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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장이 아버지/ 이상교

작성자조수옥|작성시간26.06.11|조회수31 목록 댓글 0

챙장이 아버지

 

 

펄럭펄럭

함석을 말아

동그랗게 홈통을 만들고

물받이를 고인다.

아버지 손이

 

사다리를 괴고

해에 더 가까이

해님 턱 밑까지

차양을 해 다는

우리 아버지.

 

아버지 손에

가위가

햇볕을 잘라 낸다.

반짝 빛을 잃고

함석 오가리만큼

햇볕이

바닥에 내려와 눕는다.

 

해님에 사위는

풍롯불을 피워

납 녹인 물을

인두에 질러

함석을 접으면

 

아,

내가 침 발라

종이를 접듯

반듯한 금이 선다.

 

아버지 이마에서

흐른 땀물이

홈통을 흐르는

생각을 떨어내자.

 

사다리 맨 꼭대기에

서서

차양을 해 다는

우리 아버지.

아버지 머리 위에는

차양이 없다.

 

* 1974년 12월 "월간문학" 제14회 동시 신인상 당선작

 

심사 : 이원수, 김요섭

심사평 

  <챙장이 아버지>는 챙을 다는 아버지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동시를 쓰려는 사람들이 흔히 다루는 아동 생활이란 것이 관념적이요 너무나 일상적인 것을 억지로 시로 쓰려 한데 대해, 이 분은 진지한 눈으로 아동의 생활 주변의 일을 붙들어 시화(詩化)하고 있다.

  즐거운 놀이의 시가 아니요, 아동에게 진실하게 연결된 생활 속의 시란 점이 마음 든든하게 느껴졌다.

 

* 심사평을 누가 썼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이원수 선생일 듯하다.(김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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