 그렇다면 영웅의 영웅성은 어디서 확인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 <김원전>의 특징은 김원이 지하 세계에서 별다른 영웅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머리가 아홉달린 괴물을 죽이는 과정에서는 단지 여자들에게 명령만을 내릴뿐이다. 만약 여자들이 진작부터 꾀를 내었다면 김원이 오지 않더라도 괴물을 죽일 수도 있었다고 추측해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여자들이 괴물을 죽일 수 있었던 이유는 김원이 그녀들의 뒤에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기무언의 존재로부터 힘을 얻어 괴물을 죽일 수 있었다. 김원이 오기전에 그녀들은 괴물을 죽일 수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김원의 능력은 지하 세계에서 지상 세계로 나갈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은 없다. 즉 김원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환경을 제압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가지지는 못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괴물을 죽이고 다시 지상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김원은 정의로움을 신봉하며 범인과는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나타낸다.
3. <김원전>에서 확인되는 전기 소설적 요소를 밝히고 그 특징을 논의해 봅시다.
=> 전기 소설은 비인간적이며 괴기하고도 몽환적인 내용과 신선의 세계, 천상의 세계, 용궁 세계 등을 그린다. <김원전>, <금령전> 등의 소설은 전기 소설적 요소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
전기 소설은 서사적 전개 뿐만 아니라 그 문체에 있어서도 주목받는데 창작자는 소설 내용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전개 시켜 나가는 여러 가지 특징적인 문체를 다듬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전기 소설은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그 영향력이 약해졌고 단지 다른 고전 소설에 한 모티프나 요소로만 자리잡고 있다. <김원전>에는 지하와 바다 밑이라는 신비로운 장소가 설정된다. 그 공간은 근본적으로 인간 세계와는 분리되어 있지만 또한 완전히 인간 세계와 고립적인 공간이 아니라 언제든지 서로 넘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 김원은 배필을 지하 세계와 용귱에서 만나게 된다. 그에게 이 공간들은 배후자를 찾는 공간이면서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앞부분의 줄거리] 수박의 형상을 하고 김규의 아들로 태어난 김원은 열 살이 되도록 허물을 벗지 못하였다. /어느 날 선관이 나타나 원의 허물을 벗겨 주고 김원은 뛰어난 능력을 지닌 남자의 모습으로 변한다./ 이때 마침 대명국의 세 공주가 아귀에게 붙잡혀 가게 된다.
상(上)이 원을 보시니 신장이 구 척이요, 곰의 등에 이리의 허리요, 잔나비의 팔이었다. 용모가 당당하고 심중에 천지조화를 품었으니, 과연 영웅호걸이오 세상의 기남자(奇男子)였다.
상이 한 번 보고 정신이 황홀하여 승상에게 말하기를,
“경이 저런 뛰어난 아들을 두었으니 경의 덕이오 짐의 복이로다.”
하시고 원의 손을 잡고 물으시되,
“네가 아귀를 보았다 하니 자초지종을 자세히 고하라.” 세 공주를 납치해 시녀로 거느리고 지하세계에 사는 괴물
원이 아뢰기를,
아뢰기를 다하매, 상이 크게 놀라고 격분하시어, 지상세계와 지하세계를 이어주는 공간
“장하다 이 말이여. 짐은 장졸(將卒) 5천여 명으로도 당하지 못하여 장수 하나를 죽이고 만조제신을 죽일 뻔하였는데, 너는 단독 일신으로 아귀를 물리쳤으니 고금에 없는 장수로다. 너를 두었으니 어찌 천하사를 걱정하며 공주 찾기를 근심하리오? 너는 힘을 다하여 공주를 찾아 천륜을 온전하게 하라.”
상이 매우 기뻐하며 만조백관(滿朝百官)을 통명전에 모으고 김원으로 천하병마도총독을 삼으시니 승상 부자가 감히 사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략 부분의 줄거리] 김원은 군졸을 거느리고 철마산에 이르러 부장 강문추에게 군졸을 맡긴 후, 자신은 아귀가 들어간 지혈 안으로 줄을 멘 둥우리를 타고 들어간다. 아귀가 사는 지하 세계에 도착한 김원은 그곳에서 붙잡혀 있는 공주를 만나게 되어 공주와 함께 아귀의 궁궐 안으로 잠입한다.
