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연가 - 이해인
가르쳐 주시지 않아도
처음부터 알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향해 날으는
한 마리의 순한 나비 인것을
가볍게 춤추는 나에게도
슬픔의 노란 가루가
남 몰래 묻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눈멀 듯 부신 햇살에
차라리 날개를 접고 싶은
황홀한 은총으로 살아온 나날
빛나는 하늘이
훨훨 날으는
나의 것임을 알았습니다
행복은 가난한 마음임을
가르치는
풀잎들의 합창
수 없는 들꽃에게 웃음 가르치며
나는 조용히 타 버릴
당신의 나비 입니다
부디 꿈꾸며 살게 해 주십시요
버려진 꽃들을 잊지 않게 하십시요.
들릴 듯 말 듯한 나의 숨결은
당신께 바쳐지는
무언의 기도
당신을 향한
맨 처음의 사랑
불망의 나비입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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