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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인지.. 독인지.. 약인지.. 아카시아~ - 아카시아, 독 나무인가 꿀 나무인가?

작성자짝재기양말|작성시간04.05.13|조회수2,660 목록 댓글 3

 

아카시아, 독 나무인가 꿀 나무인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04-05-10/짝재기양말

 

 

아카시아 꽃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이맘때면 남산 일대에 달콤하고 아스라한 향기가 진동한다.

 

어렸을 적 난 남산에서 아카시아 꽃을 따먹은 전과가 많다.

아이보리 화이트의 포도송이 같은 꽃들 따먹으며 따사로운 5월의 날씨도 즐겨먹었다.

동무들이랑 아카시아 잎 따기 시합하며 이마빡 때려먹기도 했고..

 

 

 

조금 커서 교복차림일 때는 아카시아 껌을 딱딱거리며 씹어댔고..

 

 

 

Acacia..

정확한 명찰은 Robinia Pseudoacacia(아카시나무)이다.

 

 

이 나무가 울 나라에 첨 선뵌 것은 1891년 상해에서

일본인 사키끼가 인천에 공원수용으로 묘목을 도입해 심은 것이 최초라고..

그 후 이 나무는 이 땅 널리 파란10000장한 삶을 박아왔다.

 

나무 자체로도 나무 명찰로도 말썽이 많은 나무다.

보통 '아카시아' 또는 '아까시아'라 하지 '아카시'나 '아까시'나무라 안 한다.

한때는 "아가씨나무"가 좋겠다는 훌륭한 의견도 있었다.

 

가시가 아가씨 이미지하곤 영 상판이 달라 깨개갱 했다고..

'아카시'는 '악! 가시'란 소뿔을 닮은 가시에서 유래됐다는 믿어달란 소식통도 있다.

나도 아카시나무 좋아하다 가시에 찔린 전과가 여러 번 있다.

 

 

 

역사의 오류에서 생겨난 편견과 오해 문제지 명찰이 뭐 중요한가~

 

아카시는 유독 한국에서 인간의 휘둘림을 많이 받았다.

천진만만.. 동심과 농심을 사로잡기도 했지만 때론 퇴출대상에 잘라내기 일쑤였다.

남산에 아카시도 애국가 '남산에 소나무~♪'에 밀려 잘려갔다.

 

 이파리 하나 없는 한겨울 산기슭에서 으스스한 북풍 몰아치는 밤.

 

20m가 넘는 키(7층 빌딩높이)에 거무틱틱한 줄기와 가지..

미친년 머리 쥐어 뜯어 논 듯 산발한 몰골로 제멋대로 뻗어나간 흉측스런 가지들..

가까이 가보면 가지마다 장미 쪽팔리게 날 세운 섬뜩한 가시들..

 

 

무덤 주변에 을씨년스런 아카시 나무는 그 가지만큼이나

땅속에서 그 억센 뿌리는 시신의 관을 관통하고 송장을 칭칭 감아 목을 조르고 있다.

썩어 가는 시체를 분해하며 엑키스를 남김없이 빨아대는 거다.

 

'사람고기 맛있는 건 알아 가지고..' 人肉吸食(인육흡식)의 怪樹(괴수)라고..

 

조상님을 섬기는 우리네 풍속에 죽은 조상 작살나 있는

무덤의 그런 몰골을 본다면 아카시를 '악마의 나무'로 보는 건 당근일 테다.

무덤 주변에 소나무와 함께 관으로 만들어 넣은 소나무관을

아카시아 뿌리가 꿰뚫어 작살내는 점을 들어 어진 소나무는 더 섬기는 반면 억센 아카시는

 경멸의 대상으로 간주 몽땅 토막 난도질 했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거무스름한 밑둥으로 죽은 것 같으나 봄이되면 새순이 나온다.

 

줄기 맨 아래 밑둥까지 싹 잘라내도 그 옆에서 돋아나기에

밑둥까지 싹 흔적 없이 작살 내놔도 이 괴수는 뻗어나간 뿌리마다에서 새순이 돋아난다.

그 지독한 생명력에는 물귀신도 불사신도 명함을 못 내밀 정도라..

 

자연스런 통기를 방해함으로 무덤 내부 수분을 증가시켜

시신이 물에 잠기게 하는 따위 묘지 관리에 있어 최대의 해악을 끼치는 난공불락으로,

아카시는 천벌 받아 마땅한 '귀신나무'로 자리매김 해나갔다.

 

모기에게 물려도 '재수 없게 흡혈귀에게 당했다~'는데

신성의 대상을 아작 내논 걸 봤을 때 얼마나 길길이 날뛰며 생 지랄600을 쳐댔겠는가~

'아카시 나무 근처에 묻으면 날 두 번 죽이는 거예요~'처럼..

