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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행운과 복(福)의 상징 복어회(복漁膾) 20220303

작성자CAN|작성시간22.03.06|조회수296 목록 댓글 0

                                                     행운(幸運)과 복(福)의 상징
 
모처럼 청량리역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 단골 횟집으로 들어선다. 수시로 찾는 곳이다. 항상 친절하고 가격도 우리들 수준에 딱 맞춤이다. 지난번에 먹으려던 줄돔은 보이지를 않는다. 복어가 수족관에서 배를 불럭이며 꼬리를 흔들며 입맛을 당기고 있다. 겨울에 제철인 복어이지만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고급스런 요리에 속한다. " 복어 한 마리를 회와 지리로 부탁해요 "세명의 주객(酒客)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터지는 합창이다. 가격은 물으나 마나 비쌀 것이라는 생각도 동의하는 순간이다.  
 
복어의 '복'자는 한글로 행운과 복을 상징하며 번영을 기원할 수 있다.
 
복어는 위(胃)에는 팽창낭(膨脹囊)이 있어 물이나 공기를 들여마셔 배를 크게 팽창시킬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놀라거나 적의 공격을 받으면 배를 불룩하게 팽창시킨다. 낚시나 그물에 걸려 물위로 올라오면 배를 잔뜩 부풀리는 돼지 같다고 하돈(河豚)이라고 한다.  동의보감에는 "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毒)이 있다. 허(虛)한 것을 보(補)하고 습(濕)한 기운을 없애며 허리와 다리의 병을 치료하고 치질을 낫게 한다"고 소개한다. " 맛은 좋지만 제대로 손질하지 않고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 살에는 독이 없으나 난소와 간과 알에는 독이 많기 때문에 간과 알, 등뼈 속의 검은 피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고 위험성을 정확하게 지적한다. 복어 독(fugu toxin)은 주로 난소나 간에 함유되어 있는 독소이다. 독성분은 테트로도톡신(tetrodo toxin, TTX)으로 호흡마비, 근육이완, 감각마비, 구토, 신경절 차단작용 등의 작용을 한다. 복어 한 마리에 물 서말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기도 한다.
 
복어는 Methionine과 Taurine 같은 황아미노산의 함량이 높다. 간의 해독작용을 강화하고 숙취의 원인인 Acetaldehyde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주객들의 숙취 해소 음식으로 사랑을 받는 것이다. 제약회사에 근무할 당시인 30대 초반에 첫 복요리를 접한다. 사우(社友)들과 쏘맥을 거나하게 들이킨 다음날이다. 서울 중구 구청 건너편에 있는 복요리 전문집이다. 시원한 복지리를 한사발을 들이킨 것이 첫 대면이다. 담백하면서도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다. 그 이후로 술에 쩔으면 생각나는 음식이다. 복어회에 대한 느낌은 타종 횟요리보다 지갑을 털어야 한다는 느낌을 받곤한다. 영동대교 남단의 리베라호텔 근처의 복요리 전문집도 추억이 새롭다.
 
복은 다른 생선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탱탱하기 때문에 복어회를 두껍게 썰면 고무를 씹는 것처럼 질겨져 맛이 떨어진다.  복어의 살은 백옥같이 희고 맑으며 투명한 광채가 나고 맛은 담담하면서도 싱겁지 않아 천하일품이다.
오늘의 이곳에 복어회도 역시 얇게 썰어 흰접시에 하나 가득이다. 쫄깃하고 약간 단맛을 풍기며 젓가락이 바쁘게 오가고 있다. 곁들여 나온 미나리 줄기에 복어 껍질도 회맛에 못지 않다. 몇십년만에 마주 앉은 복어이었던가. 기억에도 잊은지 오래이다. 짜릿한 쏘주 한잔에 눈가에는 눈물방울이 입가에는 환희의 웃음이 가득하다. 복지리에다 흰쌀밥 한공기를 섞어서 끓인다. 복어의 맛에 구수한 밥맛이 간과 위장에는 주독(酒毒)을 해독시키고 있는 느낌이렸다.
 
" 복어회는 간장에다 와사비를 넣고  찍어 먹어야 맛있는 거야 " 한국말도 제대로 모르고 있는 녀석의 한마디이다. 카이당 와사비 조다이등등을 수시로 뱉어내고 있다. 한국말도 제대로 모르고 있는 녀석의 한마디이다. 술자리에서 언제나 먹는 음식에 대한 자신만의 취향을 강조하고 있다.  " 와사비가 도대체 무슨 뜻이냐, " 맏형님이라 자칭 타칭 부르고 있는 앞자리 지기(知己)의 항변이다.

