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으로 남겨진 인연 / 구본국
문패 없는 대문 앞에서
오랫동안 서성인다
저녁노을 그림자 질 때부터
하루의 끝을 지나 동틀 때까지
제야의 종소리 멀리서 들려오는데
아무런 대답 없는 엇갈린 사랑
들어가지도, 돌아서지도 못한 채
자정을 넘고 있는 슬픈 언약
마음의 창문 열고 글을 쓰다 보면,
처음 만난 그날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다시 건너올 수 없는 줄 알지만
그때 그 자리에서 그대를 찾는다
다 이루지 못한 슬픈 인연
여백으로 남겨진 마지막 사랑
긴 기다림, 가슴에 박힌 빈 시간
대문 앞에 가만히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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