 

 

 

아카시는 이런 신성모독 죄라는 罪目(죄목)을 받아 

조상의 목을 죄는 罪木(죄목)이 되어 罪樹(죄수)로 낙인찍힌다음 도끼로 찍혔다.

'깡패나무'.. '산을 버리는 나무'.. '흙을 망치는 나무로'..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의 낭만과는 정반대로 사실이 괴리된 현실이다.

 

전쟁으로 초토화된 민둥산 일색이던 건조하고 척박한 땅을

옥토로 일구는 '개척수'로서, 폐광촌 산림환경을 잽싸게 원상복구 하는 '녹화수'이자

꽃, 가지, 줄기, 뿌리, 열매까지 몽땅 쓸데가 많은 '경제수'인데..

 

심젼 영화까지 아카시아를 으시시한 나무로 보여줬다.

은행나무.. 영화가 나와 인기를 끄니 '아카시아'라는 영화까지 나와 설친 것.

영화가 어떨까라는 예감의 견적이 뻔하게도 담박에 드러난

이런 허접질이나 일삼는 잡스런 영화는 '돈줄게 봐도..' 매달려도 절대로 거들떠보지 않는다.

감독이라는 똘마니시키 대갈빡에 뭐가 들었는지 약간 궁금할 뿐이다.

 

 

 

여고괴담 하나로 어쩌다 히트 치니 잘난 척 빈곤한 딸딸이로 쪼다600을 친,

가만 있으면 2등이라도 한다는 걸 모르는 아덜 짓거리였다.

 

우쨌건, 이 땅에서 아카시아 만큼은 푸대접, 천대, 멸시받는 品木일 뿐이다.

 

딴 나라 어디에도 나무 갖고 차별하는 꼴은 없을 텐데..

유럽국가 중 우리랑 기후 풍토가 비슷한 헝가리에선 무지 후한대접을 받는다.

헝가리는 나라 형편이 아직 헝그리한 지경이라 그런가 본데.. 

 

아카시가 國木으로 그 나라 전체 나무 중 17%나 된다고..

목재비중이 높고 수분재의 함량이 낮아 열량 높고 연소율 좋은 바람직한 수종이라

아카시아 목재 칩을 대량생산해 특수 고안된 보일러용으로 쓴단다.

일제 때 어쩌다 한국에 들어와서 터 잡고 살다가 홀대 당하는 울 나라 형편과는 정반대 입장이다.

꿀 나무로 제대로 알아모시는 헝가리.. 독인지 약인지 헷갈리는 한국이고.

 

 

 

자, 지금부터는.. 그런 괴리를 바로잡을 시점이다.

나부터도 오만과 편견으로 생각했었던 아카시의 진실을 밝히는 바다.

 

 '아카시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 마지막 선물!'이란다.

 

좀 전 잠깐, 해악의 정반대로 수혜에 대해 언급했지만..

옥토개척은 아카시 뿌리에만 특유하게 기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의 작용으로,

땅속 모든 식충들 생장에 필수 요소인 땅속 질소를 고정시킨다.

건조하고 척박하고 피폐해진 땅에 생명을 불어넣고 비옥하게 만드는 선구자적 앞잡이인 거다.

 옆으로 퍼져나가는 뿌리는 물리적으로 산사태 위험을 불끈 움켜잡는다.

 

사방개척사업에서 필수 불가결한 버팀목이 아카시인 것.

아카시끼리 어울린 군락의 꼴은 딴 나무들 범접하지 못하게 막는 말썽꾸러기 같다.

대나무도, 메타 세콰이어도, 뭉치는 군락의 지혜로운 나무들..

 

 

아카시아 주변에 딴 나무가 못 자란다고? 좆 뜯어먹는..

무식덩이 생구라로 남산에 가보면 아카시 주변에 딴 나무들 다 잘 자란다.

워낙 억센 생장번식력과 저항력 자생력을 갖고있는 나무라

연약한고로 인간이 돌봐줘야 자라는 마마보이나무는 그 근처에서 병신 되기 딱 알맞다.

허약한 건 도태시키라는 약육강식 법칙을 선발 성토하는 나무다.

 

토양을 산성화시킨다는.. 좆 뜯어먹는 생구라도..

조금 전, 질소를 잡아두는 뿌리혹박테리아 진실을 묵살 헛소릴 핑핑 날린다.

장기간 산성비 내린 토양이 산성화 되는 걸 막아준다.

