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이 반쪽끼리 만나
사랑 반 미움 반으로 사는 동안
무수한 비를 만나고 그 빗소리를
듣습니다
여기까지 걸어온 발자욱소리처럼
창밖엔 반나절이나 비가 내리고
밀려오는 것은 그리움 반 외로움
반입니다
내리는 저 비를 바라보며
반이라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언 나도 인생의 반을 꼬박 산듯
싶은데
내 무게의 반을 덜어 준 사람
그만큼 덜어주지 못한 아쉬움과
후회가
절반의 가슴으로 쓸쓸히 비가 되어
내립니다
높은 곳, 더 높은 곳을 향하는
우리에게
비는 잔잔하게 침묵의 가슴을 열고
멀고도 넓은 그 어디까지 닿기 위해
천천히, 자그마치 낮게 흐른다는
비가 전하는 말
젖은 바람으로 스치우는 저음의
빗소리
흠씬 뜨거운 눈물이 한줄기 빗물
같습니다
아름다움으로 반을 채우고
사랑하므로 반을 채우고
사람다움으로 반을 채워도
다 채우지 못하는
나머지 반이라는 숫자의
그리움과 외로움
떠나는 그날까지
운명처럼 남겨질 우리의
숙제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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