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결제結制 (10월 14일)
결제를 하루 앞둔 날이다.
결제란 안거가 시작되는 날을 말한다.
안거란 일년 네 철 중에서
여름과 겨울철에 산문(절) 출입을 금하고 수도에 전력함을 말한다.
하안거는 음력 4월 15일에 시작되어 7월 15일에 끝나고
동안거는 10월 15일에 시작되어 다음해 1월 15일에 끝나는데
이 때 쓰이는 용어가 해제다.
흔히 여름과 겨울은 공부철이라 하고 봄과 가을은 산(散)철이라 하는데,
공부철에는 출입이 엄금되고 산철에는 출입이 자유롭다.
그래서 결제를 위한 준비는 산철에 미리 해야 한다.
선방 생활과 병영 생활은 피상적인 면에서 극히 유사한 점이 많다.
출진을 앞둔 임전태세의 점검이 무인(武人)의 소치라면
결제에 임하기 위한 제반 준비는 선객이 할 일이다.
선방에 입방하면 침식을 제공받지만
의류나 그밖의 필수품은 자담(自擔)이다.
월동을 위한 개인 장비의 점검이 행해진다.
개인 장비라야 의류와 세면도구, 및 권의 불서(佛書) 등일 뿐이다.
바랑을 열고 내의와 양말 등속을 꺼내어 보수하면 끝난다.
삭발을 하고 목욕을 마치면 물(物)적인 것은 점검이 완료된다.
오후에 바람이 일더니 해질녘부터는 눈발이 날렸다.
첫눈이어서 정감이 다사롭다.
오늘도 선객이 여러 분 당도했다.
어둠이 짙어갔다.
결제를 앞두고 좌선에 든 스님들은
동안거에 임할 마음의 준비를 마지막 점검해 본다.
밖은 초설(初雪)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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