 

증거는 대기오염지옥 울산에서 버텼고 태백정선 폐광촌에서

녹화수로서 승리했으며 메탄 발생이 넘 농도가 징해 어떤 딴 나무도 버티지 못한 서울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에서 유1하게 뿌리내려 공해방지 그린피스나무가 됐다.

 

 

산성화 촉진 공해는커녕 불철주야 건강한 생태환경을 지키는 지킴木인데..

 

어여쁜 이름과는 정반대로 억센 몰골의 아카시는

그 단단한 목질 겨루기에 있어 참나무 느티나무 벚나무에 절대 꿀리지 않는다.

워낙 견고하고 안 썩기 땜시롱 인삼밭 '지주목'으로 썼고..

 

철길 까는 침목으로, 나무에 못 대신 박는 나무못으로,

동양수레바퀴 서양마차바퀴로, 소달구지 가릿대 목으로, 물레방아 돌림 빵으로,

맥주오크통으로, 차량 상판으로, 선박 선단 지지목으로 쓴다.

 

 

학교와 주택용 마루판과 외부의 계단재료로도.. 가구재료로도 쓰고..

 

어렸을 적 나도 꽃을 즐겨먹었지만 보릿고개시절엔

아카시 잎을 따서 팔면 돈벌이가 된다고 그걸 업으로 삼는 인간도 있었다.

토끼가 최고로 좋아하는 먹이가 아카시 나뭇잎이기 때문에

사료 먹이로 팔기 위해 방과 후에는 아카시 잎을 따는 일이 하루일과가 된 적도 많았단다. 

하여간, 아카시나무 종자는 '숲속의 식당'이란 말에 딱 들어맞는다.

 

그리하야 또한 '꿀' 하면 단연 아카시를 최고의 꿀나무로 친다.

 

연간 1000억 원 가량 되는 울 나라 꿀 시장에서

아까시는 꿀의 황제로 꿀 채취의 세계를 평정하는 주인공 노릇을 한다.

한국산 아카시 꿀의 가치는 세계적으로 알아준다고..

 

 

 

하긴, 꽃잎부터 달짝지근한 맛이 있으니 꽃술 따 먹는

벌의 미각이야~ 어떨까.. 그 핵심은 이미 유전자 염기서열에 각인되어 있을 거다.

금산, 칠곡, 의성 주민 대부분은 아카시아 꿀로 먹고 산다고..

 

 

 

순전 자연산 나무에서 순전 자연산 벌에 의해 자동적으로..

하우스재배니, 양식배양이니, 축산사육이니, 유전자조작이니, 복제 거시기가 웃기는 것.

꿀도 기막힌데 아카시 추출물로 향수가 만들어짐은 또한 당근이다.

 

버릴 것이 하나 없는 경제수종인 아카시나무를 베어 버리는

빈곤한 궁민 주제에 부자나라 선진국 타령하는 몰골은 암만봐도 아이러니한 코메디다.

아카시는 이렇듯 쓰레기나무 아닌 줄줄이 돈 되는 돈방석 나무다.

 

이 땅의 모든 생물은 멘델의 유전법칙 나오기 전부터 알고 살았다.

 

  

 

꽃향기 진동하는 5월 푸르름에 아카시나무로 떠드는 건

소나무만 감싸는 국수주의에서 탈피해 아카시까지 사랑해 주자는 포용력 품은 포효다.

인간이 내품는 쓰레기는 넘치지만 자연생태계는 쓰레기가 없다.

 

산림청장 해먹은 전과가 있는 인간의 잘난 방이지만 - 올바르고 틀림없는 말이다.

'숲에 잡목은 없다 봅니다. 다만 가꾸지 않은 나무만 있을 뿐~'

 

 

http://blog.naver.com/jjag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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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일산비둘기 | 작성시간 04.05.11 아 글쿠나! 다시 한번 읽어보고 아카시아에 대한 편견을 버려? 꽃향기 은은하죠. 아카시아 숲 오솔길 걷구싶다. 그녀랑
  • 작성자짝재기양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5.11 우리가 '미오' 할 '자연'이 어디있겠냐 마는 나무 미오하는 민족을 보면 '만물의 영장'이란 착각을 넘 심허게하는 것 같애. 소행성을 안 맞아봐서 그러나~ 정신없는 민족, 빡통이 그케 만들어 놨으니.. 근데 잠깐 여기서 그녀는 누굴까~
  • 작성자짝재기양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5.12 http://211.178.9.99/cgi-bin/xdownload.cgi?downpath=jjagida/online/akasia2.jpg (2시간 동안 속 썩인 아카시아 사진 - 만일, 또 없어질 걸 대비 해 예비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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