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느님. 땅거미 질 때의 평화와 아름다움이 한창인 6월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이지만 땅거미를 마주할 수 있는 잠깐의 여유가 숨통을 트이게 합니다.
요즘 미디어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면 커다란 세상 변화의 한가운데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역사의 변곡점, 특이점이라고 말하던 그 변화의 지점이 지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는 말처럼 시간 앞에서 모든 것이 변합니다. 그러나 변화의 물결 속에서 때론 멀미하듯 허우적거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우생마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고사성어입니다. 급류에서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다가 지쳐 죽는 반면, 소는 물살을 거스리지 않고 물살에 몸을 맡겨 서서히 뭍으로 빠져 나와서 산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소처럼 살아야 할지 말처럼 살아야 할지 도무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주님. 비록 죽음에 이르는 말이지만 때론 거스를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죽지 않고 살아난 소지만 시류에 편승하며 쓸데없이 허우적거리지 않게 인도해 주십시오.
올해는 76년 만에 '슈퍼 엘니뇨'가 온다고 떠들썩합니다. 극단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역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이 될 거라고 경고합니다. 문명의 변곡점과 더불어 환경의 급변이 우리의 삶을 한층 어렵게 하고 있지만 서로의 삶을 보듬어가는 관계 안에서 헤쳐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텃밭에 가면 날마다 먹을 것이 자라나는 걸 통해 풍요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목사님이 심어놓은 활짝 핀 낮 달맞이꽃을 볼 수 있습니다. 땅거미질 때 그곳에 가면 아름다운 풍요를 만날 수 있을 테지요.
환경주일을 맞아서 산황산 기도를 덧붙여야겠습니다. 지방선거로 한숨 돌리게 되었지만, 산황산이 온전히 살아남아서 시민들이 삶의 터전을 지켜낸 본보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무엇보다 이를 지켜내기 위해 애쓴 이들의 남다른 수고가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캐나다에서 여행 중인 집사님들 떠날 때는 설레임으로 가득했지만 분명히 지금쯤 '집에 가고 싶다, 집 떠나면 고생이다'라는 진리를 되새기고 있을 테지요. 그런데 집에 와도 별 볼 일 없으니 그곳에 집중해서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시기를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병마와 싸우는 교우들이 있습니다. 항상 마음의 평안이 있게 도와주시고, 교우들과 관계 안에서 웃음이 넘쳐나길 기도합니다. 그 어떤 변화가 닥치더라도 삶의 한 가운데서 함께하시는 변하지 않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