 

10대 청소년기에 함께 한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동기들이다. 80세 나이를 넘나드는 백년지기라고 할 수 있지 않는가. 동기회든 산행 후에도 회식은 필수불가결한 자리이다. 서로 건주가를 부르며 들이키는 술잔에 우정이 넘친다. 거듭되는 술잔에 Alcohol 혈중농도는 극에 달하고 대화의 목청 소리는 굉음(轟音)에 가깝다.  천정에  매달린 형광등이 깜빡이고 주탁(酒卓)도 흔들리고 있다.  발언의 순서도 주제도 없다. 각자의 생각대로 고집불통의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입에서 튕겨져 나오는 음식 찌꺼기가 주탁에 나열된 안주 음식에 도배가 되기도 하리라.  의견이 충돌되는 녀석들은 눈알을 부라리며 쌍나발을 불기도 한다. 술맛 좋게 마시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어드메로 갔는가. 주위 여타 손객들의 불편과 불만은 생각 밖이다. 잠시 잠깐 멋적은 순간도 흐른다. 큰 소리로 부딫치고 떠들어도 언제나 돌아오는 것은 " 깔~깔~까아알 ~ 키득~ 키득 ~" 웃음뿐이다.

 

앞으로 29년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세월이 기다리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지기(知己)들만의 불문율(不文律, An unwritten law)로 Manner이며 Know how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우리들만의 불문율은 다음과 같이 나열해 본다.

1) 회식장소는 우리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2)안주음식은 각자의 접시나 그릇에 담기로 한다. 3)각자의 술병과 술잔도 자기 혼자만의 것만을 사용한다. 4)주거니 받거니는 지난 날의 추억이다. 5)상대방에게 이러쿵 저러쿵 음식을 권유하거나 자신의 수저로 집어 주지도 말자. 6)입안에 음식을 먹으면서 대화도 금물이다. 7)상대방이 발언중에는 끝날 때까지 경청하며 들어주자. 8)서로 발언이 부딫치는 순간도 없앤다. 9)목소리는 평상시 Tone으로 조용 조용히 발언을 하자.  10)바로 옆 좌석에 잠들어 있는 어린 손주를 생각함도 좋지 않는가. 결론은 즐거움으로 출발한 만남의 시작을 환한 웃음과 아쉬움으로 헤여짐도 좋으리다. 10대 청소년 시절은 언제나 끝이려는지 알 수가 없다. 
 
복지리의 지리(ちり,티리 치리 찌리)는 일본어에 속하는 단어이다. 한국어에 적합한 발음이 없다. 저들만의 ちり이다. 지리(ちり)는 생선을 냄비에 채소 두부등을 넣고 끓여서 초간장에 찍어 먹는 음식을 뜻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지리라는 음식은 대구나 복어를 넣고 채소 두부등을 넣어  짜지 않고 맵지 않게 담백하게 끓인 국물 음식이다.  순수한 우리 한국말로 맑은탕 또는 싱건탕이라고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예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지리라는 음식 단어에 대한 생각이다.
 
계산서에는 예상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부담없이 기분 좋게 즐기며 마시고 웃고 떠들은 주탁(酒卓)이다.
 
" 다음에는 처제와 마누라도 함께 데리고 와야겠어요 잘 부탁합니다 " 친구녀석의 한마디가 횟감 STAFF의 함박 웃음으로 답을 하고 있다. 
 
복어는 그 종류가 많아서 참복과에 속하는 종류만 하더라도 검복·졸복·까치복·황복·흰점복등 10여가지 이상이다. 철갑상어 알(caviar)과 송로버섯(truffle), 거위의 간(foie gras)와 함께 세계 4대 진미식품의 하나로 꼽힐 만큼 그 맛이 뛰어나다.
 
송로버섯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송이버섯과 비교가 될까. 바람 소리와 이슬만 먹고 자라는 송이버섯이 얼마나 좋은지 “송이가 자라는 곳은 시집간 딸에게도 안 가르쳐준다”는 옛말까지 있다.

그렇다면 서양인들은 어떤 버섯을 좋아했을까? 
떡갈나무 숲에서 자라는 송로버섯을  진흙 덩어리처럼 생겨 찾기가 어렵다. 페로몬 냄새 때문인지  사랑의 묘약으로 여겨서 연인들을 위한 요리에 자주 등장한다.

나라와 시대에 따라, 또 먹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어떤 버섯을 더 좋아하는지는 차이가 있다. 한 가지 공통점은 동서양 모두 버섯을 신(神)이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이다. 버섯을 먹으며 신이 된 기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복어는 신(神)이 찾지 않는 생물이라고 치부해도 좋다. 인간에게는 삶의 행운(幸運)을 선사하는 복(福)이 아닐까.  다음에도 역시 복어회와 복지리가 아닌 복어 맑은탕 아니면 싱건탕으로 ONE SHOT이 기다려진다.
 
 
                                    2022년 3월 3일   무   무   최  정  남
 
 - https://photos.app.goo.gl/QESLJojP7wWp13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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