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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거기 놓여 있었어 / 이종민(2022)

작성자gentle|작성시간26.06.15|조회수4 목록 댓글 0

이별이 거기 놓여 있었어 / 이종민(2022)

 

고마웠어 너는 안녕을 말하고
도무지 난 믿어지지 않아
조금 웃었어
세상 모든 건 그대로인 채
우리만 멈췄어
어쩌면 난 그게 제일 아픈가 봐
너 없이도 그냥 살던 대로
살면 된 단 거
다 아무렇지 않게 없던 일처럼
어떻게 그럴까
이별이 가만히 거기 놓여 있었어
겨우겨우 눈을 뜬 멍한 아침 위에
즐겨 신던 신발 위에
매일 걷던 거리 위에
나아질까 너의 말처럼 언젠가
하루만큼 너도 기울까
사랑했던 내 마음 구석구석에
추억이 사진처럼 남아 있었어
말을 하고 해야 할 일을 챙기고
엇비슷한 시간들 속으로 나를 숨기다
또 니가 생각나면 보고 싶으면
아프고 반가워
이별이 조용히 거기 놓여 있었어
집에 돌아오는 길 내 발걸음 위에
길모퉁이 한 구석에
낡고 텅 빈 화분 위에
편해질까 내 바람처럼 그렇게
계절이 또 지나가듯이
너의 기억 그 오랜 순간들마다
이별이 새것처럼 놓여 있었어
괜찮을 리가 없잖아 너 없이도
얼마나 오래 나는 널 또 견뎌야할까
나아질까 너의 말처럼 언젠가
하루만큼 너도 기울까
사랑했던 그 오랜 순간들마다
이별이 새것처럼 놓여 있었어
이별이 내 맘 거기 놓여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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