원수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되,
‘이놈을 세상에 머물러 두면 천하에 큰 근심이 되리라.’
백계(百計)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깨달아 공주께 아뢰기를,
“독한 술을 많이 빚어 좋은 안주를 장만하여야 계교를 베풀리이다.”
세 공주가 여러 여자를 데리고 약속을 정한 후에, 십여 일이 지나매 원수가 여러 여자를 청하여 여차여차하게 계교를 갖추고 기다리라고 하였다.
【이때 아귀가 칼에 상한 대가리가 거의 다 나으니, 모든 시녀를 불러 말하기를,
“내 병이 조금 나았으니 4, 5일 후 세상에 나가 남두성을 잡아 죽여 내 분함을 풀리라. 너희는 나를 위하여 마음을 위로하라.”
여자들이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각각 호주(胡酒)와 성찬(盛饌)을 가지고 권하기를,
“대왕의 상처가 나으시면 첩 등의 복인가 하나이다. 수이 차도를 얻사오면 남두성 잡기야 어찌 근심하리오? 주찬을 대령하였사오니 다 드셔서 첩 등의 우러르는 마음을 즐겁게 하소서.”
아귀가 이 말을 듣고 술을 가져오라 하거늘, 여러 여자가 일시에 한 그릇씩 드리니, 아홉 입으로 권하는 대로 먹으니 그 수를 알 수 없었다. 술이 반쯤 취하매 여러 여자가 거짓으로 위로하여 말하기를,→구밀복검(口蜜腹劍)
“장군은 잠깐 잠을 청하여 아픔을 잊으소서.”
아귀가 여자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잠을 자려 하였다. 막내 공주가 아귀 곁에 앉아 말하기를,
“보검을 놓고 잠을 자소서. 취중에 보검을 한 번 휘둘러서 치면 잔명이 죄 없이 상할까 하나이다.”】아귀를 안심시키기 위한 여자들의 거짓 대응
아귀가 말하기를,
“장수가 잠을 자나 칼을 어찌 손에서 놓으리오마는 혹 실수함이 있을까 하노니, 그 말이 고이하지 않으니 받아 머리맡에 세워 두라.”
하고 칼을 주었다. 아귀가 계략에 넘어감
공주가 칼을 놓고 아귀가 잠들기를 기다렸다. 아귀가 깊이 잠들었거늘, 비수를 가지고 협실로 나와 원수에게 잠들었음을 이르고 함께 후원에 이르러 큰 기둥을 가리키고 말하기를,
“원수의 칼로 저 기둥을 쳐 보소서.”
원수가 즉시 비수를 들어 기둥을 치니 기둥이 반쯤 부러졌다. 공주가 크게 놀라서 말하기를,
“만일 그 칼을 썼더라면 성사도 못하고 도리어 큰 화가 미칠 뻔하였습니다.”
원수의 비수로서는 아귀의 목을 베기 어려워 도리어 화를 당한 뻔함
아귀가 쓰던 비수로 기둥을 치니 썩은 풀이 베어지는 듯하였다.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공주와 함께 아귀가 자는 방에 이르러 문을 가만히 열고 들어가 공주에게 말하기를,
“매운재를 준비하였다가 아귀의 아홉 머리를 다 베어 내치거든 즉시 재를 온몸에 뿌리소서.” 아귀의 소생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소재
약속을 정하고 비수를 메고,
“아귀야!”
하고 큰 소리로 불렀다. 아귀가 잠을 미처 깨지 못하여 기지개 켤 때 자세히 보니 온몸에 비늘이 돋혀 있었다. 아귀가 잠을 깨지 못함을 보고 칼을 들어 아홉 머리를 치니 아귀의 아홉 머리가 일시에 떨어졌다. 여러 여자가 일시에 재를 끼치니 아귀인들 어찌하리오? 머리
서술자의 개입
없는 등신이 일어나며 대들보를 받으니 대들보가 부러졌다. 아귀가 한 식경이나 난동을 부리다가 거꾸러지거늘, 공주 등이 아귀가 죽었음을 보고 분분하게 치하하였다. →공주와 협력하여 아귀를 퇴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