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
가슴에 불꽃 하나
감추었다.
키 큰 버드나무 가지 끝을
스치던 바람이
불꽃으로 되었다.
세모꼴 이파리 위로
반짝거리며 내리던
햇빛이
불꽃으로 되었다.
한 개비 한 개비로 나뉜
버드나무의 깨끗한 속살.
큰 키로 서서
놀빛 속에서 찾아낸
맵고 뜨거운 불씨.
성냥 불꽃 속을 들여다보면
둑길 위에 서 있는
한 그루 버드나무가 떠오른다.
이상교 동시집『우리 집 귀뚜라미』 (1988년 첫 동시집 그림을 새로 그려, 국민서관에서 2019년 재발간)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