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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신춘문예 - 최고 입맛 '싱싱냉장고'

작성자짝재기양말|작성시간05.03.27|조회수135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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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신춘문예 - 최고 입맛 '싱싱냉장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05-03-18/짝재기양말

 

 

2005 신춘문예당선작 7개중 6개를 봤다.

 

예년에 비해 양이 많아지고 품질 또한 좋아졌다.

양적으로 상당히 확장된 꾸러미를 한꺼번에 릴레이로 연속 공연한다.

잡아먹는 시간은 오후 3시부터 밤 11시경까지 8시간..

 

며칠 안 하는 날짜라 그런가~ 관객은 또한 왜 그리도 많은지..

월욜 끝 날을 잡아서 봤는데 연극쟁이들까지 합세하니 보조석까지 미어터졌다.

미어터지는 여자화장실.. 중간에 김밥 까먹는 배고픈 진풍경들..

 

날짜 좀 늘려서 서너 개씩 묶어서 공연하지.. 문젠 돈일 터다.

 

6개 중에 드라마틱한 요소가 잘 묻어있으면서

어찌될지 어디로 튈지 모르게 suspense가 짱짱한 작품이 2개 있다.

 

★김숙종 作 박장렬 연출 <싱싱 냉장고>

★김수정 作 박정희 연출 <청혼하려다 죽음을 강요당한 사내>

 

둘 다 앳된 얼굴의 여자작가 작품이기에 놀라움이다.

변화무쌍한 상상력에 저돌적 筆력이 장난 아니며 전개가 당차고 야멸 차다.

평범하면서 특별나고 사실성 있는 소재의 참신한 발굴로서..

 

 

<아일랜드 행 소포> 작가 '이 오'의 소감한마디처럼..

'죽을 때까지 미치도록 쓰겠습니다.'는 종이컵작가가 아닌 투지를 바래본다.

소설보다 돈이 안 되는 웃기는 문예후진국에 희곡작가로서..

 

 

--- 신춘문예 3라운드 <싱싱 냉장고>

 

무대에는 거창한 냉장고가 주인공처럼 서 있다.

선희(지 은)란 여자는 냉장고란 물건을 섬기고 춘범이란 남자를 섬긴다.

 

여기서 잠깐, '지 은'이란 배우는 극단 反(반) 대표선수다.

극단 반에서 올리는 연극에 최다 단골출연 한 전과 있는 배우의 매력이 있다.

진짜 순하고 떼가 안 묻은 純眞無垢(순진무구) 역할도 단골..

 

선희란 여잔 밥하고 요리하고 뜨개질하는 일편단심 민들레다.

 

요즘 세상에 천연기념물로 보호할 멸종위기 생물로서

독하고 똑똑하고 명민해야 잘 나가는 요즘 세상에 암 컷도 아닌 암컷이다.

춘범이란 남잔 고시생 탈을 쓴 거머리로 패륜껄렁이 늑대다.

이런 춘범을 선희는 몸 바쳐 돈 바쳐 뜨개질로 옷 바쳐 고시패스를 위해 봉사한다.

선희에게 유일하고 절친한 친구 미진이 있는데 춘범 정체를 안다.

 

미진은 춘범이 나쁘고 밉지만 자기께 아니니 강요나 할 뿐~

웃기고자빠진 관계정리하고 지방으로 내려가자 하나 끄덕 안 하는 선희 똥고집.

일편단심 천연기념물이란 바위에 계란 치기만 해대는 미진이다.

 

사는 꼴이 한심하고 개 같아 항상 불만이 충만한 미진,

애인고시패스라는 망상에 희망을 품고 평화로운 선희.

 

여기에 춘범의 고시동기친구란 깡패 같은 동식이 나온다.

춘범은 동식의 깔따구(빠굴애인)를 꼬셔 톡 낀 친구 아닌 원수라 찾아온 거다.

동식은 춘범 행방을 선희에게 다그치고 날뛰며 다 때려부순다.

 

이 과정에서 무참하게 얻어터지고 망가지는 선희.

뜨개질로 떠준 옷 입고 바람 핀다는 춘범 정체를 밝혀줘도 끄떡없는 선희.

춘범이랑 선희가 첨 어케 만나 관계발전 했는지도 밝힌다.

 

기막히게 어이없을 정도로 파격적 장면으로 충격파를 던져주는데..

 

극은 미진이 마지막으로 왔다가고.. 춘범이 또 오고..

선희가 받은 돈 챙긴 춘범은 미진이 남긴 수면제 약통을 영양제로 보고..

또한 끝으로 동식이 왔다간 뒤 결말의 충격을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들락거리는 출입문이 엎어지는 해프닝..

객석은 연극내용과 상관없이 깜짝 놀라 요동치더니 배꼽을 잡고 뒤집어진다.

바로 앞절 2라운드 연극 <매일 메일(E-mail) 기다리는 남자>도

문이 그렇지만 초인종 달린 열리는 문 없는 어설픈 자동문으로 세운 게 사고를 친 것.

사는 집 문이 무너져도 일편단심 천연기념물은 잔털 하나 끄떡없다.

 

엎어진 문을 밟고 들어오던 동식은 문을 철거해 세우고..

추적점검 차 들어와 둘러보다 발견한 탁자에 먹이를 먹다 선희가 뱉는 한마디,

一片丹心(일편단심)-純眞無垢에 외마디로 쿡 터지는 리얼리티..

 

입안 가득 먹이파편이 射(사)광선을 타고 초속 40m 속도로 내뱉어진다.

실감 찬란하게.. 영화가 죽어도 흉내 못 낼 매력이다.

 

폭발적 폭소폭탄은 요 부분에서 최고폭발성능을 발휘했다.

 

연극의 마지막 장면은 純眞無垢의 무서운 집착으로

고립 정체된 존재의 끄떡없음으로 킥킥거렸던 코믹들을 조용히 잠재운다.

선희는 애인을 섬기는 바보가 아닌 명민함의 고수였던 것.

 

냉장고 문을 열고 거기에 꼬부라져 수면영양으로

얼어죽어 잠재운 춘범을 담담히 지켜보면서 평범하게 독백을 한다.

 

--- 자신이 사는 법,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 자신을 견디고 이기는 법..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위에, 뛰고 날고 할 필요도 없는

식물성의 냉정함을 냉장고만을 섬기며 보여준다 - 엄마자살 유산으로..

 

묘하게 활력충전을 도모해주는.. 활기충천을 다스리는.. 생명력이 팔팔하다.

양식화 된.. 태만한 연극의 고정관념을 조롱하는 기법이다.

 

 

6개 맛본 신춘문예당선 메뉴 중 이게 젤 맛깔이 난다.

작가 김숙종, 극단 反 대표 겸 연출 박장렬에게 힘찬 박수갈채를 보낸다.

부디 앙코르 때림으로 여러 관객들에게 선뵈길 바래본다.

 

http://www.otr.co.kr/column_board/index.htm?lsi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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